떠나는 그대에게
더 이상 '저 원수 같은 인간 언제 그만두나', '내가 오래 버티나 네가 오래 버티나 해보자' 이를 가는 일 없길 바랍니다. 물론 사회생활해 보니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건 맞습니다. 그들은 강합니다.
늘 저는 주장합니다. 짬은 꽁으로 먹는 게 아니라고.
그래도 어딜 가나 "그 인간은 예외야" 할 것 같은 사람 꼭 있습니다. 그래도 회사에서 버티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분도 무언가 회사생활에 무시 못할 비밀병기 하나쯤은 분명 있을 겁니다.
그 사람이 싫다면 그 비밀병기가 뭔지 배워서 그보다 더 오래 회사를 버티시기 바랍니다. 나의 전략과 그의 기술이 만나 회사 알 박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테니까요.
인쿠르트가 조사하고 중앙일보에 게재된 기사에 다르면 직장인 90%가 조직문화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퇴사를 고민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조사한 리서치에 따르면 퇴사한 사람들의 52.1%는 퇴사사유를 밝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직장 내 갈등과 꼰대 같은 상사 때문에 퇴사해도 그들이 퇴사사유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떠나는 마당에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을 사람들 굳이 이야기해서 뭐 하겠나 생각되겠죠. 남아있는 사람들은인생 그렇게 살라고 해 이런 마음도 들 겁니다.
네, 그들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고군분투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분란을 만들만한 말 안 던지는 게 좋습니다. 다만 아끼는 동료 또는 팀원이 있다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꼭 말해주고 떠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건강한 조직문화와 기업을 만들어 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일이니, 좋은 일 한다고 생각해 주세요.
'남아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이럴 때 힘을 발할 수 있습니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2017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6년 연속 베스트셀러인 자기 계발서 바이블 같은 책입니다. 이 책에는 세상에서 가장 성공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의 비밀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그 비밀 중에는 '배거본딩의 비밀'도 들어있습니다. 전 이 부분에서 옳다구나를 외쳤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냐 이직이냐 그것도 아니면 알 박기냐 매일같이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선택은 내 몫이죠. 단 1%라도 마음이 더 가는 쪽으로 행동하면 됩니다. 그리곤 그 기우는 쪽으로 계속 추를 내려야겠죠.
혹시 나의 1%가 퇴사라면 아래 글이 1%의 무게추를 좀 더 깊숙이 내려주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떠날 때는 이렇게 적는 겁니다.
'배거본딩(vagabonding, 방랑 또는 유랑)'은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다. 우리에게 소유가 아닌 선택권을 선물한다.
일상에서 모험을, 모험 속에서 일상을 찾게 이끈다.
인생의 확실함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는 용기를 낸다는 뜻이다. 배거본딩에 적당한 때란 없다.
상황이 운명을 결정해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배거본딩은 불확실함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인생과 세계관을 바꿈으로써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근본적인 이유에 더욱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해 준다. 배거본딩은 더 이상 각종 예방주사를 맞거나 캐리어를 챙기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두려움과 마주하고, 습관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공간에서 창의적인 관심과 흥미를 가꿔나가는 일이다. 생각해 보라, 이보다 더 멋진 성공 비결이 또 있을까?
그만두어야 새로운 것이 시작된다
세계적인 여행작가가 된 피코 아이 어는 '그만두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뭔가가 당신을 수긍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뭔가에 수긍할 수 없어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불평불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선택이고 인생 여정의 종착역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걸음이다. 직장이든 습관이든, 그만둔다는 것은 꿈을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아름다운 선회다."
그렇다고 퇴사사유에 '아름다운 선회'라고 적으면 '놀고 있네'라는 답변만 돌아오니 진짜 적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다만 나의 퇴사의 이유가 '원수 같은 상사, 쥐꼬리 만한 월급, 적성이 맞지 않아서, 회사에 불만이 많아서'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스스로 '나의 더 나은 인생을 위한 다음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이 결정에 있어 누구보다 불안하고 걱정되고 책임까지 져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잠깐 멈추려다 영원히 그 자리에 멈춰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선택권이 없는 학교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잘 지냈습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선택할 순 없지만 그중에서 마음을 나눌 친구를 찾았고, 동네 어르신이든 선생님이든 마음속에 인생의 스승 한 분쯤은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듯 당신은 비선택적 상황에서도 주도적으로 내 삶을 이끌어 왔습니다.
더군다나 회사생활은 입사하는 것부터가 엄청난 경쟁인데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당신은 입사에 성공했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였습니다. 이런 수많은 경험 속에서 당신은 당신의 선택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쌓아왔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결정도 어느 날 옳았다고 확신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대의 멈춤은 지금의 삶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대는 더 나은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중입니다.
그러니 떠나는 그대여, 부디 망설임 없이 그 발걸음을 내딛기를.
당신의 생각과 용기가 더 단단해지기를.
타지의 아침에서 그대의 발걸음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나가길.
떠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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