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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Dec 02. 2021

일본 가정에도 이제 냉장고가 2대로

냉동식품 2자리 증가로 냉동고 구매 가정 늘고, 냉동식품 전문 마트 등장

가정용 냉동식품 두 자릿수 증가

일본에서는 가정용 냉동식품 매출이 두 자릿수로 늘어나고 있다. 재택으로 하루 세끼를 거의 집에서 먹다 보니, 식사 준비에 지친 주부들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냉동식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점심 니즈로는 면류, 쌀밥, 볶음밥의 판매가 늘었고, 저녁용으로는 만두, 튀김류 등 안주류가 잘 팔린다고 한다. 일본 냉동식품협회에서는 냉동식품의 역사가 시작된 지 101년이 되는 올해를 ‘냉동식품 신세기(冷凍食品新世紀)'로 정하고 '편리하고 맛있는 그 끝에(べんりとおいしいのその先に)'라는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보존 재료 없이도 유통 기한이 길어 쇼핑 빈도를 줄이고, 비교적 식품 낭비도 적으니 냉동식품은 장점이 많은 식품이다.


기술 진화로 좋아진 맛과
편리성, 적정 가격이 인기 비결

사실 天仁네는 냉동식품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데, 코로나19 이후에 먹어보고 깜짝 놀랐다. 냉동식품이지만 냉동하지 하지 않은 것 같은 식감과 풍미를 낸다. 기업들이 재택 니즈에 맞추어 많은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간편함과 맛을 실현해 낸 것이다. 적당한 가격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으로 보인다. 파스타는 1끼 가격이 200엔 내외로 종류도 다양하고, 갓 삶은 듯한 품질과 맛으로 점심용으로 가장 눈에 띄는 카테고리가 되었다. 니치레이 푸드(ニチレイフーズ)사는 '본격 볶음밥(本格炒め炒飯)' 발매 20주년 기념 이벤트로 냉동 볶음밥 매출 세계 제일의 '기네스 인증'을 달성했다. 닛신식품(日清食品)은 특허 출원 중인 ‘삶은 생면 동결 제조법’으로 만든 닛신혼멘(日清本麺)을 발매해 호평을 받고 있다. 기술 개발에 6년이 걸렸다는데, 라면 집에서 갓 끓여 낸 라면 같은 맛을 낸다.

냉동식품 전문 마트도 등장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냉동식품만 판매하는 전문 마트도 생겼다. ‘민나노 업무용 슈퍼 링크스(みんなの業務用スーパーリンクス)’는 1,300여 종의 냉동식품만 취급하는 마트로 올해 5월 1호점 오픈 이후 3개까지 점포 수를 늘렸다. ‘냉동이라서 그릴 수 있는 미래가 있다. Power of Frozen(冷凍だから、描ける未来がある)’는 비전을 내걸었다. 링크스를 운영하는 Lion Dor Corporation에서는 “냉동식품은 구입 후 금방 소비 기한이 만료될 염려가 없다. 원래 맞벌이 가정에서 많이 구매했지만, 코로나19로 수요가 늘어났고, 앞으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업무용 대용량 상품도 취급하지만 주된 타깃은 일반의 소비자다. 그래서, 매장 곳곳에 레시피 POP를 붙이는 등 일반 고객을 불러들일 마케팅에 열중이다. 커트 야채, 신선 소재, 반찬류, 아이스크림 등 일반적인 냉동식품 이외에 냉동 빵, 디저트류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특히, 냉동 빵은 바게트, 식빵, 크로와상, 멜론 빵, 베이글 등 약 70 품목으로 냉동 빵의 제조 기술이 급속히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냉동고 추가 구매 가정도 늘어

이렇게 냉동식품의 매출이 늘어나다 보니 우리나라의 김치냉장고처럼 냉동고를 한 대 더 구매하는 집도 늘고 있다. 보통 냉장고의 냉동실은 전체적의 1/4 정보밖에 되지 않으니 냉동식품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한 것이다. 세컨드 냉동고의 장점은 주부의 조리 부담을 가볍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냉동식품의 대량 구매가 가능해져 쇼핑 횟수를 줄일 수 있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일 수도 있어 인기다. 냉동 목적으로 추가로 구매하는 것이다 보니 큰 사이즈보다는 100리터 정도의 작은 것이, 앞으로 문이 열리는 디자인이 잘 팔린다고 한다. 냉장고에 딸린 냉동고는 위로 쌓아가는 스타일이라 밑에 있는 식품을 찾기 어렵지만, 앞으로 열리는 냉동고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으므로, 음식 로스를 줄여 주기도 한다. 온도 조절 기능이 있어 마이너스 24도에서 4도까지 1도씩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고, 냉장실로 사용할 수도 있다. 기능성 냉장고를 판매하는 ‘아이리스 오야마’사는 코로나 전에 비해 냉장고 판매 실적이 2배로 늘었다고 한다.


집에서 밑반찬 만들어 냉동 보관하기도

시판용 냉동식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집에서 밑반찬을 만들어 냉동 보관하는 것도 붐이다. 본래 일본에는 우리나라 같은 밑반찬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히다 가즈오(飛田和緒) 씨가 밑반찬[常備菜, 죠비사이]이라는 책을 내면서 붐을 만들었다.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고, 독신자가 늘어나다 보니 처음에는 시간이 될 때 반찬을 많이 만들어 냉장 보관해 두었다가 먹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반만 조리하여 냉동해 두었다가 해동 후에 익혀 먹는 ‘반조리 냉동반찬’ 만들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최대의 레시피 공유 사이트 '쿡 패드(cookpad)'도 닭고기, 돼지고기를 조리 후 냉동 보관할 수 있는 레시피도 알려 주고 있다. 냉동을 선호하는 이유는 냉장하는 것보다는 보관 기간이 길어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맛, 건강, 안전’은 먹거리에 요구되는 불변의 가치이다. 코로나 19로 전 세계 냉동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선 새벽 배송이 새로운 EC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하여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코로나 19, 생활자의 가치관 다양화, 시대적 요구가 일본의 먹거리 문화를 어떻게 더 변화시킬지 궁금하다.




일본 냉동식품 시장 개요


2020년 일본 국내 생산액은 7,028억 엔(한화 약 7조 4천억 원).


냉동식품이란 채소·생선·고기 등 신선품과 반찬·면류 등 조리품을 비롯한 다양한 식품의 품질을 요리한 상태로 장기간 보존할 수 있도록 수분·유분이 동결되도록 저온 처리한 가공식품을 말한다. 생산 후에도 저장, 수송, 배송, 판매의 각 단계에서 영하 18도 이하를 유지하여, 제조 후 약 1년 동안은 처음의 품질을 유지한다.

 

일본냉동식품협회에 따르면 2020년 냉동식품의 국내 생산액(공장 출하액)은 전년대비 0.7% 증가한 7,028억 엔으로 3년 만에 증가. 그중 업무용이 14.1% 감소한 3,279억 엔, 가정용이 18.5% 증가한 3,749억 엔. 수입품을 포함한 국내 소비액은 1.6% 감소한 1조 463억 엔. 총인구로 나눈 국민 1인당 소비량은 22.6kg으로 전년보다 3.4% 감소했다. 공장 수는 전년 대비 0.9% 증가한 442개, 기업 수는 1.6% 증가한 370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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