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3일째, 운동과 식이요법 병행하기
자가격리 3일째, 오늘은 설날이다. 새벽 일찍부터 차례 준비를 한다. 해동한 차례음식을 데우고, 다시 구워낸다. 이번 제수(祭需)는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제사는 격식보다는 모시는 이의 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음식은 늘 가족들이 직접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의관을 갖추고, 병풍과 제상(祭床), 제기(祭器)를 준비한다. 그런데, 제기 중에 못 보던 수저가 한 벌 늘었다. 지금까지는 선친용 한 벌이면 족했는데, 노모께서 당신용으로 한 벌 더 준비해 놓으신 모양이다. 눈물이 핑 돈다.
철상 후 전화기를 확인해 보니, '음성'이라는 PCR 검사 결과 문자가 들어와 있다. 사실 어제 오후 늦게 결과는 알고 있었다. PCR 검사 후 하루 만에 나온다던 결과가 3일이 나 지났는데도 통보가 없기에 검사를 받았던 부산역 해외 입국자 검역소에 확인을 했더랬다. 친절한 담당자분께서 설날 연휴라 관할 구청의 행정처리가 늦어지는 것 같다며, 시험기관에 직접 확인해 주셨다. 자가격리가 끝나기 전날 다시 한번 PCR 검사를 받도록 되어 있지만, 우선 안심이다.
음복으로 동래산성 막걸리를 한 잔 마시니 친구의 말처럼 황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오랜만에 산적, 나물과 이것저것 넣고, 고추장으로 비빔밥을 만들었다. 황제가 아니라 천상의 맛이다. 토양이 달라서 인지 우리나라 채소들은 일본산보다 달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잘 먹었으니 집 안을 뱅글뱅글, 또 걷는다. 걷다가, 작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생각나 노트북에서 메모를 찾아냈다. 내장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탄수화물은 당질과 식물섬유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당질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인류를 멸망시킬 정도로
건강에 좋지 않다.
“식사로 당질을 제한하면 인슐린의 분비가 필요한 최소한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나트륨과 수분은 신장에서 소변으로 배출되어, 내장지방도 줄고 혈압도 내려갑니다. 저도 당질 제한을 시작하기 전에는 고혈압이었지만 반년만에 정상 레벨로 안정되었습니다.” ‘내장지방이 확 줄어드는 식사의 기술’ 저자인 내과 전문의 에베 고우지(江部康二) 다카오 병원(高雄病院) 이사장의 말이다.
그가 말하는 ‘당질을 제한하는 2가지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1. 아침은 먹지 않고, 저녁은 7시 전에 먹는다. 잠자고 있는 사이에 내장지방이 연소된다
2. 당질을 제한한다. 빵, 감자, 쌀, 보리 등 당질이 많이 함유된 전분의 섭취를 줄이면 지방이 계속 타 들어간다.
“당질을 제한하면 배고픔의 원인이 되는 혈당치의 급격한 변화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아침식사를 거른다고 해도 점심때까지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는 17시간 단식을 하면 혈당치가 안정되기 때문에 혈관이나 장기에도 타격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전날의 저녁부터 당일의 점심까지, 내장 지방, 체지방이 활활 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금기로 여겨져 온 ‘술, 마요네즈’ 등 칼로리도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칼로리를 제한하면 기초대사도 줄어들고 근육이나 뼈의 양이 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마요네즈, 버터는 고칼로리이지만, 당질 제한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샐러드 등에 뿌려 먹어도 괜찮습니다.
주의가 필요한 것은 야채의 당질입니다. 고구마는 당질이 많고 혈당치가 오르기 쉽습니다. 증류주인 소주, 위스키 등의 술은 적당량 마셔도 좋습니다. 단, 맥주, 일본술(니혼슈) 등은 좋지 않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단, 지나친 단백질의 섭취는 통풍을 유발할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단백질 분해과정에서 생기는 암모니아가 간과 신장에 부담을 줘, 요산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탄수화물을 제한할 경우 피부와 학습기능면에서 노화가 촉진된다는 보고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