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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안천인 Feb 21. 2023

좋은 사람들과 함께 '샤부샤부'하는  '샤부센'

고마다레가 맛있고, 개인 냄비가 깔끔한 곳

어제는 병원 치료차 도쿄를 방문한 고향 친구와 함께 샤부센 긴자점 しゃぶせ銀座店에서 샤부샤부를 먹었다. 도쿄東京에 살고 있는 다른 고향 친구, 아내도 함께 했다. 식사 후 함께 차도 마시며 오랜만에 추억을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잘 익혀 먹으면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이 집으로 정했는데, 병마와 싸우고 있는 친구가 맛있게 너무 잘 먹어서 고마웠다.


꽤 오랫동안 다녔는데 이 집은 맛에 변함이 없다. 그래서 天仁이 좋아한다. 가게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한국에서 오시는 손님, 마음 맞는 지인들에게 많이도 소개했다. 코로나로 한동안 뜸 했지만, 모시고 간 한국 분들이 백 명도 넘는 것 같다.


天仁은 이 집의 고마다레胡麻垂れ(*주 1)를 좋아한다. 10여 가지의 향신료를 넣어 만든다고 하는데 70년 역사의 이 집 자랑이다. 예전에는 고마다레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고 꽁꽁 숨겼는데, 이젠 테이크 아웃도 OK다. 시대가 변한 모양이다. 고마다레에 썬 파를 조금 넣고, 으깬 마늘을 넣어 적당히 익힌 고기를 찍어 먹으면 깔끔 매콤한 맛이 압권이다. 고마다레는 밥 위에 얹어 먹어도 한 그릇 뚝딱이고, 면에 비벼 먹어도 맛있다. 마늘은 식탁 위에 항상 비치해 두는 것이 아니라서 달라고 해야 내준다. 마늘 주세요는 '닌니쿠오 이타다케 마스카? ニンニク をいただけますか。'라고 하면 된다.


샤부샤부는 본래 몽골제국 때 기마병들이 전투식량으로 쓰던 것이 기원이라고 하지만 일본화되어 마치 일본 요리처럼 느껴진다. 일본어 샤부샤부는 부사로 '가볍게 물을 휘젓거나 헹굴 때 나는 소리나 모습을 나타내는 말(*주 2)'이다. 요리의 이름이 된 것은 1952년 오사카에서 스에히로라는 음식점을 경영하던 미야케 츄이치(三宅 忠一) 씨가 요리를 신발매하면서 종업원이 물수건을 헹구는 모습을 보고 착안하여 붙인 것이 시초라고 한다.


사실 일본의 대표 요리는 스시, 소바, 우동, 튀김류, 돈카츠, 스키야키, 라멘 등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그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이 집에 모시고 간 손님들은 고기가 맛있고, 혼자 사용하는 냄비가 깨끗해서 좋고, 분위가 일본스러워 좋다고들 한다. 무한 리필해 주는 밥, 죽, 중국풍 라면도 맛있다고들 한다.


이 집의 또 하나 특징은 일본풍의 맛난 디저트다. 디저트 중에 天仁은 늘 구즈키리 くずきり(*주 4)를 먹는다. 다른 데서는 먹어볼 기회가 잘 없기 때문이다. 구즈키리는 칡으로 만든 한천인데 당밀, 꿀에 찍어 먹으면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아스파라거스 두부도 좋고, 맛차 아이스크림 젠자이(*주 3)도 추천할만하다. 디저트는 셑 메뉴에 따라 나오기도 하고 단품만 주문할 수도 있다.


이 집의 본사 자쿠로 홀딩스는 자쿠로 ざくろ라고 하는 그레이드가 샤부센 보다 더 높은 샤부샤부 가게도 운영하고 있다. 오래전에 한국의 여자 실업배구팀을 초청했던 일본 회사에서 자쿠로에서 선수들을 대접했던 적이 있다. 많이 먹으라고 권하기도 했지만, 부드러운 고기가 얼마나 맛있던 던 지 한 명당 4~5인 분을 먹어 선수들과 초청자 모두 즐거웠던 추억도 있다.   


친구가 잘 먹는 것을 보니 우선 안심이 된다. 친구가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기를 기도한다.          


・예산 : 점심 2~3천엔, 저녁 3~7천엔(알코올, 음료수 별도)

・주소 및 연락처 : 〒 104-0061 Tokyo, Chuo-ku, Ginza 5-8-20 Ginza Core Bldg. B2

                                TEL : 03-3572-3806


주*)

1. 고마다레(胡麻垂れ) : 깨를 갈아 넣은 소스.

2. [副] 軽く水をかきまわしたり、すすいだりするときの音や様子を表わす語。

3. 구즈키리(くずきり): 칡가루를 반죽해 익히고, 국수처럼 가늘게 잘라 당밀, 꿀에 찍어 먹는다.

4. 맛차 아이스크림 젠자이(抹茶アイスクリーム ぜんざい) : 단팥에 말차 아이스크림을 얹어 나온다.

개인 냄비에서 얇게 저민 고기를 데쳐 먹는 것이 이 집의 특징 중 하나.
고마다레에 다진 마늘, 슬라이스한 대파를 넣으면 더 맛있다. 고추기름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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