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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슬로우 May 06. 2020

[아무튼 비누] 세상 밖으로 나온 발달장애인

아무튼 비누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60 day


발달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따는 자격증이 바리스타 자격증이라고 한다. 하지만 카페들에서 일하고 있는 발달장애인을 만나기는 힘들다. 그들이 커피 내리는 법만 배웠지 사실 사람을 대하는 법, 동료와 관계 맺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아니기 때문. 그만큼 그들의 일자리 폭이 좁다는 얘기인데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의 접점을 늘리는 새로운 일터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 출신의 김정호 대표가 만든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도 서울 노들섬에 '베어베터 편의점 4호점'을 열고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직원이 협업하는 형태의 편의점을 운영 중이고, '동구밭'은 발달장애인이 만든 비누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으로 유명하다.


출처: https://youtu.be/hFKradIYNUA



recipe 88. 동구밭

발달장애인을 고용해 친환경 비누를 만드는 소셜벤처 '동구밭'은 2015년 노순호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처음에는 발달장애인과 텃밭 가꾸는 일을 먼저 시작했다. 한 명의 발달장애인이 한 명의 비장애인을 ‘선생님’이 아닌 ‘친구’로 받아들이는 데는 8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 시간 동안 꾸준히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발달장애인도 근면한 농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들과 함께 도시 농업을 시작한 것.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터가 된 동구밭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자신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꾸며 시작되었다. 


노순호 대표는 “농경문화에서는 장애 차별이 덜했어요. 손이 필요한 일들이 많아서 여성이든 아이든 장애인이든 할 일이 있었던 거죠. 자신의 역할이 있으니 존중받고 필요한 존재로 대접을 받았고요. 그런데 도시화,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필요 없는 사람들이 생겼고 이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농업의 일자리 문제와 장애인의 일자리 문제를 연결 지어 해결하고자 했던 동구밭은, 알고 보니 발달장애인들이 농사짓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멍하니 앉아 있다 가거나 모종을 밟고 지나가는 일도 있었다. 실패구나 싶을 때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도 한다. 


사실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건 동무였던 것. 발달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교류할 기회가 거의 없다. 하지만 텃밭을 가꾸면서 비장애인 친구들과 만나고 사회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노순호 대표는 발달장애인들과 오랜 기간 함께 하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한 끝에 텃밭 채소를 써서 친환경 비누를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친환경비누를 대량 생산하는 업체는 많지 않은 반면, 수요는 꾸준하다는 '틈새'를 노린 전략이었다.


'가꿈 비누'라는 이름도 붙였다. 당신의 몸과 마음을 가꾸고, 관계를 가꾸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하라는 메시지를 담아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판로를 뚫으면서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이니까 몇 개 사줄 테니 가라"는 식으로 응대하는 곳도 많았다. 의무적으로 사줘야 하는 물건으로 평가된다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장애인 생산 제품'이란 마케팅 요소를 버렸다. 제품의 강점만을 활용해, 판로를 뚫기로 했다.


저온 숙성하면서 글리세린이 자연 형성돼, 보습 효과가 탁월하다는 '가꿈 비누'의 장점을 알려 비누를 테이블 위에 놓고 "누가 생산했는지 생각 마시고, 써보고 말씀하시라"라고 했다. 비누 품질 면에서는 자신 있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그 결과, 그랜드워커힐과 비스타워커힐 등 5성급 호텔을 비롯해, 30여 개에 달하는 화장품 회사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중국과 일본 등지에 20만 불에 달하는 수출 실적을 올렸다. GS·롯데 홈쇼핑 등 제품을 까다롭게 보는 홈쇼핑 업계에도 진출했다.


현재 동구밭은 20명의 발달장애인과 12명의 비장애인이 함께 꾸려간다. '가꿈지기'는 동구밭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을 말하는데, 월 매출이 400만 원 늘 때마다 가꿈지기 1명을 추가로 고용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한다. 



출처 : http://omn.kr/1jp2j

http://topclass.chosun.com/board/view.asp?catecode=L&tnu=201611100023



목표일: 60/365 days

리서치: 88/524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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