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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슬로우 Apr 27. 2020

[아무튼 식물] 바쁜 현대인에게 식물을 처방하는 곳

아무튼 식물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51 day


서울이라는 도심 한가운데 살고 있는 우리는 빌딩 숲에 둘러싸여 여유를 느끼기 힘든 환경에 놓여 있다.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현대를 벗어나 때로 자신을 돌보며 자기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럴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도 많고, 지금껏 살아온 삶에 브레이크 거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앞으로만 달려가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산 적도 있었는데, 잠시 멈추고 슬로우한 템포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의 속도대로 나만의 삶의 이유를 찾기 시작했더니 주어진 시간들이 모두 소중해졌다. 잠시 몽상하는 시간도 즐기기 되고 심심해 미칠 것 같은 불안도 없다. 그렇게.. 세상의 속도대로 무작정 진도 나가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살아봤다는 자긍심이 내게는 있다. 


사실 슬로라이프는 특별한 게 아니다. 가끔 심호흡하듯 느리게 흘러가는 것들을 받아들여 보는 것이다. 느리게 닫히는 엘리베이터, 느리게 답장이 오는 업무 메일 등.. 그것만으로도 삶은 조금 바뀐다. 삶의 속도를 천천히 자라고 천천히 움직이는 식물의 속도에 맞추는 일, 그리하여 자연을 닮은 자연스러운 삶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슬로라이프이다.  



recipe 77. 슬로우파마씨 

‘식물로 세상을 이롭게 만든다’는 모토 아래 식물이 함께하는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슬로우파머씨(Slow Pharmacy)는, 정신적으로 지친 현대인들이 집안에서 식물을 키우며 안정을 되찾도록 반려식물을 처방해주는 곳으로 이구름과 정우성 부부 대표는 식물을 통해 사람들과 ‘느린 삶’을 공유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일본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국내에서 광고디자인 회사를 다니던 이구름 대표는 일의 특성상 철야작업이 많아 너무 지쳐 일을 그만두고 쉬던 시기에 녹색 가득한 식물로부터 위안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바쁜 현대인들에게 초록이 갖는 힘을 알려주고 슬로라이프를 공유하고 싶어 슬로우파머씨를 2015년 개업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꽃집을 운영하셔서 어릴 적부터 봐왔던 식물들을 기존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하나씩 연구하다 이끼 테라리움, 비커 선인장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이 둘은 슬로우파머씨의 시그니처템이 되었다. 


이 대표는 “혼자 사는 집에 퇴근 후에 들어가면 너무 적막하다”는 손님의 고민을 듣고 가장 적합한 식물을 골라준다. 그는 “허전한 자취방이나 원룸에 살아 있는 식물이 들어오면 그 식물 하나로 인해 생명이 내 공간에 들어온 느낌을 받는다”면서 “단지 인테리어에 식물 하나를 추가했을 뿐인데 집안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슬로우파머씨와 같은 마음 처방전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트렌드이며 책도 소소한 일상의 가치를 발견하는 에세이와 마음을 다독여 주는 출판물들이 대세이다. 슬로우파머씨에는 책상에 이런 것 하나쯤은 있어야 버틸 수 있다며 찾아오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하는데 요즘은 자기만의 공간에 반려식물을 들이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마도 도심에서의 각박한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식물을 통해서 치유를 받고, 조금이라도 자연을 가까이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투영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슬로우파마씨의 명함은 종이가 아닌 씨앗이 들어있는 약포지인 것이 또 특이하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식물부터 키우는 소소한 행복을 즐기길 원하는 마음에서 종이 명함 대신에 약포지에 씨앗을 담았다고 한다. 슬로우파머씨의 이구름과 정우성 부부는 식물로 할 수 있는 일에 경계를 두지 않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실내·외 조경과 식물 스타일링, 식물 아트워크까지 식물 처방이 필요한 이들에게 환경에 적합한 식물을 제안하며 이니스프리, 프리메라, 윤현상재 등의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플랜테리어, 공간 스타일링도 하고 있다. 



출처: http://naver.me/xwvWwARf

https://youtu.be/9D97MITMsgY



목표일: 51/365 days

리서치: 77/524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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