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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슬로우 May 30. 2020

[부록] 일의 기쁨과 슬픔

북홀릭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84 day


작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장류진의 단편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었다. 짧은 이야기 속에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느낄만한 기쁨과 슬픔이.. 삶의 이야기가 있었다. 나 역시 짧은 경력일지라도 일을 하면서 무엇과도 못바꿀 만큼의 성취감에 기쁨을 느끼기도 했고, 괴로움과 슬픔에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다. 일하며 만나는 사람들과 수없이 부대끼면서 때론 행복도 느끼고 때론 피곤함도 느꼈다.


상사 비위 맞추기와 아랫 사람 다독이기가 도저히 성미에 맞지 않아 조직을 떠나고도 싶었고,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한 처사와 말도 안되는 의사결정, 은근한 직장 갑질과 수많은 또라이들을 참 잘도 견디며 버텼었는데 거북이알과 안나의 만남을 읽으니 그간 나의 일의 기쁨과 슬픔들이 주마등처럼 주루룩 스쳐지나갔다.




recipe 126.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이 소설은 스타트업계에서 현업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이 될 만한 이야기로, 여기 등장하는 우동마켓은 지금까지 약 500억 가까이의 투자를 유치한 당근마켓을 연상시킨다. 이 소설을 읽으며 당근마켓의 BM이 이해됐다. 지역 위치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더 나아가 여기에 지역 광고를 붙이는 것이 이들의 수익 목표일 듯.


아침마다 스크럼 회의를 하는 업무 분위기, 린과 애자일을 중시하는 스타트업 문화, 직급간의 경계를 허물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서로 영어 이름 부르기. 트렐로라는 협업 툴로 개발자와 여타 부서 간의 생산성을 높이는 업무 방식, 어뷰즈를 처리하기 위한 노력과 능력있는 천재 개발자의 실상 등 이 책에서는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의 업무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반면 안나와는 달리 거북이알은 현대카드 컬쳐팀 정도로 보이는 대기업 혹은 중견기업에서 일을 한다. 그 곳의 분위기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여러 대기업들의 면면을 조금씩 따온 듯 한 느낌이다. 땅콩회황이라던가 SNS와 과도로 친한 어느 기업의 대표라던가.


거북이알이 겪은 일의 기쁨과 슬픈 스토리는 생각할수록 웃프다. 월급을 자사 카드포인트로 받게 되는 지경까지의 부당한 처사를 겪으면서도 밥줄을 잡고 매일같이 출근을 위해 아침을 부산히 나서야 하는 직장인의 비애가.. 어쩐지 남일 같지 않아 안타깝고 짠해왔다.  



목표일: 84/365 days

리서치: 126/524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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