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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슬로우 Mar 26. 2023

[부록] 우울할 땐 뇌과학

책읽는 주말 

매일 스타트업과 브런치. 230 day


이 책의 저자 이름이 '알렉스 코브'라는 것을 듣는 순간, 영화 '인셉션'이 떠올랐다. 디카프리오가 맡은 역할의 이름이 '코브'였었다. 코브는 멜의 우울증을 고치려고 노력했지만 그녀는 결국 깊은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자살을 하고 말았기 때문에, 코브는 그 트라우마가 무의식에 깊히 남아 있었는데.. 

뇌와 꿈, 무의식 그리고 트라우마 극복 등의 소재가 여러가지로 엮여 있어 정말 흥미로운 영화였었다. 



recipe 346. 알렉스 코브 '우울한 땐 뇌과학' 

나는 선천적으로, 기질 테스트를 했을 때 우울/다혈의 성질을 띄고 있어서, 사실 우울한 기분을 잘 느끼는 편이기는 하지만, 회복력이 굉장히 빨라서, 깊은 우울증에 빠져본 적은 없다. 그런데 내 친구 하나가 우울증으로 밤마다 잠을 잘 못이루고 때때로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고 토로해서, 메디컬적인 방법 말고 우울증을 없앨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궁금해서 이 뇌과학책을 찾아보았다. 



recipe 347.'신경가소성'

뇌과학을 통해, 우리는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도 변한다는 사실을 안다. 주의를 집중하거나 의도적으로 생각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거나 분명한 목적을 품고 감정을 평온하게 가라앉히는 모든 일이 뇌를 바꾼다. 이것이 바로 '신경가소성'의 정수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경험은 실제로 뇌의 활동을 변화시키고 평생에 걸쳐 뇌를 리모델링한다. 


그래서, 우리는 뇌의 작동 방식을 잘 알게되면, 인생을 나아지게 할만한 특별한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신경학적 지식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걱정과 불안을 줄이며, 우울한 생각과 기분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다. 


신경과학은 뇌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위의 생물학적 근거 등을 연구한다. 지난 몇십년간의 연구로 인해 우울증을 초래하는 뇌 회로를 바라보는 시각도 엄청 달라졌고, 우울증에 대처하는 방법도 휠씬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 뇌는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정교한 신경회로로 가득 차 있다. 걱정회로도 있고 습관회로도 있다. 결정회로, 고통회로 외에도 잠과 기억, 기분, 계획세우기, 즐거움 등을 담당하는 회로도 있는데 이 모두가 서로 의사소통한다. 각 회로가 구체적으로 조율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우울증이라는 병은 그 모든 회로가 상호작용한 결과 생기는 활동 패턴 중 하나로, 별일 아닌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 힘이 미치는 효과는 대단히 파괴적이다. 


때때로 삶의 모든 일이 어렵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구나 가끔 느끼는 이 감정은 뇌의 복잡한 회로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부산물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잠시 들다가 사라지는 감정이다. 하지만, 작은 신경생물학적 차이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이런 감정이 들러붙어서 사라지지 않는다. 다행히 이런 증상은 생활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특정 회로의 활동과 화학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어떤 회로들이 우울증을 유발하는지 알고 그 회로들을 바로잡는 방법 또한 안다. 뇌 활동과 뇌 화학이 달라지면 우울증의 경로도 달라진다. 




recipe 348. '전전두피질' 과 '변연계' 

우울증은 다양한 뇌 회로 간의 조율 그리고 그 회로들이 서로서로 혹은 세상과 나누는 상호작용에 의해 촉발된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뇌의 '생각하는 회로'와 '느끼는 회로'가 잘못 작동해 생기는 문제라고 이해하면 된다. 뇌는 수십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지지만, 우울증을 초래하는 회로는 그 수가 비교적 적다. 뇌의 두 부위, 구체적으로 '전전두피질'과 '변연계'가 우울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단순하게 말해 '전전두피질'은 생각하는 뇌 부위이고, '변연계'는 느끼는 부위이다. 우울증은 이 영역들이 작동하는 방식,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식에 문제가 생긴 상태다. 생각하는 '전전두피질'은 느끼는 '변연계'를 조절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데, '전전두피질'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행히 이 부위들이 작동하고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뇌과학은 말한다.   




recipe 349.'하강나선'과 '상승나선'

살면서 우울감을 조금이라도 느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울증의 하강나선에 빠진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안다. 흔히 우울증이라고 하면 그저 항상 슬픈 상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우울증은 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사실 우울증에 걸렸다고 해서 꼭 슬픔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감정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었다고 느낀다. 희망이 없고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만큼 절망적이다. 예전에 재밌어했던 일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 음식도, 친구도, 취미도, 기력도 급속도로 떨어진다. 


모든 일이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유를 설명하기도 힘들다. 어떤 일도 노력을 기울 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 잠들기 어렵고, 잠들더라도 계속 잠든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아픔과 통증을 훨씬 극심하게 느낀다. 집중이 안되고 불안하고 수치스럽고 외롭다. 


우울증의 하강곡선이 심각한 이유는, 그 저조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기 떄문이다. 우울증은 아주 안정적인 상태이다. 다시 말해, 뇌는 계속해서 우울한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햠이 있다. 우울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너무 힘겹게만 느껴진다. 운동할 기분도 아니고, 불면증이 방해하고, 사람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친구를 만나지도 않는다. 우리 뇌는 그 상태에 붙잡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우울증은 중력처럼 인정사정 보지 않고 밑으로만 끌어당긴다. 


하지만, 뇌 회로들 사이의 특정한 조율을 하게 되면 뇌는 다시 '상승나선'을 그릴 수 있다. 현재 처한 상황을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아갈 방향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신경도 따라서 긍정적으로 변한다. 우리 뇌 회로들은 다행히도 우울증을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이런 상승 변화를 만드는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다. 


대개는 몇 가지 긍정적인 감정만으로도 충분히 그 과정에 시동을 걸 수 있고 이는 다시 삶의 다른 영역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시작할 추진력이 된다. 이것이 바로 '상승나선'이며 그 놀라운 효험은 수많은 과학 연구에 의해 증명이 가능하다.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신경도 따라서 긍정적으로 변한다. 더불어 뇌의 전기 활동과 화학적 구성, 심지어 새 뉴런을 만드는 능력가지 달라진다. 이렇게 뇌가 변하면 뇌 회로가 다시 조율되어 또 다른 긍정적 삶의 변화로 이어진다. 운동을 하거나,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향상되고 나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어떤 작은 변화라도 뇌가 상승나선을 시동 거는 데 필요한 바로 그 힘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동일한 뇌 회로를 가지고 있다. 우울증에 걸렸든, 불안증에 걸렸든, 어딘가 아프든, 그냥 잘 지내고 있든 누구나 똑같은 신경과학을 활용해 자기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 사람의 뇌는 긍정적인 피드백 시스템이다. 아주 미세한 변화 하나라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목표일: 230/365 days   

리서치: 349/524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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