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를 꼽으라면, 브루클린 브리지가 빠질 수 없다.
19세기말에 지어진 이 다리는 오랜 세월 동안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이어왔고,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에 등장하며 뉴욕의 아이콘이 되었다.
햇살이 좋은 오후, 뉴욕의 시끌벅적한 거리에서 벗어나 브루클린 브리지를 걷기로 했다.
브루클린 브리지는 자동차 도로와 보행자 도로가 함께 있는 다리다. 나는 보행자 전용 구역으로 발을 내디뎠다. 다리를 따라 나무 데크가 깔려 있었고, 걸음걸음마다 바닥에서 전해지는 특유의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면서, 다리의 굵은 철제 케이블이 빛을 받아 반짝였다. 고개를 들어 석조 기둥을 올려다보니, 고풍스러운 디자인이 웅장한 느낌을 더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다리 위를 걷다 보니, 뉴욕의 전경이 서서히 펼쳐지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면 맨해튼의 마천루가 선명하게 보였다.
반짝이는 유리창, 높게 솟은 빌딩들, 그리고 한가운데 자리한 원월드 트레이드 센터까지.
다리 한가운데쯤 도착하니, 허드슨 강 위를 떠다니는 페리와 요트들이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움직이고 있었다.
다리 위에는 나처럼 뉴욕을 경험하려는 여행자들과 조깅하는 뉴요커들, 그리고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들까지 각자의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한동안 난간에 기대어 바람을 맞으며 뉴욕의 공기를 들이마셨다. 브루클린 브리지를 직접 걷는 이 순간, 뉴욕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
다리를 완전히 건너고 나면, 맨해튼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동네 덤보가 펼쳐진다.
덤보는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약자로, 맨해튼 브리지 아래 위치한 감성적인 거리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창고와 공장이 많았던 이곳이 이제는 뉴욕에서 가장 트렌디한 동네로 변신했다. 길을 따라 늘어선 붉은 벽돌 건물들이 이곳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나는 덤보의 한 카페에 들러 커피를 한 잔 샀다. 그리고 덤보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로 향했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거대한 맨해튼 브리지가 보이는 곳. 그 다리 아래로 보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실루엣까지 더해져, 뉴욕의 클래식한 감성이 완성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고, 나 역시 뉴욕에서의 이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하지만 이곳의 매력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골목을 거닐며 느껴지는 감성적인 분위기에 있었다.
햇살이 건물 사이로 따뜻하게 내려앉았고, 거리는 한적하고 평온했다. 조용한 재즈 음악이 흐르고, 벽에는 감각적인 그래피티가 채워져 있었다.
덤보는 뉴욕이 가진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빠르고 높고 화려한 맨해튼의 거리에서 벗어나, 이곳에서는 조금 더 느린 걸음으로, 뉴욕의 감성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