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막 임원이 되었을 때 그룹 공채 경력사원 면접관을 맡은 적이 있었다. 서류 전형 후 두 번의 면접을 진행하는데, 나는 전공 관련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면접 전에 인사팀으로부터 지침을 받았는데, 지원자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고 선입견을 갖지 말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한 번에 여러 명의 이력서를 읽고 3명씩 들어오는 면접을 진행해 보면, 첫인상과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껴진다. 사람은 첫 대면 3초 안에 그 사람의 태도로 평가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태도는 눈앞에서 바로 드러난다. 나는 살아오면서 기회를 얻고도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차이는 결국 ‘태도’에 있었다는 사실을 여전히 믿는다.
태도는 출발선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바꾼다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1년간 사내 부서 순환근무를 한다. 내가 부서장으로 있을 때 신입사원들과 대화할 기회가 종종 있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그들에게 나는 늘 말했다.
“여러분은 이제 선망하던 회사에 들어왔으니, 훗날 반드시 사장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근무하십시오. 그런 마음을 가진 직원이 결국 성공합니다.”
그러면 신입사원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지곤 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100명이 입사하면 2년 안에 약 5%는 퇴사한다. 적성과 맞지 않아서, 대학원 진학을 위해, 혹은 유학 때문에 떠난다. 5년 차 대리 진급은 80명, 과장은 60명, 차장은 40명으로 줄어든다. 입사 20년이 되면 부장은 20명 정도가 남는다. 처음 100명 중 20%만이 부장에 오르고, 그중 5명 내외가 임원이 된다.
나는 신입사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처음 1등으로 입사한 사람이 사장이 되는 게 아닙니다. 결승선까지 계속 사장이 되겠다는 마음을 유지한 사람이 사장이 됩니다. 나는 사장이 되기 싫은데 그냥 되었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입사 시의 성적은 출발선일 뿐이다. 결승선은 본인이 만드는 것이다. 나 또한 신입사원 시절 부서장에게 이 말을 들었고, 그 말이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학벌보다 중요한 것은 근무 태도다
얼마나 좋은 대학을 나왔는가, 얼마나 많은 자격증이 있는가, 어떤 스펙을 가지고 있는가, 이것은 입사 전 서류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입사 이후의 평가는 완전히 다르다. 학교 성적과 회사 성적은 늘 같을 수 없다.
실제로 나는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외국 유학을 다녀온 뒤 높은 성적으로 입사한 직원들의 중도 퇴사를 많이 보았다. 스펙의 무게만큼 자신을 채우지 못하면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회사에 다니면서 꾸준히 공부하고 자기 계발을 하는 직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 성적이 높아진다.
삼성그룹의 역대 CEO 통계를 보면 서울대 출신보다 타 대학 출신 CEO가 더 많았고, 예전 D그룹은 서울대 출신 계열사 사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업마다 다를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학벌보다 태도와 성실함을 우선으로 본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태도 하나가 인생을 갈라놓는다
내가 팀장을 처음 맡았을 때 신입사원 두 명을 받았는데 둘 다 학벌도 비슷하고 명석했다. 그러나 한 명은 늘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았고, 다른 한 명은 “원래 그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10년 뒤 두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감사하는 직원은 조직의 중심이 되었고, 당연하게 여긴 직원은 혼자 남았다.
이것이 태도의 힘이다.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 중 태도가 좋지 않은 사람은 결국 누구도 함께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반대로 태도가 좋은 직원은 실수해도 다시 기회를 얻는다.
면접에서도 태도가 전부였다
내가 경력사원 면접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학력이나 경력이 아니었다. 바로 태도였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자세"
"어려운 질문을 했을 때 변명인지, 배우려는 태도인지"
"혼자 답을 독점하는지, 의견을 나누는지"
이 세 가지만 보면 그 사람의 미래가 어느 정도 보인다.
한 번은 신입사원 두 명이 같은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
한 명은 “선배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다른 한 명은 “제가 한 번 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결국 남은 사람은 후자였다.
왜냐하면 아무도 남 탓하는 사람과는 일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태도는 스펙보다 강하다
기술은 배우면 된다. 하지만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늘 말했다.
“스펙 100점짜리보다 태도 100점짜리를 뽑아야 한다”
태도가 좋다는 건 성실하다는 뜻이 아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남 탓부터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태도의 핵심이다.
나는 태도를 세 가지로 설명한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태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 태도"
"감사를 잊지 않는 태도"
이 세 가지만 갖추면 어떤 조건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도 결국 태도였다
내가 만난 부자들은 대부분 맨손으로 시작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성공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운이 좋았습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운은 그냥 찾아온 운이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태도를 이미 준비해 둔 사람들이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그리고 그 준비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나이는 핑계가 안 되고, 상황도 핑계가 안 된다.
중요한 건 ‘오늘 어떤 태도로 행동하는가’이다.
태도의 복리는 시간이 만들고, 태도는 결국 미래를 결정한다
신입사원들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10년 뒤에는 인생이 완전히 달라져 있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은 능력이 아니라 ‘태도의 복리’다.
태도는 작은 것 같지만, 시간이 쌓이면 거대한 차이를 만든다.
오늘 바른 태도를 선택하면 1년 뒤, 10년 뒤, 인생이 달라진다.
나쁜 태도는 펑크 난 타이어와 같다고 한다.
타이어를 바꾸기 전까지는 어디에도 갈 수 없다.
나는 확신한다. 사람은 태도 하나만 바꿔도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긍정적인 태도는 정말로 꿈을 이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