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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성훈
Dec 19. 2024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과 시를 뿌려놓아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윤동주(尹東柱, 1917년
12월 30일~1945년 2월 16일)는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 시인, 작가이다.
아호는 해환(海煥), 1917년 12월 30일
북간도에서 출생했으며, 28년의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특유의 감수성과 삶에 대한 고뇌, 독립에 대한 소망이 서려 있는 작품들로 인해 한국 문학사에 큰 기여를 한 문인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다.
쓸쓸한 바람이 불어오면,
남자들은 문득 깊어진 하늘을 올려다본다.
노랗게 물든 나무들 사이,
어느새 지나가버린 여름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코트 깃을 세우며 길을 걷는 남자의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허전함이 스며든다.
차가운 공기 속, 따뜻한 커피 한 잔에도
잠시 멍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가을이 오면,
남자들은 옛 기억을 더듬는다.
어느 계절의 설렘, 말하지 못한 감정들,
바람에 실려 가버린 약속들이
낙엽처럼 발끝에 쌓인다.
가을 타는 남자들은,
세상의 소리보다 자신의 마음에 더 귀 기울인다.
이 계절이 지나면 다시 괜찮아지겠지만,
지금은 그저 가을을 걸으면 마음엔 찬 기운이 스며든다.
코발트색 하늘 아래,
남자는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눈 감은 채, 사라지지 않는 향기를 쫓는다.
그리움은 멀어지지만
남자의 발자국은 그곳에 남아 잔잔한 가을바람 속에서 조용히 흔들린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친다."
계절이 그리운 남자의 가을은
윤동주 시인의 '서시' 만큼이나
짙은 단풍색으로 그렇게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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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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