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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태 Dec 04. 2020

Bottom-up 콘텐츠 캠페인 <유킴-우푸푸>

Top-down으로 진행됐던 TVCF 캠페인에 '모래-자갈-바위'를 접목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한 번쯤 듣거나 읽어 봤을 이 문구는 유한킴벌리가 1984년부터 36여 년 간 진행하고 있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책임) 캠페인의 이름입니다. CSR이란 매출 등의 실적과 직결하진 않지만, 브랜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활동이죠. 유한킴벌리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이하 ‘우푸푸’)를 근간으로 5천3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이와 관련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전파해왔습니다. 더에스엠씨그룹은 2019년부터 브랜드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한 우푸푸 홍보를 책임졌고요. 그런데 2020년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가 도래하며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그간 우푸푸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신혼부부 나무 심기’, ‘숲 속 꿀잠 대회’, ‘여고생 그린캠프’를 개최할 수 없게 된 거죠.




자연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자연의 중요성을 역설할까. 우리는 숲이라는 개념에 근본적으로 다가갔습니다. 우리 주변 곳곳에 분포한 숲을 조명하고 이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강조해 ‘1인 1숲’이라는 키워드를 설정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전반적인 캠페인의 방향을 전환했고요. 그간의 우푸푸 캠페인이 TVCF를 근간으로 진행되는 ‘Top-down’이었다면, 디지털 캠페인에서 출발해 소셜 미디어를 거쳐 TVCF에 닿는 ‘Bottom-up’을 펼쳤어요. 레거시 미디어에 한정됐던 CSR 캠페인을 뉴미디어에 들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떨어졌던 소비자를 촘촘히 이어준 2020 유한킴벌리 우푸푸. 이번 시간에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일어난 과정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우리 곁에 더 많은 숲을, 1인 1숲


1인 1숲에는 ‘우리 곁에 더 많은 숲을’이라는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명료하면서도 다각적으로 해석되죠? 먼저 코로나19 상황이 끝났을 때 모두가 숲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 중인 유한킴벌리의 의지가 읽힙니다. 대대적으로 진행했던 나무 심기 행사는 취소됐지만, 기업 관계자들이 신청자 이름으로 직접 나무를 심은 것처럼요. 숲의 의미도 확장했습니다. 멀리 떨어진 명소에 가지 않아도 곳곳에서 숲이 주는 이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점을 환기했어요. 동네 공원을 간단히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고, 침대 옆에 놓인 작은 화분으로 꿈틀대는 생명이 느껴지잖아요. 우린 이 몇 글자를 양분으로 가지를 쳐갔습니다.



모래 : 참여형 디지털 캠페인



비대면의 일상화로 디지털 캠페인의 비중이 늘어났다. 그렇다면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그치지 말고, 디지털에서 시작하자. 어떻게? ‘모래-자갈-바위’ 전략으로! 먼저 모래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에게 우푸푸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고, 대세감을 형성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약 3개월간 순차적으로 진행한 총 3단계의 디지털 캠페인이 그 주인공인데요. ▲ 1단계 ‘숲믈리에 선발대회’에서는 숲에 대한 지식을 테스트하는 고사형 퀴즈 이벤트를 진행 ▲ 2단계 ‘모여라 동네 숲’는 이용자가 올린 동네 숲 인증샷을 데이터로 숲 지도를 제작 ▲ 3단계 ‘자연친화력 레벨 테스트’에서는 자연친화지수 설문 문항을 통해 이용자의 자연친화지수를 검증했습니다. 참여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한 덕에 총 참여자 수는 기존 목표치를 260% 이상 달성했습니다. 숲을 이해하고 경험한 뒤에 숲과 하나가 된다는 스토리를 참여, 공유의 방식으로 구현했기에 가능한 성과였죠. 물론 우수한 결과를 기록한 일부에게는 소정의 리워드를 제공해 참여를 독려하는 등의 전략이 뒷받침되기도 했고요.



자갈 :  소셜 미디어 콘텐츠



참여형 디지털 캠페인은 TVCF 온에어를 기준으로 약 3개월 간 진행됐는데요. 이 기간 더 빠르고 넓은 확산을 도운 게 바로 자갈 콘텐츠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구되는 자갈 콘텐츠는 소비자와 브랜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전국 각지의 숲 소리를 녹음한 ‘숲 ASMR’, 숲 속 공연을 담은 ‘설렘콘서트’ 등의 시리즈가 그 예죠. 이중 숲 ASMR 콘텐츠로는 개별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우푸푸 퀴즈 이벤트’를 열기도 했어요. 저마다 다른 성격의 콘텐츠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 2020 우푸푸 캠페인의 근간인 1인 1숲으로 연결됩니다. 소비자가 우푸푸에 관해 인지하고 궁금해하며 참여하도록 장치를 설치했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 과정을 거친 이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바위형 콘텐츠인 TVCF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커지니까요.



바위 : 2020 우푸푸 기업광고 TVCF



유한킴벌리는 매년 우푸푸 캠페인 메시지를 주제로 기업광고 TVCF를 제작했습니다. 이번 해 역시 예정된 기획이 있었지만, 거듭 언급한 이유로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죠. 과거 제일 시급한 사회 이슈가 환경 문제였다면 이제 모두가 코로나를 꼽고 있었으니까요. 그중 우리는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 ‘코로나 블루’에 주목, 숲의 기능 중 힐링을 강조했어요. ‘공유불가’, ‘받아들이기’ 두 편으로 제작된 TVCF는 불안함과 속상함을 숲에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라는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등장인물은 잔잔한 숲을 걸으며 사색하는데요. 극대화된 푸르른 색감이 청량감을 주고, 새소리와 바람에 나부끼는 잎사귀 소리가 편안함을 줍니다. ‘숲은 코로나 없는 세상을 먼저 준비한다’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유한킴벌리가 숲을 가꾸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하고요. 자극적이고 빠른 게 덕목이라 평가되던 광고 시장에 휴식과 같은 연출 기법을 사용하다니, 새롭죠? 실제로 다수 평론가에게 '익숙한 캠페인을 새롭게 해석한 점이 시의적절하다'라는 평가를 얻었습니다. TVCF 베스트 CF와 크리에이티브에서 1위와 2위에 동시 등재됐고, 온에어 후 한 달간 디지털 영상 통합 조회수 1,300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더에스엠씨그룹에게도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우리가 ‘모래-자갈-바위’ 전략을 적용해 처음 도전한 TVCF였으니까요.




콘텐츠 캠페인, 이제 Bottom-up으로 하세요


그간 CSR 캠페인은 사실 레거시 미디어의 몫이었습니다. 장엄한 음악에 멋들어진 문구가 나오는 TVCF로 기업이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철학과 신념을 갖고 있는지 알리는 데 힘썼죠. 소셜 미디어의 역할은 'TVCF가 온에어 됐습니다'를 알리는 데 그쳤고요. 하지만 이제 그 축이 옮겨졌습니다. 기업이 기부를 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간을 짓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던 방식은 옛 것이 된 거죠. 지금의 소비자는 자신이 그 일에 일원이 되고, 그 뜻에 함께 하고 있다는 데서 의미를 찾습니다. 기업이 팔도를 누벼 만든 숲 지도를 받는 것보다 내가 찍은 우리 동네 숲 사진으로 만들어진 숲 지도를 원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그 숲 지도는 잘 찢어지고 잃어버리기 쉬운 종이보다는 언제나 내 스마트폰에서 꺼내보고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이 더 좋고요. 사회를 보고, 사람을 읽는 것. 2020 유한킴벌리 우푸푸 캠페인은 이렇게 완성됐습니다. 2021년 청정해진 가을, 온-오프 우푸푸 캠페인에 적용 할 bottom-up 소셜 콘텐츠를 상상해 봅니다.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1. ‘Top-down’으로 진행됐던 TVCF캠페인을 ‘Bottom-up’으로 전개한 2020 유한킴벌리 우푸푸.

2. 모래: 3단계의 디지털 참여형 캠페인으로 대세감 확보. 자갈: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와 우푸푸를 연결. 바위: 두 편의 TVCF 한 달간 디지털 영상 통합 조회 수 1,300만 회를 기록!

3. 레거시 미디어에 머물렀던 기업의 CSR 캠페인을 디지털로 확장하는 초석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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