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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태 Apr 06. 2021

MZ세대가 빠져 노는 '스토리 콘텐츠' 만들기

내러티브•서사•캐릭터 활용,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3가지 관점


가난한 남학생이 사랑에 빠졌지만, 집안의 반대로 헤어지고, 여자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게 됩니다. 소식을 들은 남자는 담배 한 대 피울 동안 곁에 있어 달라 했지만, 잎담배는 몇 모금 만에 빠르게 사라졌죠. 이에 아이디어를 얻은 남자는 오래 태울 수 있는 필터 담배를 만들고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는 빈민가에 과부로 사는 여자의 소식을 듣고, 찾아가 청혼을 합니다. 여자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다음날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었죠. 그 후 남자는 그녀를 생각하며 자신이 만든 담배에 ‘말보로(Marlboro)’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의 줄임말로요. 


위 이야기는 필립 모리스 말보로의 히스토리가 아닙니다. 20세기 광고 전문가 레오 버넷(Leo Burnett)이 제작한 픽션이죠. 주 고객층을 여성에서 남성으로 확장하기 위해 그 시대 소구되던 '남자의 로맨스'를 접목한 겁니다. 자, 이제 여러분은 온갖 담배를 볼 때마다 말보로의 이야기가 떠오를 거예요. 흡연자라면 담배를 구매할 때 말보로에 한 번 더 눈길이 갈 거고요. 


그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스토리는 우리의 뇌리에 오랫동안 박힙니다. 이야기를 저장하는 영역은 뇌의 시스템에 따라 장기기억으로 분류되기 때문이죠. 둘째, 스토리는 감성을 자극하며 의사결정을 유도하죠. 인간은 이성보다는 감성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실제로 말보로는 앞서 언급한 광고 전략으로 197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담배가 됐습니다. 한 가지 결론이 나옵니다. 브랜드가 선택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필요하다고요.




MZ세대는 왜 스토리에 반응하는가


스토리를 활용한 콘텐츠는 이전부터 사용해오던 마케팅 전략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스토리에 주목해야 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근거지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기업의 스토리가 레거시미디어를 통해 전달됐습니다. 그리고 입에서 입으로 퍼졌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야기는 힘을 잃고 사라졌습니다.


반면, 소셜 미디어에서는 손에서 손으로 이야기가 확산됩니다. 재미있는 콘텐츠는 저장해두고, 댓글로 지인을 태그하면서 공유하죠.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으니 필요할 때마다 꺼내볼 수 있게 됐고요. 이제 사용자는 자연스레 기업이 깔아놓은 스토리에 개입하거나, 역으로 직접 판을 짠 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브랜드는 어떻게 스토리를 활용하는가


Content 1. 내러티브



‘네이트판’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입니다. 그러므로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기 쉽죠. 또한, 일부 커뮤니티와는 달리 소셜미디어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관대한 편이죠. 다시 말해 개인의 경험담이 탄생하고 퍼지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MZ세대는 이러한 ‘썰’을 즐겨요. 2021년 상반기 기준 인스타그램 내 ‘#썰’ 횟수는 4만을 웃돌며, 썰만 올리는 계정이 따로 있을 정도로요.


내러티브에 진심인 MZ세대를 타깃팅하기 위해 마케팅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네이트판의 포맷과 문법을 차용하는 방법입니다. 먼저 tvN은 드라마 <악의 꽃>을 홍보하기 위해 ‘14년 동안 사랑했던 남편이 연쇄살인마로 의심된다’는 제목의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했습니다. 드라마의 내용을 썰처럼 재구성한 후, 마지막에 ‘tvN 새 수목드라마 <악의 꽃>에서 이어집니다’로 끝맺었죠. 해당 콘텐츠는 사용자의 과몰입을 불러일으키며 홍보 수단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어요.


한편 왓챠는 서비스 이용권 홍보까지 내러티브화한 콘텐츠를 통해 친밀감을 높였습니다.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네이트판 썰 포맷의 게시물을 만들어 업로드 했는데요. 이용권의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하는 이벤트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죠. 팔로워들은 ‘광고인 거 몰랐는데… 왓챠 광고 진짜 잘하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Content 2. 서사



서사란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를 말하죠. 최근 교보문고는 발 빠르게 소셜 미디어 이슈를 캐치하고 서사를 만들었습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교보문고 시그니처 향의 룸 스프레이를 쏟은 사진과 함께 ‘우리 집 교보문고 됐다’는 트윗을 업로드했어요. 교보문고는 하루 만에 상황파악을 완료했습니다. 공식계정을 통해 ‘파주까지 퍼져버린 책향 맡고 찾아왔다’며 해당 사용자에게 답글을 보내고, 선물까지 배송했습니다. 그리고 원글을 활용하여 소셜핏한 콘텐츠와 구매 링크를 업로드했죠. 해당 트윗은 6천 회가 넘게 리트윗되었고, 다른 이들의 구매 인증으로 이어졌습니다.


한편, 빙그레는 기승전결이 있는 광고 모델 선정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걸그룹 오마이걸 미미 유튜브 채널 <밈PD>에는 아이스크림을 즐겨먹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빙그레는 영상 속 슈퍼콘을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보고 미미에게 ‘빙그레 아이스크림을 잔뜩 채운 냉동고를 선물해 주고 싶다’고 댓글을 남겼어요. 그 후 미미의 영상에 협업을 암시하는 댓글을 꾸준히 업로드 했죠. 만남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빙그레는 미미에 이어 오마이걸 전 멤버를 슈퍼콘 모델로 발탁하기에 이릅니다. 모델 계약마저 콘텐츠가 된 이유 있는 만남. 소셜 미디어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기에 가능했습니다.



Content 3. 브랜드 캐릭터



잠재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가고 싶다면, 브랜드 스토리를 투영한 캐릭터 구축을 꾀할 수 있습니다.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캐릭터 하이트진로 ‘두껍’을 파헤쳐봅시다. 본래 진로의 로고였던 두꺼비, 이제 두껍으로 의인화되어 활약 중입니다. <두껍이즈백>은 두껍의 일상과 콘셉트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인데요. ‘아이 캔 Do 껍’은 두껍이 인턴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담은 웹드라마 콘텐츠로, 매회 조회 수 10만을 웃돌며 인기를 끌고 있죠. 25만의 팔로워를 보유한 진로 인스타그램에서도 두껍을 활용한 콘텐츠가 주를 이룹니다.


캐릭터가 스토리를 이끄는 콘텐츠는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쉽습니다. 하이트진로는 가수 아이유를 장기 전속모델로 유지하고 있는데요. 최근 아이유의 컴백 콘셉트를 두껍이가 패러디하면서 호응을 받았습니다. 아이유 팬들로 하여금 정서적 유대감을 쌓고, 브랜드 선호를 높이고자 한 전략인데요. 이를 증명하듯 하이트진로는 2020년 대학생 소주 브랜드 선호조사에서 33.2%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MZ세대가 꼽은 호감 요인은? 다름 아닌 두껍의 활약이었습니다.




SUMMARY, 한 눈에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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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기억하세요

1.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며 의사 결정을 유도하는 스토리의 힘.

2. 소셜 미디어에서 활약 중인 MZ세대를 공략하고 싶다면? 재미와 참여를 접목한 스토리 콘텐츠에 주목하라.

3. 공감대와 궁금증을 자극하는 '썰', 참여를 유도하는 '서사',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캐릭터'를 통해 바이럴을 유도하고, 구독을 모객하며, 브랜드 로열티를 형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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