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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태 Mar 30. 2021

'할미 감성'에 빠진 밀레니얼 공략 3단계

소셜 미디어 이용자의 과몰입을 돕는 브랜드의 '판 플레이' 전략


“할미 땐 그랬다”


최전선에서 신문물을 받아들이던 디지털 이주민 밀레니얼 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에게 자리를 내줬습니다.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어리지 않은 자신의 나이와 새롭지 않은 사회적 위치를 해학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반은 농담이고 반은 자조적인 ‘할미’(할머니)라는 단어로 말이죠. 할미라는 단어의 파장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할밍아웃’에 맞춰 시장 곳곳에서 다시 옛것의 향취가 피어오르고 있거든요. 레트로, 뉴트로, 복고를 넘어 이제 ‘할미 감성’입니다.


2000년대를 주름잡던 토종 소셜 미디어 싸이월드가 오는 5월 모바일 서비스와 오픈을 예고했습니다. 회원 3,200만 명의 데이터가 그대로 보존됐을 뿐 아니라, 약 35억원어치의 도토리도 환불될 예정이라니, 적어도 '오픈빨'은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버디버디 홈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전에 싸이월드가 있었다면 카카오톡 뒤에는 버디버디가 있었습니다. 한때 회원 수가 4,200만 명에 육박했던 버디버디가 게임 개발 회사에 인수되며 부활을 꾀하고 있습니다. 오픈일은 미정이지만, 현재 버디버디 홈페이지에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날개달린 신발, 버디버디가 다시 찾아옵니다’라는 문구가 명시된 상태입니다.


갤럭시 버즈 프로와 애니콜 커버 케이스 / 삼성전자


‘얼리’(early)가 미덕이던 IT업계의 시간도 거꾸로 가는 중입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 프로’ 커버로 애니콜 폴더폰 모형을 선보였습니다. KT는 MP3나 CD도 아닌 카세트 플레이어를 출시했는데요. 일부 판매처에서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밀레니얼이 할미 감성에 빠졌다. 왜?


기기는 하루가 멀다 하고 최첨단을 갱신하고, 모바일 환경은 매일 더 편리해지는데. 이용자는 왜 불편함과 저품질을 감수하면서 과거로 선회하는 걸까요?


첫째, 신선합니다. 진보된 기술과 어울리지 않는 촌스러움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거죠. 1안이 있음에도 대안을 선택하는 행위가 이용자의 힙(hip)을 강조하기도 하고요. 노이즈 필터링이 탑재된 무선 이어폰보다는 잡음에 취약한 유선 이어폰을, 휴대가 편리한 e북보다는 구겨지고 접히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둘째, 노스탤지어(향수)를 자극합니다. 매일이 숙제인 현실과 달리 매일의 숙제만 하면 됐던 유년시절을 떠올리는 거죠. 특수문자를 조합해 만든 카카오톡 이모티콘, 촌스러운 줄임말로 쓰인 자막, 그림판으로 만진 듯한 그래픽. 사소한 콘텐츠가 과거의 기억을 상기합니다.


장기화된 비대면에서 오는 피로도 한몫했습니다. 팍팍한 현실 때문에 몸과 마음은 지쳤는데, 대부분의 활동은 온라인으로 대체됐습니다. 이에 온라인에서라도 ‘휴먼터치’를 느끼고자 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죠. 짧은 음성 명령어나 한 번의 터치 대신, 사람과 사람이 일일이 소통하는 것. 우리가 실제로 느낄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욕망입니다.




브랜드가 그 시절을 활용하는 법


• 과몰입을 도울 '판'을 만들어라


오리온 인스타그램


“오r클..ㄴㅓ 다시 돌아오는 거ㄴi..?” 제과 브랜드 오리온 인스타그램에 싸이월드 메인화면을 재구현한 이미지 한 장이 업로드됐습니다. 좌측 상태명에는 가수 윤도현의 ‘사랑했나봐’ 가사, 우측에는 한껏 멋을 낸 미니미와 재치 있는 일촌평. 싸이월드 재오픈을 위한 헌정? 아니요, 단종됐던 과자 와클의 재출시를 예고하는 게시물이었습니다. 15년 동안 추억 속에 묻어 있던 와클의 히스토리를 싸이월드라는 장치로 극대화한 거죠.


커뮤니티 캡처


내 기억 속 그때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콘셉트. 추억에 과몰입된 이용자들은 “고등학교 때 매점에서 와클이랑 우유 궁합은 찰떡이었다”, “소풍 갈 때마다 사던 그 과자다”라며 환호했습니다. 더욱 재밌는 건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놀이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다수 커뮤니티에서는 “투데이가 210309인데 이게 출시일 아니냐”, “텍스트 세로로 읽으면 ‘와클이 돌아온다’인 걸 보니 진짜다”라는 해석이 곁들여진 2차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과거 유행했던 제품을 재출시하는 것은 기존 로열 오디언스를 집결하고, 개발에 드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입니다. 오리온은 여기에 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홍보하는 일련의 과정을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부스팅했습니다. ‘윈도우98’, ‘네이트온’ 콘셉트를 차용한 ‘오리온 하드털이’ 시리즈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단종 제품에 대한 수요를 조사하면서 이용자와의 라포를 형성하고 있거든요.


자사가 운영 중인 오리온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0만에 가깝습니다. 동종업계 중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죠. 한 이용자는 팔로우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싸이월드가 진짜 돌아오는 것처럼 와클도 내가 기억하는 맛 그대로 돌아올 것 같더라고요. 제품 출시 실시간으로 함께 하는 기분이 들었고요"



• 과몰입된 '판'에 침투하라


YouTube '피식대학'


TV 드라마에 응답하라 시리즈가 있다면, 유튜브에는 피식대학의 '05학번 이즈 백'(05학번 is back)이 있습니다. 2005년도 당시 대학생들의 패션, 관심사, 유행 등을 묘사한 하이퍼 리얼리즘 코미디인데요. 2000년대 중후반 대학에 재학했던 밀레니얼 1세대와, 학창 시절 이들의 생활을 동경했던 밀레니얼 2세대가 열렬히 응답 중입니다.


가성비를 내세운 오비맥주 필굿은 출시 이후 줄곧 MZ세대를 공략해왔는데요. 최근에는 '피식대학'과의 콜라보로 그 행보를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극중 차갑고 거친 남자 쿨제이(방송인 김해준)는 '찐하게 한 잔 하고 싶을 때' 필굿을 찾습니다. 팔 근육을 보여주며 외치는 "필 굿"이라는 구호는 아예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죠. "필굿을 찍기 위해 영상을 하는 건지, 영상을 찍기 위해 필굿을 먹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만 봐도, 세계관과 인물의 매력이 광고성을 중화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YouTube '피식대학'


이 세계관의 매력은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드나든다는 데 있습니다. 얼마 전 공개된 콜라보 영상에선 극 중 인물들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배달을 주문했는데요. 치킨을 먹기 위해 책자를 뒤지던 이들들이 신문물을 경험하는 줄거리였죠. 이 덕에 신제품 먹방뿐 아니라 '브랜드 자체 앱'을 사용하는 장면이 몰입도 있게 노출됐습니다. 보통 크리에이티브 채널의 유료 광고 영상은 조회 수가 현저히 떨어지지만, 05학번 이즈 백은 그 공식을 비껴갔습니다. 해당 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32만 뷰와 1천여 개가 넘는 댓글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정기 시리즈와 비슷하며 일부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브랜디드 콘텐츠의 균형 잡기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삽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라는 용어로 설명하는데요. 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사건이 많은 유년기와 청년기를 평생의 황금기로 꼽는 걸 말합니다. 첫 입학, 첫 졸업, 첫 사랑, 첫 여행. 소셜 미디어 이용자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에 기꺼이 시간을 쏟고, 소비자가 그런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죠.


하지만 작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추억 팔이'는 되려 반감을 살 수 있습니다. '과거 유행이었으니 돌아왔다' 식의 공급자 중심 메시지는 수용자를 갸웃하게 만들거든요. 새로운 소비층의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하는 옛것은 촌스러울 뿐이고요. 방점은 공감에 찍혀야 합니다. 익숙해서 되려 신선한 접점, 다수가 고개를 끄덕일 만한 공통사 찾기. 더에스엠씨그룹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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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 사업 전반에 필요한 모든 연구, 컨설팅, 기획, 제작, 확산 전문 조직원 500여명이 모여, 효율적인 콘텐츠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이전시 그룹입니다. 국내 최대 SNS 전문 에이전시로 10년을 지속하며 100여개 이상의 브랜드 소셜미디어 채널을 활성화시키는 '소셜엠씨', '모티브', '데이드', '더아이씨에스' 를 필두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광고대행영역에서 2021년 현재 1,000억원 내외의 프로젝트를 기획, 제작하고 있습니다. 현재 더에스엠씨그룹은 콘텐츠 IP사업, 마케팅 플랫폼사업, 콘텐츠 커머스사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에서, 디지털 콘텐츠 솔루션회사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1. 과거에 취한 할매니얼. 노스탤지어를 자극하고 아날로그 향취를 불러일으키는 옛것에 취하다.

2. 브랜드, 할매니얼의 과몰입을 도울 판을 구축하라.

3. 작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추억 팔이'는 NO. 소셜 미디어 이용자의 공감과 흥미를 자극하는 공감대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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