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사의 고객 중심 사명정립 #5
#4TH Session – Our Strategy is
‘세상은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는 말이 있지만 이분들이 이렇게까지 바뀔 줄은 몰랐다. 얼마전에 디자인 실장과 대표가 동대문 새벽시장에 갔단다. 지난세션을 하고 나서 시장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고 또 돈을 벌 가능성을 찾고 싶었단다. 다녀온 이들의 표정은 정말 밝았다. 불과 2주만에 이렇게 즐거워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시장에 가니 어떻던가요?” 진짜 궁금했다. “시장은 아직 힘들어요. 코로나로 고객들이 안 와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두 분의 표정은 너무 밝은데요?”
2~3개월만에 간 동대문시장은 여전히 어려웠지만 중국상품 수입도 안되더란다. “지금 당장은 코로나라 그렇더라도 코로나 끝나면 다시 들어오지 않겠어요?” 하고 물으니 “들어오더라도 지금 같은 저가공세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조금 더 자세히 물어보니 이분들이 발견한 긍정적인 시그널은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중국도 이제 인건비와 물류비가 오르면서 더 이상 극저가로 들어오진 않을 것 같단다. 다른 하나는 그동안 중국의 저가공세와 미싱을 하는 사람들의 고령화, 여기에 코로나로 국내 공장들이 많이 문을 닫았단다.
R사 대표가 생각한 전략은 크게 세 가지였다. 제1전략은 일단 버틴다. 버티면 이긴다였다. 2번 전략은 공장 자동화였다. 앞서 언급했듯 여러 이유로 좋은 공장설비들이 저가에 매물로 나온단다. 그 중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녀석들을 골라 공장을 자동화하겠다. 마지막 3번 전략은 본인이 웹툰을 그릴 수 있으니 디자이너들에게 만화형태의 시안을 갖고 영업을 하겠다. 내가 봐도 꽤 좋은 전략 같았다.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회사가 도약할 수 있는 포인트를 잘 선정했다. 무엇보다 이분들이 다시 생동감을 되찾았다.
자~~ 그래도 이 암울한 시장에 희망의 불씨를 발견한 게 어딘가! 진심으로 축하 드렸다. 더불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우린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블루오션 전략’, ‘피터드러커의 5 Most Important Question’ 등을 유투브로 시청하며 토론했다. 여기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례들을 갖고 현재 우리 비즈니스에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지 토론했다. 또 다양한 의류 비즈니스 사례들을 찾아 함께 읽었다. 이런 사례들 속에서 아주 작은 인사이트라도 찾기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24세 직장인 여성들의 욕구와 욕망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24세 여성들이 우리 제품에 팬덤이 되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동대문 도매상들이 R사의 디자인과 제품에 의존하게 만들 수 있을까?”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본질적이면서 어려운 질문들이었다. 그렇지만 우린 이 질문들에 답을 찾아야 했다. 이 질문들에 만족할만한 답을 찾았을 때 우린 드디어 사명을 발견한 것이다.
이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사용하는 단어들이 직관적이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자신들이 충족시키고자 하는 24세 여성고객의 욕구와 욕망에 대한 표현을 봐도 그렇다.
- 사무실에서 자기 존재감을 표출하고자 하는 여성
- 안쪽팔린데 적당히 싸
- 자기 세상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여성
- 생동감이 넘치는 여성
오케이!!! 드디어 고객을 특정하는 패르소나가 나왔다. 아직은 조금 어렴풋하지만 어쨌든 우린 이런 특성이 있는 A씨가 우리를 찾아오게 하는 독특함을 찾아야 한다. 결국 이 독특함이 ‘우리의 철학’이다. 그 철학이 ‘우리의 일’이 되고 ‘우리의 제품’에 담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R사는 도약을 위한 전략도 찾았고, 만족시킬 고객도 특정했다. 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사명’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