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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속도 Aug 05. 2019

O2O 서비스가 대면이 아니라 편한 건

사고가 터지지 않았을 때까지이다.

이미 쏘카 반납을 했는데 운전석 쪽에 개인 키가 떨어진 것으로 강력하게 의심되는 상황. 이게 렌터카였으면 한 번만 문 좀 열어주세요 라고 할 텐데 싶은 거다. 게다가 반납 시간은 이미 고객센터 운영시간이 종료된 뒤. 그렇다고 바로 다시 빌릴 수도 없는.(경미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비활성화가 되어있었다.) 결국 그 날은 집에 가지 못하고 다음날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날이 밝자마자 문의해보니 반납 후 10분 내에 문 제어가 한 번은 더 가능했다는데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기능이 눈에 띄지 않았는걸요?

어떡하죠 언~니~의 기분입니다. 자동 종료 메시지 프로세스 상 자동으로 뜨는 거 알지만 이 긴박한 순간에 꼭 떠야겠니?

서비스에는 사람이 처리하는 영역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게 밖에서 보이기엔 매끄러워 보이는 IT서비스라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실물과 연결된 O2O 서비스의 인력구조를 보면 사람을 대하는 직군의 비중이 어마어마하다. 없으면 굴리지 못할 정도. 나름 시나리오를 설정해하고 사후 대책을 강구하면서 매뉴얼이 생긴다. 아마 쏘카의 "자동 종료" 메시지는 시스템에서 보내는 것으로 여러 가지 케이스에 대응하다 보니 생긴 프로세스였을 것이다. (나는 짜증 났지만) 전면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프로세스로 대응해야 하는 건이 많고,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닥쳤을 때야 어떡해야 되지 싶다. 키오스크와 노인들의 디지털소외 문제가 '그래, 그거 문제지' 싶으면서도 와 닿지 않았던 건 내 문제가 아니어서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봐봐. 누구나 문제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여행이 종료되었더라도 이전 호스트와의 메시지 창이 살아있어서 문의를 즉각 할 수 있었다. 근데 시스템에서 이 연결을 끊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숙박서비스만 잘 종료되었다면 그 이후는 사실 의무는 아니지 않은가. 당연히 클레임이 있고 대응은 하겠지만. 은행마저 비대면화되는 시대에 사고가 터지고 문제를 해결할 창구를 찾기 어려워서 그 피로도가 극에 다다를 때 아날로그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 대두될까. 아, 결국 이 에피소드는 해당 주차장 관리 직원이 문을 열어줘서 해결했다. 결국 사람을 만나야 일이 해결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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