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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속도 Apr 21. 2017

열심히 사는 건 열심히 사는 거고

조급해하지 말고 티도 좀 낼 줄 알자

새 조직에서의 내 모습을 보면 알겠지만 불안 불안했다. 다행이다 과거형이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있어 자기주장들도 강하고, 그 전 조직들과 달리 정리해 간 정보를 못 알아들어서 우왕 좌와 하는 모습이 없다. 문과 출신인 지인과 이런 얘길 나누었다. 열심히 사는 건 사는 건데, 그래서 나중엔 무엇이 되어있을까 걱정이라고. 그랬더니 그건 그때 가서 또 보인다고. 아, 맞다 맞아. 제주도민 출신이 뭐 이렇게 마음만 바빠졌나. 뭐 지금까지는 알고 걸어왔나. 일단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나 해보자. 티도 좀 내고.

사실은 그동안 꽤 잘(열심히) 해나가고 있었다. 겁먹은 것보다는 실무에서 별로 안 혼났는데, 나름의 논리가 있으면 듣고 믿는 분위기. 오히려 정신 차리고 좀 더 꼼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거를 제시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DB table이야 그 전 회사에서도 많이 찾아봤지만(당시 담당 제품이 구축형 솔루션이라 옵션 값이 정말 많았다.) 그 떈 쿼리문으로 조회할 생각을 못했는데 여기에서는 SQL을 배우고, 직접 조회해 보면서 화면에 데이터가 잘 표시되는지 확인해본다. 어떤 사람들은 기획자에게 그런 기술이 필요하냐, 그건 기술자의 영역 아니냐, 기획자는 조리 있게 정보를 잘 정리하면 되지라고 말을 한다. 그런데 (조직마다 다르겠지만) 기획자가 일부 QA를 수행하긴 하잖아. 그때 엄청 유용하단 말이다. 의심 가는 걸 바로 확인해 볼 수도 있고. 아무튼 나는 만족. insert도 배워서 데이터 쪽 구현 전에도 확인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화법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은 자신도 없고 "해야죠 뭐"로 살아왔는데, 이게 좀 매가리 빠지는 말이긴 하지. 여성들이 회사에서 참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오늘부터라도 이렇게 얘길 하려고.

네 할 수 있어요. 

제가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뫄뫄님이 도와주셨어요.


그렇지만 한편 "넌 뭘로 널 증명할래"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자기 살 길은 자기가 알아서 찾아나가야 하는 건 맞지만 그게 어느 길인지 잘 모르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경력직이라 나에 대한 기대가 높긴 높았던 것으로.. 하 갈 길이 멀다. 그런가 하면 이런 피드백도 받았다. 이거 저거 생각은 많이 하는데 다듬어야 된다고. 네 뭐 전 어쨌든 newcomer였으니까요.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 자 이제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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