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귀천은 없어도 나한테 맞는 직업, 안 맞는 직업은 있다.
내가 바라는 직업이 나에게 어떠한 가치를 주었으면 하는지 <보기>를 중요도 순서대로 나열해 보시오.
<보기>
경제적 보상
전문성 증진
삶의 안정성
자아 실현
사회/세계에 대한 기여
능력에 대한 인정
사회적 명성
기타: 예) 돈도 많고 시간도 많지만 심심풀이
이 질문을 스무살 쯔음 받았으면 좀 달라졌을까?
나는 왜 일을 하는가?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으려면 나에게 있어 내 일(직업)의 목적이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자아 실현,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Maslow's hierarchy of needs) 중에 최상위에 속하는 이 욕구 실현이 1번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야 비로소 손에서 꽉 쥐고 있던, 놓치면 아깝다는 생각에 필요 이상으로 쥐고 있던 그것을 놓아줄 수 있었다(그런 후 나의 자아를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https://brunch.co.kr/@thesunnylife/24).
옆의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아니,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상상만 해보아도 알 수 있다. 부모님과 나, 연인과 나, 친구와 나의 순위가 다르다는 사실을. 이것은 마치 우리의 성격이 천차만별 다른 것과 같다.
그런데 사회는 이렇게 다른 우리를 인정하지 않고 모두를 획일화된 기준에서 평가한 후 그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만이 성공한 인생을 산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 누가 맞고 누가 틀리고가 어디 있나.
수학 문제처럼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수학의 절대성에 대해 논하기에는 아직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 그 어느 누군가가 채점할 수 있는 시험지가 아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바로 자기 자신.
돈에 우선 순위를 두는 사람은 돈을 본인이 생각하는 만큼 많이 벌면 그걸로 충분히 성공한 삶인 거고(물론 합법적으로 번 돈이라는 가정 하에),
삶의 안정성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라면 9-6 직장을 다니고, 월급이 밀리지 않고 제 때 나오는 것만으로 그건 그 사람에게 누구보다도 행복한 삶일 것이다.
세상에 좋은 직업, 나쁜 직업은 없지만,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고 싶다면 한 번
나는 왜 일을 하는지(일반적으로),
왜 이 일을 하는지(좀 더 구체적으로),
이 일이 아니라면 어떤 다른 일이어야 할지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이 글을 본 누군가가 '이 분 세상 물정 참 몰라 큰일났네'라고 해도 할 수 없다. 그 의견을 존중하긴 하지만 그 사람은 내가 아니고 나도 그 사람이 아니니. 내 시험지를 채점할 수 있는 건 나 뿐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각자의 기준을 가지고 있기에, 누구든지 본인의 주관과 확신에 따라 일구어 나간다면 그걸로 만족한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