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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May 16. 2020

통통한 요가강사라도 괜찮아

나를 사랑하기

어제 반가운 이메일을 받았다.

내가 운동을 하러 다니는 센터가 6월 초부터 다시 열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곳의 회원임과 동시에 토요일마다 자기 실현 및 취미 삼아 요가 및 줌바 수업을 하는 강사이기도 하다. 요가는 2018년 9월, 줌바는 2019년 7월에 시작해 고맙게도 매주 찾아주는 고정멤버들도 있었기에 코로나 사태로 쉬게 된 지난 두 달의 토요일 내내 그 곳의 분위기와 사람들이 너무나 그리웠다. 6월부터 다시 수업을 하게(혹은 할 수도 있게 - 코로나 상황이 워낙 변덕스럽다보니 확실한 건 아직 아니다) 된다니 마음의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와 동시에 오는 현실 타격 - 다이어트 현황.

3월말부터 시작한 간헐적 단식의 처음 목표는 다시 수업을 하게 되었을 때 그 당시보다 5kg를 감량해 짠!하고 나타나는 것이었다. 나는 운동을 좋아해 강사를 취미 삼아하고 있긴 하지만 소위 상상하는 요가 강사의 마르고 갸냘픈 몸은 차처하고 동생에게 _독일에서는 통통해도 요가 강사를 할 수 있나봐_ 라는 말을 들을 만큼 건강한 돼지의 체형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다가 필리핀 여행을 다녀오고 몸이 부쩍 더 무거워짐을 느끼는 바람에 건강하게 살을 빼는 16:8 간헐적 단식을 선택하게 되었고 이제 2달이 조금 덜 되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음식 섭취하고 그 외 시간은 단식을 하며 아침에는 30분 빈야사 요가, 저녁에는 1시간 줌바 홈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결과:

1. 처음 시작할 때는 예민의 정도가 극에 달해 남자친구와 부지기수로 싸움

2. 몸이 적응하면서 저녁 시간이 되어도 배고픔을 긍정적으로 참을 수 있게 됨 (배고플 때 살이 빠지고 있구나 잘하고 있어라고 다독이는 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3. 가짜 배고픔을 구분하게 됨 (가짜 배고픔은 수분 부족이거나 호르몬 영향)

4. 맛있게 먹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고 먹되 양을 줄이는 연습을 지금도 하고 있음: 어제는 크로플을 만들어 먹었는데 전 같았으면 만족할 때까지 먹었을 (최소한 2개는 더 먹었을 거다) 양을 딱 하나에서 멈추었다

5. 4번 때문인지 운동으로 근육량이 늘어나서 그런지 몸무게 변화는 크지 않음 

6. 다만 눈바디에서 크게 차이가 남: 복근이 살며시 드러나기 시작했고 허리라인이 매끔해졌고 허벅지 사이 틈이 점점 벌어졌다.

7. 정신이 맑아진다 (내가 느끼는 간헐적 단식의 최고 장점). 평소보다 잠을 적게 자도 아침에 피로하지 않고 요가매트로 가는 길이 훨씬 수월하다. 집중력도 향상돼 아침 일 효율이 좋음.



그러다가 매일 재던 몸무게 측정을 얼마전부터 그만두었다. 

5kg 감량의 최초 목표도 포기했다.

아직도 어렵긴 하지만 내가 식이를 조절하고 있다는 생각 및 내 몸에 대한 만족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요가 강사의 몸은 아니지만 요가 강사라고 배 나오면 안되는 법 있나. 

나는 아직 통통해도 전보다 조금은 가벼워진 몸과 정신이 건강한 지금 이대로가 좋아졌다.


아직 100프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기에 간헐적 단식 및 운동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다만 마른 몸이 내 목표는 아니다.)

먹고 싶은 걸 양을 지키면서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1년이 걸리던 10년이 걸리던 언젠가는 최초 목표였던 5키로를 감량할 날이 올지 누가 알 일인가.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니 마음이 정말이지 한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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