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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리 May 17. 2019

친절함의 의미가 과연 뭔가요?


예능 아니면 다큐라는 극단적 시청 패턴을 보이는 내가 요즘 즐겨보는 티브이 프로그램 중에 하나 뽑는다면 바로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일 것이다.



요식업을 하는 사들을 상대로 백종원이라는 문가션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인 골목식당을 보고 있으면 비슷한 지원업무를 하는 나의 업무도 조금은 겹쳐져서 보이게 된다.



물론 난 백종원이라는 사람처럼 그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것도 그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사람아니지만 돈과 관련되어 그들을 업무적으로 만나다 보면 원치 않게 그들의 속사정을 알게 될 때가 많다.



대부분 알게 된 그들의 속사정은 좋은 얘기이기보다는 절망적이거나 나쁜 얘기일 때가 많다.



대면으로 전화상으로 그들이 쏟아내는 속사정하루 내내 듣고 있으면 솔직히 공감보다는 피곤함이 밀려올 때가 많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는 걸 보면 내가 이 정도로 냉정한 사람인가 싶어 때로는 기분이 울적해지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입사 초기 나는 꽤 감정적인 사람이었다.


업무으로 엮이게 된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업무 끝나고 난 후에도 신경이 쓰여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많았고 무턱대고 쏟아내는 민원인들의 욕설과 다그침에 눈물을 쏟은 적도 많았었다.



입은 웃고 있어도 눈은 울고 있었던적이 많았다.



솔직히 나는 사람을 대하는데 서툰 유형의 사람이었다.



누구보다도 낯을 많이 가리는 타입이었고 친한 사람이 아니면 쉽게 입을 열지 않을 만큼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매일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응대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었다.


당연한 요구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못해 혼자서 가슴앓이를 한적도 많았고 거친 스타일의 민원인들 때문에 상처를 받은 적도 많았었다.



아마 그런 시간들이 차츰차츰 쌓이면서 나는 나만의 방어법을 찾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얘기에 내 감정을 최대한 이입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었다.


안타까운 사연에도 심한 욕설과 거친 표현에도 나는 최대한 내 감정을 이입하지 않고 쉽게 잊어버리려 애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들이 하는 말이 자주 듣는 레퍼토리처럼 식상하게 느껴졌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나의 마음에는 상처가 덜 지만 누군가는 나의 무심한 태도와 담담한 말투상처을지도 모르겠다.



진짜 너무하시네요.
어쩜 그렇게 남의 일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가끔 나의 대응방식에 누군가는 이렇게 얘기의 태도를 문제 삼기도 한다.



물론 나의 말투와 태도의 친절함이 부족하다면 개선해야 할  사항이겠지만 과연 그들이 원하는 최선이 단순한 친절함과 호의적인 태도인건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을 때가 다.




"민원인들이 원하는 친절함은 우리의 절차가 아닌 그들이 원하는 절차대로 업무를 처리해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대면창구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분이 언성을 높이는 민원인들의 태도에 울면서 했던 그 말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어쩜 그들이 원하는 친절함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친절함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업무마다 정해진 기준과 절차가 있는 한 나는 그들에게 그러한 친절함은 앞으로도 보일 수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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