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대리 May 29. 2019

나는 왜 연애소설을 쓰지?

연애.


사실 난 연애를 많이 못해본 사람이다.


타고난 연애 유전자가 적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워낙 소극적이고 낯가리는 성격 탓에 좋아하는 상대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 표현도 잘하지 못한 탓이기도 했다.


거기다 성격은 왜 이리 무뚝뚝하고 말투는 차가운지.


이건 김태희 정도의 절세미모를 가졌거나 아님 그 모든 것을 아우를만한 마성의 매력을 가졌어야만 연애가 성립되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오죽하면 회사 남자 동기들이 입사 때부터 내 말투와 반응이 건조하다고 건어물녀로 불렀을까.




그런 내가 어느 날부터인가 연애소설이라는 걸 쓰기 시작했다.


연애경험도 별로 없고 건조하고 무뚝뚝하기까지 한 내가 어떻게 연애소설이라는 것을 쓰게 되었는지 쓰고 있는 나로서도 참 신하기만 하다.







기억을 되돌려 그 시작을 생각해보면  시작은 연애라는 단어와는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육아 휴직을 하 시점에서부터였다.


밤낮으로 아이를 돌보느라 언제나 피곤하기만 했던 내가 어느 정도 아이수면 패턴에 익숙 아이가 자는 시간 동안 할 무언가 찾기 시작했다.



평소 좋아하는 책을 읽기에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을 것 같아 부담스러웠고 괜찮은 드라마를 정주행 하기에는 육아시간 내내 티브이를 달고 살 것만 같아 두려웠다.



그래서 결국 찾은 것이 웹소설이었다.


웹소설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내게 우연히 찾은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소설들은 꿈의 세계였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한 회의 스토리를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뻔한 스토리 같으면서도 자꾸만 뒷얘기가 궁금해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거기다 그만 때쯤 호르몬의 영향 때문인 건지(?) 나는 꿈을 자주 꾸곤 했는데 그 꿈의 내용이 우습게도 연애를 하는 내용이었다.



상대의 얼굴은 전혀 기억이 안나는 꿈속의 연애였다


남편에게는 좀  미안한 일이지만..


내가 실에서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는 그 누군가와 연애를 하는 꿈 그동안 잊고 있었던 묘한 설렘과 두근거었다.


아마도 불황일수록 빨간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속설처럼 그맘때쯤 출산과 육아로 인해 나에 대한 자존감이 극도로 떨어져 있었던 시기였기에 히려 그런 꿈들을 꿨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단순히 에서 보았던 것을 별생각 없이 적시작했던 것이 나의 연애소설의 시작이었다.


읽어주는 사람이 엄청 많은 것도 그걸로 그 어떤 수익을 얻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육아가 아닌 다른 무언가 하고 있다는 그 자체에 뿌듯함을 느꼈다.



그렇게 글쓰기시작한 지 약 2년이 되어가는 요즘,

 나는 여전히 연애소설을 쓰고 있다.


물론 직장생활과 육아때문에 꾸준히 많은양을 쓰지는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이 그 끈을 놓지는 않고있다.


아직도 남편을 비롯한 그 누군가에게도 나의 연애소설을  보여준 적은 없지만 언젠가는 정식으로 연재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 얻는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은 여전히 내마음속에 남아있다.



비록 나의 연애세포는 이제 아이와 남편을 향한 애정으로 다 소진되어 버렸지만, 아직도 가슴설레는 사랑을 기다리는 그 누군가의 연애세포는 내가 한번 살려보고 싶은 호기로운 목표를 한번 세워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런, 결혼기념일 이벤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