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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워터멜론 Dec 15. 2022

로컬을 브랜드로 만드는 로컬 브랜드 법칙 01

로컬 비즈니스는 브랜드로 시작하라

“#1. 로컬 비즈니스는 브랜드로 시작하라? 왜?”

로컬 브랜드의 사장님들은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데, 브랜드는 생존 다음의 문제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실 겁니다. 브랜딩 잘하면 살아남을 수 있나?  어떻게 하는 거지? 너무 한가한 이야기 아닌가? 그렇게까지 중요한건가? 나중에 돈 좀 벌면 해야겠다! 와 같은 흐름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지금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사업이라면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해야 생존하고, 생존해야 지속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장사는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 문제인데 브랜드는 과연 그 다음의 문제일지, 조금 더 생각해볼까요?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이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바로 ‘남들과 다른 상품’입니다.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반복 구매가 일어나려면? 상품이 달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동네의 작은 카페에서도 가장 맛있는 메뉴, 특별한 시그니처 메뉴가 가장 많이 팔리죠. 강릉의 초당 옥수수를 활용한 타르트처럼, 로컬의 어떤 특별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처럼요.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분명한 나다운 매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남다름은 상품에서, 상품을 만드는 ‘사람’에서 시작합니다. 이들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왜 이 사업을 하는지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남다른 상품에 녹아들면, 사람들이 공감하고 소비함으로써 ‘매출’이 되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상품에 담긴 이야기나 가치관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더 좋아하게 되고, 반복적인 구매가 발생하면 매출이 따라오는 ‘비즈니스’가 됩니다. 나다운 가치관을 상품과 콘텐츠로 풀게 되고 그것에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이죠.


사장님이 어렵다고, 나중이라고 생각하셨던 브랜드가 바로 이것입니다. 나다운 가치관이 담긴 상품이 콘텐츠로 풀어지고, 그것에 사람들이 공감하게 만드는 비즈니스. 검색 포털에서 정의하는 브랜드는 사업자가 자신의 상품에 대해 경쟁업체의 것과 구별하기 위해 만드는 일정한 표식(출처: 네이버), ‘사업자’가 ‘상품’을 남들과는 다른 ‘구별’되는 요소로 보여주는 것인데요. 우리만의 사업을 보여줄 이름, 슬로건, 공간, 문화, 직원 등은 당연히 우리 사업과 동떨어진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잘 표현할 수 있다면 반복적인 매출 발생에 매우 효과적이죠. 결과적으로 우리 가게가 다른 가게와 달라지고, 이걸 지속적으로 외치면 알아서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브랜드와 사업이 다르지 않다는 점, 다른 말로 하면 로컬 비즈니스를 브랜드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됩니다.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어렵게 다짐하지 않아도, 우리 목표를 자꾸 외치면 브랜드가 됩니다”

덮밥 가게를 예로 들어볼까요. 여수의 싱싱한 딱새우장을 올린 덮밥을 판매하는 우리 가게와 옆집. 이때 우리 가게 앞에 바다와 딱새우를 그린 그림을 내어놓는다면? ‘아, 싱싱한 딱새우장 덮밥집이구나!’라고 인식하게 되죠. 이처럼 로컬 브랜드는 더 쉽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지,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가 자연스럽게 보여지고, 그냥 딱새우장 가게보다 ‘제주의 신선한 딱새우로, 제주도민이 만든’ 가게를 찾게 되니까요. 

우리가 어떤 장사처럼 보이고 싶은지, 우리가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가 자연스럽게 브랜드 요소로 보여 공감과 매출을 이끌어내고, 매출은 다시 가게를 지속되게 하는 오래 가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죠. 즉, 우리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이 곧 사업 전략이고, 브랜드가 곧 사업 전략입니다.

어떤 것도 우선순위에서 밀어낼 수 없는 사업과 브랜딩!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 두 개의 브랜드는 매력 있는 로컬 상품의 사업을 ‘브랜드’로 시작해 더 멀리, 더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카페 감자밭
출처: 톱클래스 조선

“창고에 남은 수많은 감자들의 새로운 맛과 모습으로 감자를 알리다”

부모님의 감자가 창고에 쌓여만 있는 것을 본 딸. 강원도의 감자를 더 많이 팔기 위해서, 감자를 더 많이 알리기 위해서 단지 감자를 ‘많이 파는 것’만을 위한 사업 전략이었다면 과연 효과적이었을까요? 감자밭 이미소 대표는 감자의 매력을 더 특별하게 알리기 위한 ‘브랜드’를 시작했습니다. 


출처: BATT(밭) 홈페이지

당시 강원도에서 감자는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소득감소와 재고 문제로 골칫덩이였습니다. 이미소 대표의 부모님 또한 감자 농장을 하고 계셨죠. 새로운 품종 연구로 만들어낸 감자였지만 아무도 농사를 지으려 하지 않는 이 ‘감자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자를 팔라는 아버지의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에 이미소 대표는 품종 개량된 감자의 특징인 보라색을 활용해 감자 분말 제품에 새로운 이름을 주는 네이밍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푸드 스쿨 세미나로 베이킹을 접하고, 감자로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해 카페를 기획한 것이 지금의 <카페 감자밭>입니다. 단순히 ‘감자를 많이 팔자’는 사업 전략만을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감자를 팔아서 재고 문제를 해결하자’는 사업적 목표와, ‘감자를 특별하게 알리자’라는 브랜드적인 목표. 사업 전략과 브랜드 전략을 나란히 두고 시작된 것이죠.


출처: BATT(밭) 홈페이지

“감자밭은 많지만 이 감자밭이 하나뿐인 사업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브랜드”

감자 본연에 집중하면서도 고객들이 원하는 감자의 친근한 모습을 새롭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야 감자가 팔리는 ‘비즈니스’가 될 수 있고, 그래야 감자를 새롭게 보여주는 ‘브랜드’로 지속가능한 감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셨을 테고요. 감자 함량은 최대한 높이되 사람들이 친근하게 생각할 수 있는 형태를 고민하다, 감자를 통째로 구워 넣은 빵을 개발하게 된 것이 감자빵입니다.

전국에 감자밭은 아주 많겠지만, 이 ‘감자밭(BATT)’은 하나뿐입니다.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브랜드’에서 시작했기 때문이죠. 이 시작점에 단순히 감자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자를 많이 팔자는 생각만 있었다면 똑같은 감자밭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감자 하나로 카페도 하고, 체험도 하고, 인터뷰와 강연도 하는 이 브랜드. 지금은 감자를 잘 파는 비즈니스를 넘어 진짜 감자를 잘 알리는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된 듯합니다. 감자를 알리는 브랜드로서 양구의 사과밭, 의왕의 더밭까지 확장하며 성인 건강, 기회 불평등, 지방 소멸 등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법인회사로까지 성장하고 있습니다.





해녀의 부엌
출처: 해녀의 부엌 홈페이지

“뿔소라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뿔소라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올리는 것은 단지 뿔소라를 ‘많이 파는 것’만으로 가능할까요? 여기, 뿔소라가 어떤 음식이고 왜 좋은지, 왜 많이 소비되었으면 좋겠는지를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뿔소라는 강원도의 감자보다 조금 더 생소한 음식일 수 있어 브랜드가 더 효과적인 사업 전략이 될 수 있었을 텐데요. 두 번째 사례로는 뿔소라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올리기 위해 제주 해녀와 함께 브랜드를 가꾸어가고 있는 ‘해녀의 부엌’을 소개해드립니다.


출처: 해녀의 부엌 홈페이지

“부어커들의 목표가 곧 브랜드이자 사업”

해녀의 부엌은 일본 수출 의존도가 높아 가치가 하락한 제주 해산물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해녀의 숨이 묻은 제주 해산물이 세계인의 식탁에서 인정받도록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죠. 그중에서도 자연산 ‘뿔소라’는 험한 바닷속 물질을 하며 집안을 일으키는 제주 해녀의 강인한 생명력과 닮아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20대부터 90대까지, 제주와 뿔소라 그리고 어촌계를 살리기 위한 청년 예술인과 해녀들이 ‘부어커’로 불리며 활동합니다. 해녀의 부엌은 부어커를 통해 해녀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줌과 동시에 그들이 채취한 뿔소라 및 제주 해산물로 음식을 내어주는 독특한 형태의 다이닝 공연으로 운영돼요. 해녀가 직접 청년 예술인과 함께 공연을 하며 음식을 즐기는 해녀 이야기 공연, 영상기술을 가미해 배우의 연극과 음식을 함께 즐기는 부엌 이야기 공연으로 나누어집니다.


출처: 해녀의 부엌 홈페이지

뿔소라와 해녀에서 시작한 오리지널리티, 이로부터 새로운 F&B와 공연 문화를 만들어 내는 창조, 해녀와 청년 예술인을 통한 마을의 공존까지. 잘 어우러진 세 요소들은 하나의 브랜드 전략이 되었고, 이는 곧 제주 해녀와 뿔소라를 알리는 목표로 만들어진 새로운 다이닝 공연이라는 사업 전략과 나란히 지속가능성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늘어났습니다. 외국인 대상 콘텐츠도 확대하여 내년에는 싱가포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뿔소라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올리겠다는 브랜드의 목표가 사업의 성장으로, 사업의 성장이 다시 제주를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로 이어질 듯하네요! 제주의 해녀와 뿔소라 비즈니스를 로컬 브랜드로 시작한 해녀의 부엌,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로컬의 비즈니스도 결국 브랜드에서 시작”

인프라와 사람이 많은 수도권에서보다 지역에서는 ‘로컬의 비즈니스 전략이 곧 브랜드 전략’이라는 말이 더욱 중요합니다. 우리 사업이 이만큼이나 좋다는 걸 알려야 하는데 브랜딩 할 시간도 없고 사업 전략 짤 시간도 없다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지속가능한 브랜드로의 성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역과 상생하는 목표도 자연스럽게 함께 가질 수밖에 없는 로컬 비즈니스. 우리 가게의 매력을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그 로컬 비즈니스 전략이 곧 브랜드 전략임을 믿어보세요. 초기 브랜드의 성장이 매출로, 매출은 사업의 성장으로, 사업의 성장은 지역의 성장으로. 함께 무언가를 이루고 나아가는 비즈니스를 위해 ‘브랜드’로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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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브런치] 로컬과 브랜드, 토크 세미나로 이야기하다 https://brunch.co.kr/@thewatermelon/344

[콘텐츠/브런치] 브랜드로 만드는 지속가능한 로컬:INTERVIEW https://brunch.co.kr/@thewatermelon/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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