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작가 Mar 21. 2021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은지들에게

변해야 할 수 있는 사랑

친한 동생이 드디어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그녀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 임상이 1건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사랑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조심스럽게 글을 남겨본다.


과거 연애를 배신삼아 화려하게 변신하라는 뜻이 아니다. 지금 연애하는 나의 색깔을 비교하거나 정하지말고 받아드리라는 당부이다. 그렇지 않으면 예전의 연애 색깔이 마치 "맞은 색깔"이고 지금의 연애 색깔이 "틀린 색깔"이라고 여기며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우리 잠시 시간을 가지자.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 오빠."

비겁하게 사귄지 얼마되지 않아 나는 전남친이자 현남편에게 문자로 이렇게 통보했다. (최근에 남편에게 정식으로 비겁했던 나의 행동을 사과했고 용서받았다.) 서로 좋아하고 대화도 잘 통했지만 어느 구석 하나 공허했고 불안했다. 사랑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어색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사랑하고 사랑받던 나의 모습은 분명히 분홍색이 었지만 이 사랑의 색깔을 정의할 수 없었다. 사랑의 기준이 달라진 나의 모습이 이상했고 내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분홍색이 아니라서. 예전의 나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꽤나 심각했었고 괴로웠다. 나는 미련했다. 아래와 같은 사실을 망각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랑은 내가 변해야 할 수 있다. 상대방도 다른 사람이고 나도 과거의 나와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기준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듯 시간차도 있다.  어제와 오늘의 내가 다르듯이. 어제는 믹스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오늘은 바닐라 라떼가 먹고 싶은 것이 인간인데 별 수 있나.

그렇지만 사랑이라는 영역에서 내가 변했다니 충격적이고 내 자신에게 실망했었다. 만약 내가 그 때 변한 나의 사랑, 나의 모습을 받아드리고 과거의 나와 웃으며 헤어졌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나는 그렇게 비겁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 지도, 전남친이자 현남편이 급격히 살이 빠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분홍색이 아니어도 괜찮아, 어색해도 괜찮아

남의 연애사, 결혼사를 자신의 잣대에 맞춰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세상이다. SNS나 방송을 보기만해도 모두 나한테 연애를 똑똑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쏟아낸다. 하지만 정작 나의 마음을 진심으로 봐주는 이는 몇 명이나 될까? 나의 연애를 도마위에 올려두고 색깔 맞추기 놀이를 하고 있는 주변이나 스스로에게 괴로워하고 있는 은지들에게 스쳐지나가는 봄바람처럼 이야기해주고 싶다.

너의 사랑이 분홍색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약간 어색하도 괜찮다고

뭐, 아니면 또 다른 사랑 찾으면 된다고

그러니까 색깔 맞추기 놀이 말고

나에게, 상대방에게 진짜 사랑인지 알아가보라고



작가의 이전글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