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나에게 한 여름에 찾아온 시원한 아침 바람 같은 사람이었고 나는 그에게 한 여름에 갑자기 찾아온 소나기 같은 사람처럼 우리 둘의 모습은 한 곳에 있다는 것조차 이상하리만큼 기묘한 아우라로 공간은 빛나고 있었다.
나의 삶은 살아온 궤적을 따라 바람을 따라 그저 유유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비교적 쉬운 선택을 택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좋은 날 집에만 있을 건가요? "라며 산책을 권하는 그의 말에 나의 생활 속으로 걸어 들어온 이 사람으로 인해 모든 게 새로워질 거란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문득 그가 무심코 진중한 얼굴로 내뱉은 한마디가 주는 신선한 감정이란 창가에 줄기를 늘어뜨리고 공중에 화려하게 꽃을 피운 느낌만큼이나 신선하고 애잔한 기분이 들게 했다.
대답을 기다리는 그에게 "그럴 수 없죠~"라는 짧은 말과 함께 나의 낯빛을 가려줄 멋진 모자를 옷장에서 꺼내 들며 그의 일상으로 초대에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