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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빙산 Jun 20. 2024

사랑은 무슨

LOVEBUG? 벌레는 사랑을 몰라(19금) *낭독추가*

사랑벌레는 무슨

비행교미충이라 부르자


인간이었으면

풍기문란이었을 것을

자연 속 미물이라 냅둔다


사랑을 교미로 격하하는

생물학자의 작명센스는 버리자


우연과 긴 시간이 만들어낸 “지성”은

사랑의 깊이도 넓이도 다채로움도 모르니

하늘을 날면서 교미한들 그게 낭만일까



아, 벌레는 낭만을 모른다

낭만은 인간의 영혼에 부여된 특권


교미한다고 사랑이 아니고

날아다닌다고 자유가 아님을

정해진 길로만 다녀야 하는 조종사의 삶을 통해 배웠다


돈이 많다고 부자가 아니고

자산이 많다고 풍요로운 삶이 아님을


정상에서 만난 고독과 거짓

고통 속 삶을 놓아버린

별들의 삶이 가르쳐줬다


빛난다고 금이 아님을

좇아 마땅한 것이 아닌 건 쫓아내기를


인간에게 주어진

사랑이란 특권을

파리의 이름에 붙이지 말길



2. 설명


꽂보다 예쁜 작가*님의 추천을 이어받은 도전정신으로 시를 써보자! 하고 써봤어요.

(제 맘대로 축약형으로 불렀습니다)

요 몇 일 놀이터와 차, 파란 하늘을 뒤덮은 파리과 곤충 '비행교미충'

출근길에 차창에 앉은 이 벌레 한 쌍을 보며 생각했어요.

반딧불이처럼 예쁘지도 않은데 왜 굳이 '사랑'이란 단어를 썼을까.


언어에는 힘이 숨어있죠.

단어에도.


십수년전부터 전 '마약김밥', '마약ㅇㅇ', 부터 '약빨고 만든" 등 의 언어를 싫어했어요.

그게 언젠가 대한민국의 마약보편화로 이어질 거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익숙해진다는 건 그런 심리적 저항감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이 벌레이름에는 요새는 여성적 어휘로 폄하받는 'make love'로 표현하기도 하는 '사랑하는 이들 사이의 육체적 표현'을 'LOVE사랑'이란 단순화 시킨 생물학적 '사랑관'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진화론적+환원주의적 생물학자의 철학에선 사랑이란 건 성욕이고 love-making이란 것도 자연스러운 번식을 위한 도구이자 성욕의 해소로 봤을테니, 벌레이름에 love bug라고 부르는 게 전혀 문제가 없지 않았을까...


교미하며 날아다니는 벌레이니

'비행교미충(飞行交尾虫)'이라는 이름을 제안합니다.

사랑벌레라는 건 너무 과분한 이름 같아요.


*..오랜 만에 애 셋이 모두 잠들어서 낭독 녹음을 도전했는데,, 마지막에 에어컨청소 업체 분이 오시는 소리에 못 쓰게 되었네요. 추후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 낭독버전에 자막 달았는데, 이거 편집하느라 글 쓸 시간이 줄어들어서… 담엔 이렇게 하면 안되겠네요…

*** 낭동매거진으로 옮겨야 하나 고민하다가 발행했다가 말았다가 반복하다 누를 끼치는 것 같아 그냥 제 '공책'(매거진)에 둡니다..

https://youtu.be/NkJh8JfhCbY?si=3Wi8nz7RDlIOrRTF

사랑은 무슨 (a poem on ‘love’bug ) -자막





3. LOVE BUG라는 제목의 노래


제가 대학생이던 시절 Love Bug 라는 신나는 힙합곡이 하나 있었습니다.

M-Flo 라는 힙합 그룹과 한국의 BOA와 콜라보 한 곡이죠.

곡 자체는 괜찮아서 한 번 OUTRO BGM으로 나눠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VqZKflL4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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