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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빙산 Aug 08. 2024

빛과 어둠:어둠은 빛의 부재不在

어둠 속에서만 볼 수 있는 희미한 빛에 대해

빛과 어둠 사이엔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어디서부터 빛이고 어디서부터 어두움일까. 


단어로 표현하면 빛과 어둠은 대립되는 '존재' 같지만

'어둠'은 실재(实在)가 아닌 부재(不在)이다. 


빛의 강도가 스펙트럼을 만들어내지만 

전등에서 빛을 뿜어내듯이 

어떤 물체를 통해 '어둠'이라는 물질을 뿜어낼 수 없다. 

(dark matter는 어둠의 물질화된 게 아니다. 만화 <도라에몽>에서는 손전등 같은 기기로 어둠을 뿜어내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어둠 속에서만 보이는 희미한 빛들이 있다.

불을 끄면 깜깜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자다가 깨어보면 작은 빛들이 보인다. 

하나씩 꺼본다.

온수를 틀기 위해 켜놓은 보일러 컨트롤러 화면의 빛 (하얀LED), 거실에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이 (에어컨 없는 침실)로 들어오도록 틀어놓은 써큘레이터의 컨트롤패널의 (파랑 LED), 거실에 있는 벽걸이 에어컨에 표시된 온도 (하얀LED). 


이제 어두워졌겠거니 하고 자리에 누우면 열어놓은 방문 뒤로 또 다른 그림자가 보인다. 

젖병소독기의 노란 LED. 그걸 끄고 나니 전자렌지 위의 표시된 00:00 에서 빨간 빛이. 

그걸 끄고 나니 멀티탭의 주황색 빛. 

그래도 남은 건 화장실 문틈 사이로 삐져나오는 하얀 빛. 

(...왜 이따구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조명과 환풍기, 화장실 내 코드 전원이 다 전등스위치 하나로 연결되어있다. 습기제거/환기를 위해 늘 켜놔야 하는 불편함과 공존하기 시작한지 어언 10개월)


2024.08.07 06:20 아침 하늘- 출근 전에 하늘이 너무 예뻐서 옥상 갔다가 출근했답니다  

난 아마 기질이 밝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어느 나이대의 모습이 천성인지 모르겠지만) 


12세 봄에 떠난 한국. 

그 후 '밝다'는 소리는 나를 묘사하는 단어로 사용된 걸 듣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외국친구들과 있을 때 모습이 한국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의 모습과 온도차가 커서 놀랐다고 말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의 아빠가 되고 나서 나를 묘사하는 단어 중 '긍정적인' 이란 표현을 많이 듣게 되었다. 아이들과 놀 때는 '밝다'는 단어로 묘사 되기도 한다.  


뭐가 달라진 걸까?

.

..

...

....


"어둠 속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은 빛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문장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남의 문장은 아닌 것 같다. 


삶의 전부인 것 같았던 '친구들'을 떠났을 때는 낯선 중국 땅에선 창 밖의 하늘과 바다가 위로가 되었고, 

새로운 친구들이 또 다른 '빛'이 되었다.

발이 달려 나를 떠날 수 있는 어떤 '빛'들은 떠나기도 했지만,  날 떠날 수 없는 '빛'도 있었다. 

어떤 '빛'을 잃게 되고, 다시 버티면서 시간이 지나면 다른 '빛'이 나타났다. 


때로는 고양이, 기타, 책과 같은 유형의 존재가 되기도 했고,

때로는 농구나 영화보기, 작곡, 수영, 자전거타기와 같은 취미가 되기도 했다. 

하늘과 바람, 자연이 그런 '빛'을 반사하는 존재가 되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사라지지 않는 빛'을 알고 품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난 어둠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많은 빛들을 찾을 수 있는 어른이 된 것 같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 이런 별 볼 일 없는 글로라도 남길 수 있는 과거가 쌓여왔다. 


다행이다. 

포기 하지 않아서.


어둠 속에 있는 누군가도 나처럼 어둠 속에 있는 빛을 찾아내길 바라며


-빙산 올림-



**편집된 문장**

난 야간시력이 좋다. 핸드폰을 볼 때, 늘 밝기를 최저치로 해놓지 않으면 눈이 아프다고 느끼는 편이다. 난 야간시력이 좋다. 군대에서도 야간사격이 성적이 더 좋았다. 그러고보니 저녁부터 실내를 어둡게 해야 수면 유도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와 빛이 없는 깜깜한 방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걸 어느 기사에서 읽은 후, 자취할 때부터 늘 저녁이 되면 간접조명 하나만 켜놓고 있다가 잤다. 혼자 살 때의 방은 밤이 되면 정말 깜깜했다. 



Writer's Nowadays

2주 전 수요일 밤에 시작되었던 둘째의 고열은 48시간 안에 잡혀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그 주의 금요일에 아내 온천 보내준다고 어머니를 섭외해서 함께 북한산 근처에 있는 온천에 다녀오고. 
첫째, 둘째는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처음 온천을 경험했습니다.아직 어린 막내를 데리고 전 밖에서 기다리고. 

그런데 토요일 밤에 첫째도 39.8-40에 육박하는 고열이 시작되서 36시간 안에 회복 되었어요. 

자다가 깨고 힘들어하는 첫째가 안아달라고 하니 안 안아줄 수가 없어요.

조금 괜찮아지려던 허리통증은 다시 돌아오고, 3-4일에 거쳐 다시 회복 중입니다. 

연재글을 마무리 하고 싶은데 엎드려서 쓰려니 진행이 잘 안되네요. 

의자가 아닌 곳에서는 아무래도 쓰기보단 읽기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또 글이 뚱뚱해지고 있어요. 

그래도 이번엔 나눠쓰기의 조언을 수렴하여, 1,2부로 나눠보려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과 다른 결의 의견을 담은 글이 되고 그 후 '손절'..당하는 건 아닐까..란 생각도 들지만 '다름'을 포용할 수 있는 성숙한 분들이 다수일 거란 생각에 큰 불안 없이 마무리를 향해 '앉았다 섰다' 조금씩 쓸 수 있는 부분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 '마이크로 라이팅 Micro Writing'이란 건... 단문, 에세이, 시에는 괜찮은 것 같은데, 큰 주제를 가지고 다듬어야 하는 글에는 엉덩이가 저릴만큼 앉아서 한자리에서 쭉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네요. 

그래도 정말 그 순간에 임박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그만 쓰고 싶다.. 빨리 마무리 하고 싶어...'
이렇게 느끼는.

중고로 자동차를 사려고 알아볼 때도 그랬어요.
(소비자 만족도 조사, 고장율, 리콜 등 많은 통계 데이터와 후기를 포함한 시장조사..시장가격조사... 후
 '아.. 그만 알아보고 싶다' 
그리고 문제없는 차량을 잘 골라서 잘 타고 있는데, 
글이란 것도 비슷한 결과로 이어지면 좋겠네요. ) 
남는 시간에 연재글만 손대면서 보내다가, 생존보고 겸, 카톡친구가 아니니, 잘 지내세요? 하고 안부를 물을수도 없고. 우리 작가님들 더운 여름 무사히 잘 지내고 계신가 ..겸사겸사 궁금하여 글을 남깁니다. 
요즘 하늘도 참 멋져서 많이 찍었는데 몇 개 나눠봅니다. 
2024.08.06 18:45 저녁 하늘 
2024.08.04 08:52 아침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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