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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빙산 May 10. 2024

라이킷수, 어쩌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지도 몰라요

브런치 ‘라이킷’ 사회실험결과) 라이킷수와 실제 읽음 비율

전 원래 결론부터 말하는 걸 꺼려합니다.

회사에서야 ‘피 보고자’가 그리하라면 그렇게 하지만, 배경도 흐름도 세부 디테일도 모르고, 요약된 것만 보고 결론 내리는 걸 원치 않아서이죠.  

하지만 오늘의 글 같은 경우에는 ‘두괄식’으로 시작해볼게요..

**실험종료를 알리며 마지막 알림: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라이킷을 누르지 말아주세요**

글 작성 후, 여파에 대해 사과의 글을 개제했습니다. (링크는 문서 최하단에 있어요)


1부: The Brunchstory Likeit Experiment (BLE)


실험방법:

브런치스토리에서 ‘라이킷’이 의미하는 게 무엇일지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해봤어요.

(배우자의 사랑은 시험하면 안되요)


힘 빼고 쓴 6개의 글 안에 ‘브런치사회실험 중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라이킷’을 누르지 말아주세요‘ 라고 적었습니다.

처음엔 이 문구를 중간과 끝에 넣기도 했고, 더 대담하게 아예 첫줄에 넣기도 하고, 제목 사이즈로 표시하기도 했어요.


BLE* 결론:

(적어도 제 브런치스토리에서는 -

1) 라이킷수는 읽은 수와 비례하지 않는다.

2) 구독자수 역시 읽은 수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 (적디적은) 브런치를 기준으로 하면 약 80%가 글을 읽지 않고 라이킷을 누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근거 데이터 설명:


테스트(BLE)를 진행한 6개 글에 대한 평균치를 설명하면

해당되는 글들의 조회수 평균은 43.2회.

조회수 대비 최소 31.3%는 글을 읽지 않고 라이킷을 누르셨고,

구독자수 대비로 보면 79.4%가 라이킷을 누른게 된다.


표 1 : 요약

**세부내역은 문서 최하단에


부연설명:

일단 샘플수가 워낙 적은 '브런처'이기 때문에 정확도, 신뢰도 이런 걸 논할 급의 실험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 작은 실험군 안에서는 약 80%가 글을 읽지 않고 '라이킷'을 누르고 계실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본의 아니게 제 ‘真독자’ 를 알게 되었고, 그 분들에게 더 마음이 가는 사태가 시작되었습니다만. 이건 계획된 게 아닙니다)


다른 작가님들은 충성된(?) 真독자들이 많을 수도 있고, 이건 제가 개인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역에서의 통계라고 부르기 너무 작은 통계이니깐요.


*우울기질의 작가님들이 이 데이터를 ‘아, 내 글이 좋다고 하트를 눌러준 걸로 알았던 사람들이…다 내 글을 읽지 않았다니!!’ 하고 슬퍼하실까 사뭇 두려워지기도 합니다만*

제가 이 실험결과를 통해 말하고 싶은 건:


그 어떤 브런치작가님도 라이킷 수가 적다고, 구독자 수가 적다고 초라해질 필요도, 의기소침해질 필요도 없다!


(어차피 허수虚数가 많으니깐요..!

작가가 되고 싶은 분에겐 100명의 라이킷보다 한 명의 출판사 담당자 혹은 브런치 큐레이터가 더….. 의미 있을테니깐요. 목적달성의 측면에서)


많은 구독자수가 작가의 셀프마케팅에 도움이 될 수치가 될 수 있겠지만, 작가와 독자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수치일지도 모르겠다는 거죠.

전체 글 랭킹 4위가 BLE 테스트 글. 제목을 잘 뽑아서 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어요
월별통계


이게 #BSchallenge 이런 걸로 퍼져서 사람들이 진짜 독자를 확인하겠다고 운동이 퍼질리가 없다고 생각되서 이걸 올리는 거기도 합니다. (설마…)


*애당초, 다른 사용자가 ‘라이킷’을 누르거나 말거나 하는 건, 그들의 자유의지를 행사하는 건데, 제가 왈가왈부 할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니죠*


2부: 님아, 그 하트를 누르지마오


이 실험을 하기 전엔 ‘라이킷’의 알림이 있을 때마다, 조금, 아주 조금 기뻐지려했어요.

 

하지만 BLE기간 중엔 기존의 패턴과 다른 반응이 이어졌어요.

알림이 뜰 때마다 ‘아.. ㅁ작가님도 읽지 않고 라이킷을 누르고 계셨구나. ‘ 라는 걸 깨달았습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착각의 가능성을 유보해야겠죠)

원래 사용하려던 이미지 (2024/5/13 교체)

하긴, 아무도 “라이킷”은 다 읽어야만 할 수 있는 거라고 정의 하지 않았으니깐요.

(전 타인의 자유, 타인의 행동을 존중하는 어른입니다. 다른 작가님들이 제 글에 라이킷을 누를 수 있는 자유, 읽지 않을 자유, 그리고 전 상처받지 않을 자유가 있죠)


* 언제나 타인의 행동의 의도와 진심을 파악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단정을 지을 수 없겠습니다.

(아니, 단정하면 안되죠. 모르는 거니깐요)

 아래에 몇 개의 가능성을 나열해봅니다:


- 커버 사진이 예쁘네요. ’라이킷‘~ 인스타 느낌~

- 제목과 소제목이 뛰어나구나. 일단 ’라이킷‘ 하나 눌르고~ 패스(안읽고 넘어감)

- (예쁘게 표현하면) 라이킷을 눌러준 사람의 브런치에 오길 바라는 마음. (사회인의 단어를 쓰면) ’영업‘ 이자 ’홍보‘.

 * 근데, 실제로 전 눌러주신 분들 방문해서 꽤 읽고 오기도 해요

-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래, 또 글 썼구나. 격려의 차원에서 ‘라이킷’ (하나 눌러주고 간다)

- 읽고나서 습관성/반자동 하트 누르기 ‘muscle memory’

- 너무 좋아서 안 누를 수 없었어요. (감사해요.)

- 청개구리 성향 : 누르지 말라고 하니 더 누르고 싶어요…

- ‘저장‘ 대용. 읽기 시작하며 나중에 ’라이킷‘ 한 글들 찾아서 읽기

 ( <- 이 메뉴가 있다는 걸 글 발행 후 발견해서 추가했어요)


..(놓친게 있다면 댓글에 달아주셔요)



브런치의 속성: 작가들의 등용문인가, 작가들의 또 다른 SNS인가 ?


브런치에 가입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가'라는 타이틀에 대한 열망 혹은 뜨뜨미지근한 미약한 소망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어떤 사람들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려 노력 중이고 그런 글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공감과 격려를 주고 있기도 하죠.


어떤 이들은 자기가 극복한 역경과 그 후 얻은 깨달음과 성공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콘텐츠화 하여 구매자를 양성하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게 나쁘다는 거 절대 아니에요)

 

어떤 이들은 기록을 목적으로 사용하다 너무나 뛰어난 소재와 글쓰기 실력의 상승효과로 본의 아니게 출간작가가 되기도 하죠.


제가 브런치 작가가 된 후 처음으로 구독하게 된 천재작가 ㄹㄱㅂ 작가님 같은 경우, 희망을 퍼뜨리고 싶은 소명감으로 글을 쓰기도 하구요.


저는…?


어쩌다가 브런치작가가 된 사람의 셀프 분석


저 역시 배너광고에서 '브런치 작가 프로젝트' 란 것을 보고 브런치작가에 도전했고 4번의 실패 끝에 겨우 브런치작가가 되었어요.

(이미 적지 않은 분들이 경험담을 나눠주셨기 때문에 내 경험의 디테일이 필요할 것 같진 않다고 생각됩니다.)


간략하게 얘기하면 1-4차 도전과 5차 도전의 차이는 2개로 요약할 수 있어요.


(1) 첫번째~네번째 시도에 난 직장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두리뭉실하게 설명했고, 다섯번 째 시도에선 회사명과 담당업무를 적었죠.


(2) 첫번째~네번째 도전 중엔 '내가 알게 된 이런 오해/지식'들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얄팍한 사명감(?)이 동기였습니다.

편파적이지 않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취지를 설명했어요.

하지만 다섯번째 시도 때는 아이들을 키우며 육아휴직 대신 단축근무를 하고 있다고 적고, 아이들과의 추억을 기록하고 싶다고 했고요

 

알려진 회사명이 어필 된 건가? 신분보증이 되었나? 육아 주제가 먹히는 주제라??


당시 브런치소개란에 는 이렇게 적혀있었죠.

”4개 국어를 해도, 국제결혼을 해도, 육아기근로단축에도 브런치작가가 되지 못했지만 계속 글을 쓰고 있는 세 아이 아빠- “라고 적어뒀었습니다.

당시 작가 소개


삼고초려라고 하기엔 너무 궁상이죠?  

5번째 도전에 통과.

혹시 5번 정도의 도전이면 ‘지성이면 감천’, 노력상, 도전의 용기가 가상하다- 하고 브런치스토리 담당자가 세워둔 ‘끈기상’으로 통과시켜주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경쟁플랫폼이 탄생하고 사용자수 늘리기 기간의 수혜자일지도 모르겠네요.

진상은 아마 언젠가 지인 중 카카오 근무자와 사석에서 만나서야 물어볼 수 있겠지만….


제 구독료(?)는 시선과 시간

저는 브런치스토리 안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지인들에게 하지 않는/못하는/해도 읽지 않을 내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아내는 제 아이디 뭐냐고 물어봐도 제가 안 알려주고 있고, 착한 제 아내는 제 핸드폰 비번도, 아이패드 비번도 알지만 제 브런치스토리 앱을 열어보지 않고 있죠. …애당초 제가 쓴 글에 큰 관심이 없어요 ㅎㅎㅎ 잠 줄여서 글 쓰고 책 읽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딴데 가있다며 심통이 나는 사람이죠)


제가 만약 브런치스토리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었던 삶의 스펙트럼,

멋진 작가님들의 도전과 삶의 이야기를 통해 나도 성장하고 있기에  가짜‘라이킷’ 이 빈번하더라도 계속 사용할 것 같습니다.

점점 더 응원하고 싶은 사람들이 생기고 있고 실제 책을 구매하게 되는 작가가 점점 늘어날 겁니다.

전 지난 수년간 유튜브, 팟캐스트에서 알게된 작가들의 책을 킨들 또는 알라딘서점을 통해 구매해왔으니깐.

너무 좋은 책들은 여러번 구매해서 생일선물로 하다보니 온라인도서 쇼핑몰 사이트에서 ‘구매한 도서 입니다. 또 구매하시겠습니까? 라고 8번-10번 안내를 받기도 해요.

그게 나에게 새로운 지식, 새로운 관점을 던져준 작가의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라고 믿기 때문이죠.

미지의 독자의 통장 잔고를 줄여서 내 통장에 넣겠다는 베스트셀러의 목표는 없어요.


다만, 누군가 내 글을 읽는다는 건 이미 독자가 소중한 시선과 시간을 들여 나의 이야기, 나의 마음소리를 읽어주고 있다는 걸 알고 감사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작가로 대박쳐서 부자가 되고 싶어 글을 쓰는 게 아니고, 판매부수/돈으로 평가받고 싶어 쓰고 있는 게 아니죠. (그래서 전 응원하기 버튼 활성화를 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제 글에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도전을 두려워 하는 분들께는 저처럼 경제적으로 평범 이하의 가정에서 자란 보통의 사람도 결혼도 하고 애 잘 키우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기도 하구요.


제 스스로 경험한 것들을 통해서

세상에 꼭 하고 싶은 이야기

독자들이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도 있고요.


언제가 제 아이들이 자라서 스스로 정보를 습득하며 오해를 마주할 때를 대비해서

미리 예습(?)차원에서 공부하고 진실을 알아두고 싶은 맘도 있죠.


널리 퍼졌으면 하는 진실과 진심을 전하고 싶어요.


그게 브런치스토리에 my story를 남기는 이유입니다.

까페에 앉아 브런치 먹을 시간은 전~혀 없지만, 잠을 줄여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매크로/봇이 누르는 라이킷이 아니라면, 기억해주시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이 유발한 오해로 속상하셨던 작가님께 죄송합니다. 세상의 오해를 풀고 싶다고 해놓고, 제가 오해유발자가 되었네요. 테스트 기간 종료 후 지난 글들에 있던 라이킷 누르지 말아달란 글귀는 다 삭제 중입니다.)



**본의 아니게 여파를 남기는 글이 되어, 사과의 마음을 담아 후속글 추가했습니다.**

https://brunch.co.kr/@thewholeiceberg/79



표2: 세부내역

6개 글에 대한 데이터 - 주: 통계전공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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