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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

제발 봐주세요

by 겨울달

여러분 제발 이 드라마를 봐주세요.


1950년대 뉴욕,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던 미리암 '밋시' 메이즐의 삶은 남편의 외도 고백과 함께 뒤집힌다. 그녀는 술에 진탕 취해서 코미디 클럽에서 자신의 삶을 하소연한다. 뒤늦게 스탠드업 코미디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된 그녀는 클럽의 매니저와 함께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개척해나가기 시작한다.


<길모어 걸스>의 에이미 셔먼 팔라디노 & 댄 팔라디노 제작. 위트 넘치는 다다다 속사포 대사로 유명한 사람들이 만큼 이번 드라마에서도 절대 안 봐줌. 오히려 공중파 엄마와 딸 이야기보다 더 자유롭다. 진짜 쓰고 싶은 건 다 쓰는 느낌.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계의 대모, 김수현의 드라마를 떠올려 보자. 모두가 똑같은 말투로 이야기하지만, 그 세계가 설득이 되지 않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 (물론 2010년대 중반에 가족 3대 모여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다들 숨 쉴 틈도 없이 다다다 이야기하지만, 대사 하나하나 주옥같고 모두 다 수긍할 만하다.


여자의 이야기다. 특히 무대를 휘어잡을 만한 카리스마를 가진 주인공을 기대할 만하다. 레이첼 브로스너핸은 이번 드라마가 첫 주연작일 것이다. 그동안 <하우스 오브 카드> 등 몇몇 드라마에 얼굴을 비췄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 만한 작품은 이게 처음이다. 세상에, 어디서 이런 배우를 데려왔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레이첼이 아닌 밋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스탠드업 코미디 씬은 정말 끝내준다. 에이미가 쓴 각본을 정말 본인이 쓴 것처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레이첼의 모습은 소름이 돋을 정도다.


밋시보다 재능도 없는 데다가 바람까지 난 무능한 남편, 딸의 주체적인 삶을 반기지 않는 부모, 중상류층 유대인 여성에게 세상이 바라고 강요하는 역할까지. 드라마는 매회 이것들에 대해 시원한 한 방을 날린다. 보면서 절대 괴롭거나 힘들거나 그렇지 않다.


어느새 밋시의 성공을 바라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이 드라마를 봐주세욥.



http://www.imdb.com/title/tt5788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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