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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새 Winter Robin Oct 30. 2022

04. 프로는 연구자다

실패와 성공, 그 사이에서

예전에 한 프로그램에서 박세리가 나와 게임처럼 실내 골프를 하는 모습이 나왔다. 현실 골프장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는데, 찍찍이나 움직이는 장난감들로 장애물을 만들어놓은 코스였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공을 친 것 같은 박세리가 공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자 코스를 곰곰이 뜯어보고 시뮬레이션을 그리는 것 같더니 끝에는 가능하리라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공을 넣었다. 박세리가 프로인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것은 바로 그가 연구자라는 점이다. 


석사 학위, 박사 학위 등 대학원에서 학위를 주는 것은 연구자로서 어느 단계이냐를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더라도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큰 기점은 아마도 스스로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지 않는가 일 것이다. 


연구와 생각을 하며 연습을 하는 단계가 그 사이 어디쯤 있다면, 프로는 거기에 더해 수많은 경험과 실전을 통해 다양한 생각과 연구 끝에 그만큼 많은 시도를 해본 것일 거다. 보통 사람들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식으로 실패 자체에 초점을 맞추곤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여기서 그 실패가 있기 전에 있었을 단계인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일 수도 있지만, 생각을 잔뜩 해야 하는 연구 단계를 아무 생각 없이 할 때가 많다. 

아인슈타인이 그런 말을 했더랬다. 실패한 방식을 그대로 똑같이 하며 성공을 바라는 것이야말로 어리석다고. 실패한 방식도 연구의 끝일 테고, 또 다른 방식을 찾아내는 것 또한 연구다. 


이 연구라는 과정은 취미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요리할 때 고기가 쉽게 탄다면 프라이팬을 바꿔볼 수도, 화력을 바꿔볼 수도, 기름을 바꿔볼 수도, 고기의 해동 정도나 양념 등에 대해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요리를 잘 알지 못해서 이 정도 예시밖에 없다는 것에 죄송할 따름이다). 이 연구란 것은 유레카 적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알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빨리 나오게 되긴 하더라. 


이 연구의 중요성을 나는 "골린이"가 되면서 더 생각하게 되었다. 기본 동작 하나하나도 자잘한 연구가 필요하다. "골린이"니까 단순하게 배운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연구자로서의 마음을 점점 키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나 같은 경우 마침 선배 연구자가 강사님으로 곁에 있으니 잘못된 방향으로 가더라도 바로잡아줄 거라 안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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