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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새 Winter Robin Oct 30. 2022

08. 각인되는 고통, 연습의 흔적

아침이 두려워요

“골린이”가 되어 괴로운 건 매일 연습을 해야 한다는 정신적인 압박감 외에 물리적인 고통이 있겠다. 


스윙을 했는데 잘못해서 바닥에 냅다 꽂혔을 때, 그 반동이 직격으로 손가락과 손목, 팔꿈치를 타고 올라온다. 처음에는 겁도 없이 휘둘렀던 골프채가 이렇게 몇 번 바닥에 박치기하다 보면 고통과 함께 두려움이 생긴다. 즉, 실패가 쌓인다는 것은 두려움이 생긴다는 뜻이다. 


한 예로, 언젠가 처음으로 허리가 아팠고 다른 한 때는 처음으로 무릎이 아팠다. 그런 증상들이 한 번 나타나자 혹시나 또 발생하는 건 아닌지 연신 걱정하게 된다. 전에 한 번 읽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전기 펜스를 마당에 쳐놓으면 그걸 못 본 개가 넘어가려다가 전기 충격을 받고, 그 뒤로는 무서워서 마당 밖으로 나갈 생각을 안 한다고 말이다. 두려움에 잠식되지 않으려고 하지만 가끔은, 특히나 팔이 안 좋은 날에는, 스윙 한번 하려고 마음먹기가 참 힘들다. 


그 이유는 내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다. 골프를 치고 나서 생긴 걱정은 바로 아침에 나타나는 팔 저림 현상이다. 어떤 아침에는 손가락 관절이 뻣뻣해져서 컵이라도 잡을라치면 손가락이 손잡이를 제대로 받치지를 못한다. 

좋게 말하면 연습의 흔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내가 몸의 피로를 제대로 풀고 있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대로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계속되면 나의 두려움은 점점 커질 것이고 그러면 재미가 붙기 시작한 골프가 무서워질 날도 다가올 것이라는 얘기다. 아직 그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몸을 지키면서 연습을 계속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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