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신화
듣기 불편했다.
“그래서 뭐. 그 정도는 흔한 거 아니냐? 정도 차이만 있지.”
뭘 원하는 건지 모르겠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맞고 길들여진 거, 불행한 거, 다 알아. 근데 그게 다 무슨 뜻이 있다는 식은 좀…”
사아는 여전히 무표정이였다. 대신 창밖을 턱으로 가리켰다.
“저기 사람들 보이지?”
“보여.”
“저 사람들한테 같은 얘기 해 봐. 너랑 똑같이 말해. ‘세상이 원래 그래.’”
“뭔 개소리야. 그럼 넌 뭐가 다른데. 너도 그럴 거 아니야.”
사아가 나를 봤다. 경멸은 아니었다. 경멸이었으면 오히려 받아칠 수 있었을 텐데, 뭐라고 이름 붙일 수 없는 거였다. 알 수 없으니까 더 불쾌했다.
“나는, 오류야.”
이명이 한 박자 멈췄다. 입술에 힘이 들어갔다. 웃으려고 한 건지 참으려고 한 건지 나도 몰랐다.
“그래. 어디까지 가는지 들어보자.”
(이 소설은 텀블벅을 통해 종이책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