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신화
“9시간째 수술 중이야.”
10분 지났어. 1년 반 동안 지낼 생활관 관물대에 짐을 넣은 지. 오열하는 누나의 목소리를 끊고 소대장실 문을 두드렸어.
“어머니가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계십니다.”
말은 또박또박 뱉었어. 눈물 참느라 다리가 떨렸지.
“청원 휴가 신청하고 싶습니다.”
생활관으로 돌아와 수첩 한 장을 찢었어.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졌지. 엄마와의 약속을.
돌이켜보면 전조는 진작부터 있었어.
엄마는 습관처럼 피곤하다고 했지. 어지럽다고 했어. 한 말을 또 물었고. 우린 귀찮아했어. 짜증 냈지. 엄마는 점점 불편한 혹이 돼 가고 있었으니까.
의사는 종양이 자란 지 족히 5년은 됐을 거라고 했어.
5년. 그 새끼였지.
“조금만 늦었어도 영원히 깨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누나를 통해 들은 의사의 말은 위로가 안 됐어.
9시간은 결국 11시간이 됐대. 뇌하수체 종양의 95퍼센트를 겨우 걷어 냈고. 누나가 그러더라. 수술실에서 나온 엄마가 물에 불어 터진 익사체 같았다고.
사흘 뒤엔 미음이 기도로 넘어가 폐렴이 터졌어. 그다음부터는 하나 끝나면 하나가 시작됐지.
목에 칼을 댔어. 플라스틱 구멍으로 숨은 들어왔지만, 엄마는 아파도 비명을 지를 수 없게 됐지. 배도 뚫렸어. 두 군데. 하나는 소변줄, 하나는 영양분 공급. 뇌압이 올라 머리에도 관을 박았대. 엄마는 튜브와 기계에 매달린 채 겨우 숨을 이었어. 팔다리는 아주 천천히 굳어 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