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의 미래에 대한 작은 생각 #3
미국 달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일단 생각해 볼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은 크게 세 가지이다.
1)의 경우는 미국 달러가 지금보다 더 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통화가 출현하지 않거나 기존에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통화도 힘이 약해져서 달러가 지금보다 더 국제적으로 선호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무역이나 외환 결제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금보다 높아지며, 각국의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고에서도 달러의 구성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지는 상황으로 볼 수 있겠다. 즉 미국 달러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과 선호가 지금보다 더 커져 있는 상태로 보면 되겠다.
2)의 경우는 미국 달러가 현재와 비슷한 위상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가 활용되는 무역이나 금융거래, 외환보유고에서 지금처럼 달러가 5~6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겠다. 덧붙여 앞선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달러는 무제한으로 찍어내도 괜찮다고?)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사람들에게 여겨지는 상황 또한 포함된다. 달러의 국제통화 지위를 대체할 가능성 있는 통화들이 존재하지만(유로, 위안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국제통화의 교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태이기도 하다.
3)의 경우는 미국 달러를 대체할만한 통화가 등장하는 상황이다. 국제통화의 특성상 미국 달러의 지위를 단번에 대체할 수 있는 통화가 등장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기준에서 가능성만으로 본다면 유로나 위안 같은 통화들이 달러가 현재 쓰이는 수준 정도로 활용되거나 혹은 빠른 속도로 활용도를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때는 더 이상 미국 달러가 사람들에게 안전자산으로 여겨지지 않는 시기이기도 하다.
세 가지 시나리오 중 무엇이 미래에 가장 유력한 것일까? 현재로서 가능성이 가장 떨어지는 것은 시나리오 1)이다. 시나리오 1)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제력이 지금보다 강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쉽게 이야기하면 전 세계에 'made in USA' 물건이 지금보다 훨씬 잘 팔리는 상황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미국 달러가 국제통화가 되었던 때는 미국의 경제력이 세계에서 압도적인 위치에 있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 미국은 여전히 경제대국이지만 전처럼 압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미 수출량은 중국이 미국을 넘어선 상황이다. 미국의 수출은 여전히 많지만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던 지난 시절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들어 있다. 혹여 미국의 산업 경쟁력이 다른 모든 국가들을 완전히 압도하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모를까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 현재보다 더 압도적인 경제대국이 되는 것은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시나리오 1)이 실현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능성은 달러의 대안 역할을 하는 통화가 약해지는 상황이다. 이는 유로나 위안 등의 통화가 지금보다 사용 비중이 줄어드는 등 입지가 약해지는 상황을 뜻한다. 그러나 유로나 위안이 활용되는 지역의 인구와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이 또한 발생하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늘 발생하는 환율의 등락 외에 화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해당 통화들의 활용도가 지금보다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현상 유지라는 시나리오 2)는 당연해 보인다. 그렇다면 달러의 위상이 약화되는 시나리오 3)은 실현될 수 있을까? 시나리오 3)의 핵심은 미국 달러에 대한 믿음이 지금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금처럼 달러를 마구 풀어도 사람들이 달러를 본체만체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아마 달러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아진 상태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달러를 무지막지하게 찍어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의 전제가 성립해야 한다.
시나리오 3)이 실현되기 위해 위의 두 가지가 필요한 이유는 이전의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미국 달러가 세계 최강이 된 이유는?), 미국 달러가 현재 국제통화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미국 달러를 국제통화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번에 대체 통화가 등장해서 국제통화가 교체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정한 하나의 국가가 주로 사용하는 외화를 바꾸려 한다고 해도 다른 국가들이 그럴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그러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해당 국가에게 불확실성만 높이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앞선 글에서도 인용했던 아이켄그린의 말을 다시 살펴보자.
게다가 달러는 현직 프리미엄을 누린다. 어떤 통화로 가격을 매길지 고민하는 수출기업들을 생각해보라. 수출기업들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경쟁상품에 대비하여 가격 변동을 되도록 줄이려고 한다. 그래서 다른 기업들이 달러로 거래를 하면 따라 하는 것이 이득이다. 다른 국제거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달러는 대다수 국제거래에 사용되면서 외환시장에서도 핵심적인 통화로 자리잡았다. 다른 나라의 수출기업들은 공급업체, 직원, 주주들에게 돈을 주려면 먼저 이익금을 자국통화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달러는 통화선물시장도 주도하게 되었다. 수출기업들은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예상 밖의 환율변동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금융서비스 수출기업들도 상품 수출기업들처럼 고객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경쟁자와 같은 통화로 가격을 매긴다. 따라서 과거에 국제 채권이 달러로 표시되었다는 사실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지속되는 경향을 만든다.
중앙은행들 역시 미국이 더 이상 교역과 금융거래의 대다수를 차지하지 않는다고 해도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른 중앙은행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러에 대비하여 환율을 안정시키면 다른 많은 나라의 통화에 대비해서도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다. 또한 달러는 통화정책의 기반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선뜻 불확실한 변화를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중앙은행들은 해외부채를 표시하고 교역에 사용하는 통화를 보유하고 싶어한다. 보유고를 운용하는 목적은 해외부채와 교역의 흐름을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앙은행들은 환율기준으로 삼는 통화를 보유하고 싶어한다. 그래야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은 투자 수익을 반기는 동시에 보유고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제한하고 싶어한다. 또한 환율기준으로 삼는 통화는 구매력 측면에서 가장 큰 안정성을 제공해야 한다.
...(중략)...
중앙은행들은 원활하게 시장에 개입할 수 있도록 유동적인 자산을 보유하고 싶어한다.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없는 자산은 시장 조작에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 국채시장이 회전율이나 거래비용 측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졌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 국채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금융시장이다. 이 사실은 미국의 경제 규모와 금융시장의 발전도를 반영한다. 기존 구도는 자기 강화적 속성을 띠고 있다. 미 국채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해외투자자들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새롭게 유입된 해외투자자들은 미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늘려준다. 따라서 현직 프리미엄은 국제금융 중심지가 되기 위한 경쟁뿐만 아니라 보유통화가 되기 위한 경쟁에도 도움을 준다. 물론 현직 프리미엄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통화별 가격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비용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향후 그 이점이 약화될 수 있다.
-아이켄그린, 2011, [달러 제국의 몰락]
따라서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극도로 하락할 만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안 역할을 할만한 통화가 등장하지 못한다면 달러의 국제통화로서의 지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마찬가지로 대안 역할을 할만한 통화가 등장하더라도 미국 달러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가 하락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달러는 현직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국제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즉 앞서 제시한 두 가지의 전제가 동시에 실현될 수 있어야 시나리오 3)의 현실화가 가능할 것이다.
(두 가지 전제의 동시 실현이 특정한 시점에 짠하고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통화의 특성상 앞서 제시한 두 가지 전제가 실현된 상황은 시기를 두고 점차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두 가지 전제가 임계점이라 할만한 수준 구체적으로는 사람들이 그렇게 체감할 만한 수준까지 도달한 때가 동 시기인지가 중요하다)
사실 위의 두 가지 전제는 다른 모습 같지만 하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대체 통화의 활용도가 커지는 것은 상대적으로 달러에 대한 신뢰를 낮추는 기능을 할 것이고, 혹은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되면 대체 통화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이 반드시 동시적으로 나타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시장의 가격을 결정하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처럼 기존의 달러에 대한 신뢰가 줄어든다고 해서 대체 통화의 가치가 상승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사람들에게 신뢰란 0과 1만 존재하는 디지털처럼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앞서 제시한 두 가지 전제가 현실에서 실현되는 형태는 일관된 것이 아닌 다양한 속도와 방향성을 띤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할만한 계기로 여길 사건이나 이벤트는 예전의 역사들처럼 발생하겠지만 말이다.
이전의 글에서 대안이 될 만한 통화가 지니고 있는 약점을 확인했었다(미국 달러가 세계 최강이 된 이유는?). 그런 점에서 앞선 두 가지 전제 중 하나인 미국 달러에 비견할만한 수준의 가치를 지닌 대체 통화의 등장은 현재 기준으로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미국 달러의 가치가 스스로 약화되는 상황은 발생할 수 있을까? 이미 이와 관련해 미국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준비 통화로서 달러의 지위 유지의 관건은 무엇보다도 미국 자신의 정책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경제를 심각하게 잘못 관리할 경우 다른 준비 통화가 달러를 대체할 수 있다. 여기서 '심각하게 잘못 관리한다는 것'은 지속 불가능할 정도의 대규모 경상 수지 적자가 계속 이어지도록 내버려둠으로써 대규모 대외 채무를 누적시키고, 결국에는 무질서한 조정 과정으로 끝을 맺게 될 그런 정책을 가리킨다. 이런 무질서한 조정 과정은 달러의 절하와, 국내 인플레이션의 급등 혹은 고금리로 인한 미국 채무 증권의 명목 가치 급락을 초래할 수 있다. 달러 환율의 불안정과 달러 표시 자산의 구매력 약화는 틀림없이 달러 준비금 보유의 매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20세기의 처음 사반세기 동안 영국의 물가 상승률은 미국의 거의 세 배에 이르렀는데 이것이 달러에 대한 스털링의 반복적 평가 절하와 결합하여 스털링의 국제적 지위 상실을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바로 이 점이 영국의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아이켄그린, 2008, [글로벌불균형]
달러의 폭락에 대한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는 폭락이 시장 패닉이나 정치적 분쟁이 아니라 미국의 재정정책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는 것을 가정한다. 고질적인 재정적자는 종종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최근에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이 처한 상황을 보면 재정적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위기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다. 재정적자가 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부부채가 늘어난다. 그러면 세수에서 차지하는 이자 비중이 과도한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 정부는 조만간 재정을 안정시키겠다는 약속으로 투자자들을 다독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투자자들의 마음은 쉽게 변한다. 변심한 투자자들은 채권을 대량 매도하여 통화 가치의 급락을 초래할 것이다.
...(중략).... 달러의 운명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재정정책에 달렸다. 미국의 재정 상황은 세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금융위기 전에 사정이 심하게 악화되었다. 2001년과 2003년에 이루어진 감세로 GDP 대비 세수 비중이 1950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의료보장 혜택을 늘리고 두 번의 전쟁을 치르느라 재정지출을 줄일 여지가 전혀 없었다. 그 결과 2000년에는 흑자였던 재정이 2007년과 2008년에는 GDP의 4%에 이르는 구조적인 적자로 돌아섰다. 늘어난 정부부채에 따른 이자를 감안하면 앞으로 재정적자의 악영향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둘째, 금융위기로 인해 엄청난 재정적자가 발생했다. 당시의 재정악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정부는 세수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민간지출을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규모가 너무나 컸다. 2009년에 기록한 GDP대비 11%의 재정적자는 평화시 기록으로는 유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6개국을 제외한 전 세계 GDP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였다. 심지어 2010년의 재정적자는 더 늘어났다. 셋째,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는 2015년 무렵이 되면 의료보장비용과 연금비용 때문에 재정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부가 의료보장제도를 개혁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켄그린, 2011, [달러 제국의 몰락]
아이켄그린의 지적처럼 미국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대규모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래 그래프의 빨간색은 미국의 경상수지로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이며 현재는 그 규모가 약 5천억 달러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래프의 파란색은 재정적자가 GDP 대비 어느 정도 되느냐를 보여주는 것으로,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이며 현재는 그 규모가 GDP 대비 4% 정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달러 가치의 하락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사실 미국 달러와 같은 국제통화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할 때 단기간의 환율 변동을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 하면 국제통화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이 오면 봇물 터지듯이 가치가 하락할 것이지만, 그 이전의 등락은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살펴볼만한 지표가 환율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환율이 그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자.
환율을 기준으로 미국 달러의 가치는 1970년대보다는 하락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금융위기의 진앙지가 미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마저 발생했다. 관련해 금융위기에 대해 다루고 있는 유명한 책인 [이번엔 다르다]에 나온 표현을 읽어보자.
만약 미국이 개발도상국가였다면, 환율은 폭락하고 금리는 폭등하였을 것이다....(중략)... 2007년 위기가 발생한 후 첫 해에 정확히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미국보다 다른 나라들이 더 위험하다고 인식하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금리가 하락하였다.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미 재무성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케네스 로고프&카르멘 라인하트, 2010, [이번엔 다르다]
게다가 이 시리즈의 첫 번째 글에서도 제시하였던 것처럼,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어려운 지금 역시 달러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꺾일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아마 미국 달러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는 당분간은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상 유지라는 시나리오 2)가 앞으로도 유력해 보인다. 따라서 금과 같은 귀금속에 그 가치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종이에 잉크를 묻혀 찍어내면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까? 정말 다른 변수는 없는 것일까? 앞서 지적한 것처럼 경제학자들은 달러의 미래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위에서 인용한 [이번엔 다르다]의 본문 다음 문단을 한번 인용해보겠다.
그러나 매수자들은 기억하라! 만약 미국의 정책 담당자들이 장기적으로 재정 안정을 확고히 하기 위한 강력한 태도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의 환율과 금리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일 수도 있다.
-케네스 로고프&카르멘 라인하트, 2010, [이번엔 다르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 달러 앞에 어떤 변수들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기존에 논의되는 것들과 필자의 상상력(?)이 함께 결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음 글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