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2일
라고 봐야 합니다
병원을 나서는 내내 아내와 나는 말이 없었다. 택시를 타고 아이는 금세 잠들었다. 저녁 6시가 넘은 시간 올림픽대로의 차들은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크게 내쉬는 숨마저 한숨처럼 들릴까 봐 막막한 마음을 붙잡고는 아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피곤했는지 입을 벌리고 잠들어있는 아이를 한 손으로 안고 있던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쉼 없이 흐르고 있었다. 택시의 그 누구도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았다. 차량으로 가득 찬 올림픽대로의 그 무엇에서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낮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지 아이는 여느 때와는 다르게 이른 시간인 10시쯤 잠들었다. 불을 끄고 누웠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어지러운 마음에 몸을 막 뒤척일까 두려워 눈만 껌뻑이다가 고개만 돌려 아내를 바라봤다. 똑바로 누워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아내의 눈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이 떨어졌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역시 잠이 오지 않았다.
억지로 잠을 청해 잠깐 잠이 들었다가 금방 눈을 떴다. 12시가 넘은 시간, 오만 가지의 나쁜 생각과 오백만 가지의 슬픈 생각들에 어느새 주변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울고 싶었다. 너무 크게 우는 것이 두려워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벌써 이렇게 울면 앞으로 어떡할 것인가. 그래서 결심했다. 매일매일 이 말을 할 수 있게 살자고.
오늘도 울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