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용원 Oct 17. 2018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미라이공업 이야기] 등을 읽고

대부분의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회사라는 곳을 다닌다. 그 사람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조직이라는 곳에 속해 살아간다. 이른바 조직생활을 경험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조직생활은 좋지만은 않다. 조직에 속해있음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은 분명히 있지만, '조직에 속해' 생활함으로써 따라야 하는 규범, 문화 등이 모든 사람에게 달갑기만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다니는 '회사'는 많은 경우 필요악처럼 여겨지는 공간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마음에 들지 않지만 상관의 화법에 순응해야 하고, 일의 성과나 생산성을 위해서는 다른 노동 방식이 필요함에도 그동안 해왔던 방식을 따르기도 한다. 모든 사례에 해당되지는 않겠지만 어쩌면 요새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퇴사'라는 화두는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기업문화, 조직문화에 대한 개인의 반감에서 시작한 것일지 모른다. 


사실 마음에 들지 않는 조직문화의 문제는 생계를 위해 회사를 다니는 거의 모든 한국의 직장인이 가지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내가 이렇게 일하려고 이 노력을 들여 여기를 들어왔나?'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월급이라는 마약 때문에 버틴다'

'다른 곳을 가도 여기랑 다를 것이 없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지.'

'남의 돈 벌기가 쉽나. 그냥 이렇게 살아야지'


많은 직장인들의 이런 푸념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조직문화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체념하는 태도가 깔려있다.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우리에게 기쁘고 즐겁게 일한다는 건 이룰 수 없는 것이며 쪼임과 강제 속에서 일하는 것이 일상이며 숙명이라는 체념. 그 무기력한 체념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건네는 현실이 존재한다. 바로 '미라이공업'이라는 회사다.


출처 : 다음


전 직원 정규직, 정년 70세, 8시 30분 출근 4시 45분 퇴근, 잔업과 휴일 근무 없음, 휴가는 140일, 육아휴직 3년, 회사 부담으로 5년에 한 번 전 직원 해외여행, 월급은 동종 업계보다 10% 높음, 보고ㆍ연락ㆍ상담 금지. 


위에 언급한 사항이 미라이공업이 취하고 있는 정책이다. 학창 시절 교실에 붙어 있는 급훈이나 회사 벽에 붙어 있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지향한다는 식의 표어가 아니라 실제 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정책들이다. 이렇게 하는데 회사가 잘 돌아갈까? 잘 돌아간다.  


창업 이래 48년간 적자 없이 연 매출은 3천억 원에 평균 이익률 15%(동종업계 3%)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를 자랑한다. 그러면 혹시 놀라운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것이 가능한 것 아닐까? 그렇지도 않다.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누구나 만들 수 있기에 지독하게 경쟁이 치열하고 심지어 대기업까지 진출해 있는 전기 제조 설비 분야이다. 


8시간도 되지 않는 근무시간에 휴가는 140일이고, 월급은 더 많은데 상관에게 보고ㆍ연락ㆍ상담은 금지임에도 돈은 더 잘 버는 회사라니 우리의 흔한 상식에는 이해되지 않는 결과다. 노동시간과 양적인 성과는 비례하는 것 그리고 모든 상황에 대해서는 상관에게 보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우리 주변의 상식을 철저하게 파괴한 결과가 이렇다면 누구나 놀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러한 상식을 뒤엎는 결과를 낳았을까? 미라이공업을 창업하고 이러한 기업을 만들어 낸 야마다 아키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사람은 신뢰를 받아야 온 힘을 다해 거기에 부응하려고 한다. 도둑질도 마찬가지다. 우선 이쪽에서 자진하여 통장과 인감을 맡겨버린다. 그 정도로 상대를 신뢰하고 감추는 것 하나 없이 다 드러내 보인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라도 대개는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그것이 도둑놈한테 일을 시키는 역발상이다.
-'야마다 사장은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에서


위로 여행에 돈은 내는 것도, 타임리코더를 폐지하는 것도, 휴가를 많이 주는 것도, 메세나 활동을 펼치는 것도, 목적은 단 하나, 사원의 의욕을 북돋워주기 위해서다. 사탕을 던져주면 사원은 일할 마음이 생긴다. 사탕을 주기 때문에 돈을 번다. 아무 일도 해주지 않으면서 "일을 열심히 해주면 뭔가 줄게"라고 입으로만 꾀니까 늘 그 모양 그 꼴이다.
-'야마다 사장은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에서


역시 인간이라는 존재는 '살아 있어서 좋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야 행복하다고 본다. 직원들에게 그걸 느끼게 하고 싶다. 시간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쓰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인생을 소중히 하라'고 말하고 싶다.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불만이 쌓인다는 것은 불행하다는 이야기다. 회사라는 곳은 직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곳이어야 한다.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장사는 고객을 감동시켜야 성립해. 고객을 감동시키면 물건을 사줘. 다른 회사들은 고객 제일주의, 고객 만족 등 여러 가지 말로 표현하는데, '감동'이란 단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은 누구냐. 바로 직원들이야. 그렇다면, 경영자는 고객보다 먼저 직원을 감동시켜야 해. 직원이 자기 회사에 감동하지 못하면 고객을 감동시키지 못해.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나는 '직원은 경영자를 속이는 법이다'고 생각한다.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율에 맡긴 것이다. 자꾸 속여도 된다. 이렇게 하면 인간은 오히려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다.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사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것일지 모른다.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혹은 생각을 알 수 없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특정한 일을 하게끔 만드는 것 물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돈을 주지만, 그것만으로 특정한 일이 내가 생각하는 목적과 방향에 부합하게 진행되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덕분에 많은 회사와 조직에서 보고체계를 중시하고 일의 성과에 대해 보상하는 방식으로 조직 내 구성원의 행동을 규율하려 한다. 


물론 이러한 통제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전적인 자유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통제가 무엇을 위한 것이냐를 생각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조직생활에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보고'는 통상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조직의 상층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정말 나은 결과를 가져올까? 


대부분의 사장들은 자신의 규칙과 다르게 일을 처리하는 사원을 보면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하고 싶어 한다. 물론 사장으로서 잔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은 사원들의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어리석은 것으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자신의 방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결과가 바르게 나온다면 비록 자신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 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목적지로 가는 길은 여러 개인 것이다.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에서


사실 일처리에 정답은 없다. 최고의 일처리 방식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조직에서 일은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하는 것이고 문제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알리는 것이 되어버리기 쉽다. 관련해 야마다 아키오는 이런 말을 한다.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상사와 의논한다. 무엇이든 상사에게 연락하여 보고만 해두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그런 식으로 하니까 진지하게 일 하나하나에 임하려 들지 않는 인간만 나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상사에게 잘 보이도록 보고서를 정리할까? 그런 하잘것없는 일에 에너지를 쓰기 시작하면 곧 망조가 든다.
-'야마다 사장은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에서


사원은 우선 맡겨진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면 된다. 열심히 하다 보면 반드시 그 분야의 프로가 될 수 있다. 어떤 분야라도 프로가 되면,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게 된다. 이것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며, 더 높은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반대로 사장은 모든 분야에서 프로가 되려는 무모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사장도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은 모든 면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던 것을 나누어 사원에게 일정한 권한을 주고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해야 한다.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에서


이른바 '조직생활'이 힘든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사생활과 같은 부분은 어차피 '조직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니 제외하더라도, 조직에서 일을 할 때 자율성을 확보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 것인가? 물론 충분히 자율성이 보장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것 정도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조직생활의 결과가 이른바 좋은 '퍼포먼스'로 나타나느냐이다. 여기에 야마다 사장은 따끔한 일침을 날린다.


한마디 더 하자면, 보고ㆍ연락ㆍ상담을 확실히 하고 있는데, 왜 그 회사들은 매출이 오르지 않을까? 감히 말하지만 보고ㆍ연락ㆍ상담 같은 걸 하고 있으니까 돈을 못 버는 것이다.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사장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불쑥불쑥 특권의 카드를 빼들고 싶어 진다. 경리한테도, 제조 사원한테도, 영업 사원한테도 누구한테나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능력도 없는 주제에 이것저것 지시하고 싶어 진다. 하지만 권한이 있다는 것과 능력이 있다는 것은 완전히 딴 얘기다.
-'야마다 사장은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에서


그러면 실제 미라이공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보고ㆍ연락ㆍ상담 금지에 관해서 : 물론 최소한의 논의나 보고는 합니다만, 의무는 아니에요. 다른 회사들은 먼저 위에 이야기해서 허락받아야 일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 회사는 현장의 담당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판단을 중요시하고 있어서, 보고ㆍ연락ㆍ상담은 굳이 안 해도 됩니다. 그래서 같은 부서 내의 상사와 인간관계가 비교적 친밀하다고 봐요. 상사와 부하 사이라기보다는 순수하게 선배에 가깝다는 인상입니다. 지식이 풍부한 분에게는 상담하러 가지만, 상사에게 보고하는 식은 아니에요.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보고'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보고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보고'를 통해 조직의 하급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더욱 정확히는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조직이 생겨나고 없어지는 과정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창업 멤버가 아니라 조직이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에 들어온 사람이 얼마나 조직을 발전시키고 지속시키는가이다. 그런데 그러한 조직의 영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이른바 후대를 제대로 양성하는 곳은 얼마나 될까? 그저 관성적으로 구태의연한 의사결정을 답습하며, '우리 때는 이런 것도 했는데, 너희는 이것도 못하냐' 등과 같은 어이없는 말 혹은 생각을 품고 있는 조직이 우리 주변의 일반적인 모습은 아닐까? 


사실 이러한 모습은 조직의 본질 그리고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놓치고 있을 때 나타나기 쉽다. 영리든 비영리든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 그리고 그를 위해 기획되고 추진되며 실행되는 일. 그것들의 본질은 그것이 형성되고 이루어지는 것의 중심에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조직이든 일이든 그걸 해내는 사람이 얼마나 신명 나게 열심히 임할 수 있느냐가 목적 달성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떠한가? 소위 말하는 경영자의 관점에서 사람은 비용으로만 계산되기 십상이다. 그리고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경제적 보상이 많고 적음을 떠나 '나'라는 사람이 이곳에서 어떻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야마다 사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사람을 비용 취급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예를 들어, 회사가 매달 30만 엔 주던 월급을 15만 엔으로 줄였다고 치자. 그러나 같은 일을 시켜놓고 돈은 반만 주는데, 시간제 근로자가 정직원과 같은 마음으로 일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일을 똑같이 할 리가 없을 것이다. 관리직의 눈이 닿는 곳에서는 열심히 할지 모르겠지만, 속으로는 적당히 하려고 할 게 분명하다. 그게 당연하다.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일본의 중소기업들을 보면, 어찌되었든 저임금으로 장시간 부려먹는 편이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많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중소기업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뛰어난 능력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그 사원이 불만을 느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들은 단지 급여를 받기 위해서 회사에 나오게 될 것이고 결과는 당연히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가능한 한 사원들이 불만을 느끼지 않도록 애쓰고, 나름대로 열심히 하라고 말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에서


야마다 사장은 이러한 통찰을 간단하게 이렇게 정리한다.


사장의 일이라는 건 사원을 행복하게 해서 '이 회사를 위해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게 하는 '당근'을 주는 일이야. 사원이 의욕을 내서 회사가 돈을 벌면 이익을 '당근'으로 또 주는 거지. 그뿐이야.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먹고 자는 일뿐이라면 돼지도 하고 있고 소도 하고 있어. 날마다 야근을 시켜버리면 직원은 집에 가서 먹고자는 일밖에 못 해. 직원은 가축이 아니니까 자기만의 시간을 줘야 해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여기까지만 들으면 너무 꿈같은 이야기 같다. 그래서 다 좋은데 돈은 어떻게 버느냐라는 물음도 나올 법하다. 사실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진작 나왔다. 자율성. 그리고 그 자율성이 가져다주는 결과. 야마다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전문성을 가지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가운데 자기 자리에서 모두 자유롭게 발언하면서 하나의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러한 조직이야말로 강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살아남는다.
-'야마다 사장은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에서 


지금 우리 개발부에는 직원이 약 40명 있다. "반드시 타사와 차별화 해!"하고 말하지만, 아이디어가 전혀 안 떠오를 때도 있다. 그럴 때는 화내지 말고 "좋아, 월급 줄 테니까 놀고 있어"하고 말한다. 인간은 그런 말을 들으면 오히려 궁리하고 성과를 내야겠다고 생각하는 법이니까. 회사로부터 이렇게나 많이 휴가를 받고(유급 휴가 제외하고 연간 140일), 적은 근무 일수 안에서 시간외근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보통 '이거 위험하다'하고 불안해한다. 불안하니까 시간 내에 일을 끝내도록 열심히 집중해서 일하게 된다. 마치 궁지에 몰린 쥐처럼.
-'미라이공업 이야기'에서


사실 미라이공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정확하게는 번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끝없는 다른 곳과의 차별화 노력이었다. 그리고 야마다 사장은 그 노력이 사원 개개인의 자율성에서만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사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속담처럼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일 자체가 개인의 흥미를 끌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우리가 얼마나 다르게 회사생활을 하는지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야마다 사장은 자신의 이러한 통찰이 실제로는 실행하기에는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 알고 있었다.


우두머리가 권한과 함께 자유를 주면서 아무리 맘껏 향유하라고 말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도 변하는 일도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정형화된 제도가 만들어져 사람들을 옭아매는 것이다. 어쩌면 그런 곳이 회사이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샐러리맨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만든 범인이 특별히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아무도 명령 같은 것을 내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딘가에 '유령'은 분명 있고, 우리는 그것을 없애야 한다. 어쩌면 그것도 사장의 역할일지 모른다.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에서


영업도 마찬가지다. 영업 사원을 고용해도 처음에는 회사의 상품이나 거래처를 잘 모르기 때문에 금방 실적을 올릴 리 없다. 한 사람을 제대로 키워내려면 적어도 3년은 걸릴 것이다. 상품이 팔리지 않는 3년 동안은 그들에게 공짜 밥을 먹여줄 각오를 해야 한다.
-'야마다 사장은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에서


조직생활은 조직에 속한 인간에게 통제를 가한다. 그러한 통제가 잘못되었다거나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직이 가지는 목표, 그를 위해 이루어지는 일, 그리고 그러한 일을 함으로써 경제적이든 정신적이든 보상을 받게 되는 인간이라는 상황하에 통제는 사실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일상적인 조직생활의 통제가 과연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관행적인 것일까? 앞서 이야기한 미라이공업에도 당연히 통제는 존재한다. 무엇을 하라 혹은 하지 말라는 통제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한 통제이냐가 결국 문제인 셈이다. 물론 미라이공업의 이야기가 조직에 있어 완벽한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진정으로 조직과 일에 대해 고민하고, 그 문제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에 대해 쉽지만 날카롭게 이야기하는 야마다 사장의 통찰이 궁금하다면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민낯을 마주해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