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비행도 거뜬한 '외않사템' 5가지
'세미 바리바리스타'인 나는 장거리 여행 시 새로운 물건을 이것저것 들고 가 사용해 보는 것을 즐긴다. 더불어 해외 장기체류를 몇 차례 경험하며 타지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과 현지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없으면 서운한' 것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눈이 점차 생기더라.
한국에서 페루, 멕시코 등 중남미로 이동할 시에는 최소 13시간, 그리고 경유까지 최대 20시간가량이 소요되니 그 아찔함과 찌뿌둥함을 견뎌내야 한다. 물론 그 긴 여정을 잠으로 때울 수 있는 축복받은 이도 있을 터이나, 나는 기내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는 저주받은 체질을 지녔기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그 시간을 '워프‘할 수 있는지 여러 차례 연구해 보았다. 오늘은 장거리 비행을 통해 느낀 꿀템과, 몇 가지 팁을 전수해 보려고 한다.
1. 벨크로 운동화
이번 여행에서 정말 잘 신은 일명 '찍찍이 운동화'. 요즘은 '메리제인 운동화'라는 이름으로 스포츠 의류 브랜드와 각종 SPA 브랜드에서 판매되고 있다. 내가 구매한 모델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라보카 MJ. 이 모델이 아니더라도 벨크로 운동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첫째로, 중장거리 비행 시 발이 붓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슬리퍼를 챙기자니 기내수하물 공간이 여의치 않고, 신발을 아예 벗자니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칠 때가 있다. 하지만 통풍이 잘 되고 가벼운 벨크로형 신발을 신고 항공기에 탑승해 상단부를 훌렁훌렁 풀어 주면 부기가 금방 빠질뿐더러 발 역시 편하고, 화장실에 갈 때 슥삭 간편히 잠글 수 있다.
둘째로, 기내에서의 편안함을 추구하고자 비행기 탑승 전부터 슬리퍼나 조리를 신고 돌아다니자니 식당이나 면세점, 라운지 등에서 조금 민망할 때가 있다. 하지만 메리제인 운동화 또는 단정한 샌들을 신으면 나름의 TPO(?)를 갖춘 채 공항을 활보할 수 있다.
2. USB타입 케이블
아이폰 유저인 나는, 빠른 충전을 위해 C타입-8 Pin으로 이루어진 고속 충전 케이블과 콘센트를 습관처럼 지니고 다닌다. 때문에 비행기 탑승 시, 가끔 USB타입 케이블을 잊곤 해 곤욕을 겪을 때가 왕왕 있다.
공항 게이트 앞 Charging Station에서는 전기 콘센트 또는 USB를 이용해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항공기 이코노미석은 USB 포트만을 지원한다. 이를 망각하고 C타입 케이블만 지참하였을 때, 울며 겨자 먹기로 노트북을 켜 이에 핸드폰을 연결하여 충전을 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물론 보조배터리를 지참한다면 배터리가 부족할 일은 많이 없지만, 혹시를 대비해 장거리 비행 시에는 USB타입 케이블을 잊지 말 것!
3. 오프라인 웹툰 저장
'아이템'이라기엔 다소 추상적이지만, 많은 웹툰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콘텐츠 오프라인 저장 기능을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일정 시간 동안 웹툰을 다운로드해 열람할 수 있어, 지루한 비행시간을 순식간에 워프할 수 있다.
주로 밀린 작품을 한 번에 몰아 보거나, 이미 완결되었거나 한 시즌을 마친 웹툰을 저장해 읽는 편. 이미 연재 중인 작품의 경우, 적어도 50회 이상의 회차수가 나온 웹툰을 선택한다. 비행시간이 한창 남았는데 다음 화가 궁금해 고통에 몸부림치는 상황은 겪고 싶지 않기에.
네이버 웹툰 어플의 경우 우측 상단 ‘임시저장', 카카오웹툰 어플에서는 우측 상단 ’다운로드' 메뉴를 통해 임시저장이 가능하다. 저장 가능한 기한이 짧고 데이터 소모가 큰 점을 고려해, 비행기 탑승 전 와이파이를 이용해 공항에서 원하는 웹툰을 넉넉하게 담아 두기를.
4. 노이즈캔슬링 오버이어 헤드폰
지난 터키발 인천행 비행에서 '이걸 챙겨줘서 고맙다, 나 자신아!'를 몇 번이나 외치게 한 꿀템. 현재 내가 사용하는 제품은 소니 WH-1000XM5이다.
멕시코에서 마드리드로 이동할 때, 오버이어가 아닌 온이어 헤드폰인 마샬 메이저 4를 지참했다. 하지만 온이어 제품의 경우 노이즈캔슬링이 완벽하지 않고, 귓바퀴를 장시간 눌러 통증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더불어 인이어 제품의 경우, 외이도 통증을 수반하고 고막에 무리를 줄 수 있음을 다들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오버이어 헤드폰과 함께라면? 열 시간도 문제없지! 어차피 귓바퀴를 직접적으로 누르지 않기에 큰 부담이 없고, 음악을 틀지 않은 채 노이즈캔슬링 기능만 켜 두어도 차음 효과가 상당하다.
최근 비행에서도 종일 음악을 들으며 평온한 시간을 보낸 후, 착륙 직전 전원을 끄는 순간 뒷자리에서 자지러지게 울부짖는 아기의 절규가 그제야 들리기 시작했다.
5. 투명 파우더
인천에서 LA, 그리고 다시 리마로 향하는 죽음의 비행을 잊지 못한다. 인턴 파견 건으로 출국했기에 나의 상사가 될 분께서 공항으로 친히 마중해 주시었고, 이미 기름과 땀에 절어버린 처참한 몰골로 첫인사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
뽀송한 모습을 유지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경유지 라운지에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는 것이나, 긴 직항 이용 후 중요한 이를 만나야 한다면 투명 파우더만 한 것이 없다.
90년대생 여성이라면 한 번쯤 사용해 보았을 '노세범 파우더'. 화장용으로 나온 제품이지만 90%의 구매가 정수리에 사용한다는 익히 알려진 비밀.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대부분의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에서 투명 파우더를 판매하며, 급할 경우 다이소에서도 '기름종이 파우더'라는 직관적인 이름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생각보다 향이 많이 세지 않고, 부피가 작아 기내 반입에도 무리가 전혀 없으니 하나쯤 챙겨 떡진 앞머리 또는 정수리, 혹은 이마에 톡톡 두드려 보길.
다음 포스트에서는 단기, 장기여행 시 없으면 서운한 제품들을 모아 소개해보려고 한다. 여러분이 비행 시 꼭 챙기는 아이템이 있다면 댓글로 넌지시 귀띔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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