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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가족은 화목했다. 여름 방학마다 강릉에 방문하여 가족 휴가를 즐겼다. 아빠, 엄마, 지수, 그리고 지현이. 그들은 자가용이 아닌 무궁화호를 타고 강릉행 기차에 항상 몸을 실었다. 지수의 아버지는 공무원이었지만, 일찍이 책으로 넓은 세상을 배우고 그릇을 키웠다. 사람은 정해진 방도대로 사는 것이 아닌. 자신이 생을 만들고 가꾸어야 한다고 지수와 지현에게 가르쳤다. 그런 아버지를 지수는 존경했다. 아버지로서, 한 남자로서. 한 집안의 가장. 그리고 남편의 역할도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끔 꽃을 선물하는 그를 용서하지 않을 여자는 없었다. 화목한 지수네 열차는 언제까지고 즐겁게 달릴 것만 같았다. 시간이 지나고 지수는 어느덧 고등학생이 되었다. 자기 생각이 중요해지고 자신의 세상이 전부인 나이가 되다 보니 가족들과의 시간이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되었고 밖으로 나돌아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계절이 지나가고, 어느덧 여름. 지수네 가족 행사는 여름에 치러진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강릉행 기차에 몸을 실은 지수네. 매년 해왔던 일임에도 유독 실수가 잦았다. 지수가 티켓을 잃어버리고, 지현이는 가방을 잃어버렸다. 그럼에도 지수 아버지는 웃음을 잃지 않고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넘겼다. 긴 시간 끝에 그들이 탄 기차는 강릉에 다다랐다. 뜨거운 햇빛이 지수를 맞이하며, 짜증이 밀려오는 청소년기의 지수. 대수롭지 않은 사소한 것들에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덥다고 보채는 지현에게 지수가 한소리를 한다. “야! 나도 더워. 종알종알, 시끄러워 죽겠네.”
이에 질세라 지현도 대든다. “열차표 잃어버린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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