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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이 된 지수. 그간 엄마와 지현이도 마음속에 있던 고통을 덜어내고 조금씩 회복을 했다. 엄마의 도움으로 지수는 다시 배움을 시작했고,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그간의 서러움을 쏟아냈다. 그리고 아버지가 잠들어 있는 수목원을 방문한다. 가장 앞에 선 가장. ‘아빠. 나야. 지수. 잘 지내지? 나도 이제는 잘 지낼 것 같아. 아빠의 아들이라서 참 감사했어. 그동안 이렇게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아빠 덕분이야. 고맙고 사랑해. 나의 아버지” 그렇게 지수는 어엿한 “진짜” 성인으로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다. 어릴 적 지수는 수영을 곧 잘 해냈다. 아버지를 따라서 수영장, 물놀이장에 다니며 물을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엔 수영 선수로 활동을 할 정도로 재능이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물 공포증이 생겼고 그에게 물은 다시 마주할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었다. 지수에게 물은 아픔이었다.
어느 정도 마음에 여유가 생긴 지수는 살도 많이 쪘고,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왔던 모습이 그대로 몸에 드러났다. 건강이 많이 나빠진 탓에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었던 수영을 생각하게 된다. 수영장에 등록하러 가기로 마음을 먹은 첫날. 발길이 차마 떨어지지 않아서 모르는 체하며 등록하지 않았다. 그렇게 자신의 외침을 피하던 날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아빠와 함께 찍은 비디오 영상을 보며 자신의 시절을 추억하는 지수. 영상 속 아빠는 지금의 지수에게 이야기하듯, 수영하기 싫어하는 지수에게 말한다. “지수야, 아무리 하기 어려운 것이라도 결국, 도전하는 사람은 이겨낼 수 있단다.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인 것이야. 그러니까 지수는 도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버지의 말에 그동안 겁을 먹었던 자기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물을 좋아했는데. 그날 저녁. 굳은 다짐을 하고 잠을 청하는 지수의 모습이 보인다. 그의 확고한 결심을 응원하듯 풀벌레 소리가 창문을 넘어 지수를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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