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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기심 천국 Aug 22. 2024

한아조의 자기다움: Pause Your Life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으신가요? 어떤 브랜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취향이 잔뜩 묻어나 진심이 엿보이는 브랜드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만든 사람의 철학이나 생각이 궁금해지는 그런 곳들이요.

그러던 중  "Start with Why"라는 TED 강연을 봤고
충성도 높은 고객은 제품 그 자체인 What이 아닌 목적 Why를 구매한다는 점에 공감해
브랜드의 존속과 마케팅 효과성에 있어 뾰족한 목적 그리고 이를 뿌리로 둔 전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사랑받는 브랜드의 자기다움.zip』시리즈를 시작해보려고 해요.
고유한 스토리가 있고 개성이 분명한, 자기다움이 분명한 브랜드가 어떤 Why를 중심으로 논리적인 How와 What을 정립했는지 차곡차곡 수집할 거예요.
그리고 고객에게 어떤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지 분석해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내려고 합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한아조'입니다. 


한아조는 비누를 중심으로 샴푸바, 오일, 토너 등 욕실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예요. (제가 정말 좋아해요)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향기를 선호해 비누에 관심이 많아 저가부터 고가, 소장용부터 선물용까지 수많은 수제 비누를 봐왔으나 한아조는 어딘가 다르다고 느꼈어요.

제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직원들과 방문자의 온전한 경험을 고려한 매장. 그리고 무엇보다 알록달록 세련되고 개성 있는 비누로 성수동 매장에서의 첫 만남에 단 번에 반했답니다. 이후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 곳인지 찾아본 뒤, 친구들과 지인에게 브랜드를 소개하며 선물하고 있어요. 



한아조는 왜, 어떻게, 무엇을 만드나?


Why 

: Pause Your Life

 당신의 삶을 잠시 멈추세요


한아조 사장님의 인터뷰 자료에서 한아조를 만들게 된 계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아조를 시작할 즈음은 회사를 쉬는 기간이었고, 제가 살아온 인생을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이었거든요. 그때 내가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들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다 우연히 비누를 만들어보게 됐어요. 쉬다 보니 ‘나를 돌아보고 나를 다독이는 시간이 너무 중요하구나’, ‘이게 정말 좋은 시간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죠. 그리고 이 경험을 다른 사람들한테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출처: stickher & 메타 #SheMeansBusiness 캠페인 인터뷰


주어진 일들로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기진맥진하죠. 그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면 방향을 잃어버리기도, 행복이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한아조는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독이는 시간을 갖길 바라는 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슬로건이 적힌 패키지


How

: 진심을 담아, 지속가능하도록


한아조는 누구보다 지속가능성에 진심인 곳입니다. 

한아조의 대표 상품이 '테라조' 비누인데요, 비누 제작 과정에서 남은 자투리 비누 조각을 모아 새로운 비누로 탄생시킨 새활용 비누랍니다.

환경 보호에 약간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은 샴푸와 샴푸의 펌프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점을 알고 계실 텐데요, 한아조는 자투리 비누조각으로 샴푸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알록달록 너무 예쁘지 않나요?

What 

: 욕실에서의 휴식을 위한 제품

일회용 수건이나 화장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타올, 좋은 재료로 만든 비누
계절별로, 상황별로 출시되는 독특한 컨셉 비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 미소 짓게 된다.  
그래서 ‘내가 어떤 시간에 이런 기분을 많이 느끼지?’, ‘내 휴식 시간이 짧든 길든 어떤 때가 제일 좋지?’라고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제가 제일 평온하다고 느끼는 시간은 욕실에서의 매일, 그 짧은 시간이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그 시간에 도움이 되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 ‘거창한 사업을 해야겠다’그런 생각은 아니었고, 제가 꿈꾸는 모양이나 색깔을 구현할 수 있는 게 비누였어요.
출처: stickher & 메타 #SheMeansBusiness 캠페인 인터뷰


정리하자면 한아조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온전히 쉴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런 목적을 구체화한 것이 알록달록한 색과 독특한 컨셉의 비누, 샴푸바, 환경을 고려한 소창 타월 등의 제품입니다. 

한아조는 현재 욕실에서의 휴식을 위한 제품을 위주로 만들고 있지만, Why가 '사람들의 일상에 온전한 휴식을 만들어주기'였던 만큼 충분히 다른 카테고리로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제가 생각한 한아조의 강점 두 가지를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1. 스토리텔링

한아조는 스토리텔링 맛집인 것 같아요. 2023년 겨울, 친한 동생과 안국에 가서 비누를 구경하는데 연말에 맞춰 한 팩에 두 개가 들어 있는 '산비둘기' 비누를 출시하셨더라고요. 

비누와 패키지가 화려하고, 향도 너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메시지가 있는 비누였습니다. 유산지에 적힌 메시지가 잘 보이지 않아, 한아조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그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사진 출처: 한아조 공식 인스타그램

이렇게 몽글몽글한 메시지가 숨어있었답니다. 

사장님께서 '선물'의 의미를 깊이 고민하신 흔적이 보였어요. 비싸고 좋아 보이는 선물도 좋지만, 선물을 주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잘 들여다 보신 것 같아요. 비누에 이렇게 스토리를 부여하다니, 애정을 갖고 하시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참, 같이 간 동생에게 저 비누의 메시지를 알려주며 만지작거렸더니 머지않아 제 생일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동생의 세심함과 비누가 가진 스토리로 어떤 선물보다도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2. 일관성 있는 경험

포지셔닝이 명확해서일까요? 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모두 일관성 있게 구성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고객이 한아조를 만나볼 수 있는 접점: 제품, 오프라인 매장, 오프라인 매장 직원, 공식 홈페이지,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보여주는 무드가 한결같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아조의 트렌디함, 세련됨, 따뜻함을 어디에서든 똑같이 느낄 수 있습니다. 

한아조 공식 홈페이지
안국 매장 분위기
패키지

저는 매장에 방문하는 걸 선호하는데요, 성수점과 안국점에서 모두 직원 분들의 친절과 비누에 대한 애정에 놀랐답니다.

고객이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형성할 때 오프라인만큼 강력한 경험이 없죠. 그 매장에서의 경험의 사소한 부분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를 주제로 하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엔 어떤 브랜드를 다룰까요?


목요일에 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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