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만 하잔 생각이 누군가의 믿음으로 날 일으킬 때

딱 한 발자국을 더 움직였을 때 주는 쾌감.

by 나라 연

혼자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 감정은 점점 바닥을 향했다.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이 길이 맞는 걸까’ 같은 질문은 어느새 ‘나는 괜찮은 사람일까’라는 의심으로 번져갔다.

그렇게 불안이 쌓이던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친구의 메시지.



“나는 네가 잘 해낼 거라고 믿어.”



별것 아닌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 한마디가 무너질 뻔한 마음을 조용히 붙잡아줬다.
그 말은 현실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그 순간 ‘나’는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어떤 날은, 주저앉고 싶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었다.

하지만 딱 그럴 때, 누군가의 ‘온전한 믿음’은 나를 다시 일으켰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나를 믿어준다는 건 참 고맙고, 운이 좋은 일이었다.

후회는 종종, 예고 없이 찾아온다.


과거의 선택이 틀렸다는 듯,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감정이 쏟아질 때마다, 지금의 나를 응원하고 믿어주는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기대를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 그 단 한 사람의 믿음이 있었기에, 나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었다.



강의를 할 때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 수강생들은 어쩌다 내 강의를 선택한 것일지라도, 어느 순간부터는 ‘나를 믿고 수업을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내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집중하는 그들을 보며 ‘내가 이들의 마지막 디딤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사의 역할은,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다. 스스로 걷는 힘을 낼 수 있도록 밀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수강생들에게 종종 이런 말을 건넨다.



“지금 멈추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딱 한 번만 더 연습해 보세요.”




그 한 번이 결과를 바꾼다.
내가 그걸 알아서 하는 말이다. 나도 수없이 중간만 가려다 실패했던 사람이고, 지금도 어쩌면 그런 마음을 매일 끌어안고 사는 사람이니까.



불안한 날엔 절대 멈추지 않는다. 불안할수록 ‘완벽’에 가까워지고 싶어졌다.
그럴 때마다 ‘한 번만 더’라고 되뇌며 글을 쓰고, 말하기 연습을 하고, 자료를 찾고 또 공부했다.



그 과정을 곁에서 본 지인들은 내가 잘할 수 있다고 믿어줬고, 그 믿음은 지금의 나를 만든 핵심 자양분이 됐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내가 잘할 수 있을까?’란 질문을 품고 살아갈 것이다.
나 역시 그 질문과 평생을 함께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무너질 것 같은 순간, 딱 한 번.



누군가 나에게 건넨 작은 칭찬, 내가 남들보다 단 1초라도 더 잘했던 기억, 그 한 조각의 ‘잘함’을 떠올리며 나는 버틴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 본다.


내가 멈추지 않는다면, 이 믿음은 언젠가 나를 더 단단하게 지탱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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