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뭐든 할 수 있었다
바쁘다, 지친다는 핑계로 글을 전혀 쓰지 않았다.
현재 일과 자격증 실습을 병행하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움직이다 보니 지친다는 핑계로 글조차 쓰지 않았다.
시간이라는 건 어떻게든 만들 수 있었는데 막상 시간이 주어지면 멍하니 누워있고 폰만 보기 바빴다.
그 폰을 잠시 내려놨으면 한 문장이라도 썼을 거다.
핑계 대는 걸 싫어하면서 내가 핑곗거리를 찾고 있다니...
최근 수업이 많아지면서 하늘조차 제대로 볼 시간 없이 눈이 감겨 앞만 보고 집으로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앞만 봤다.
그러나 우연히 사진첩을 보다 초 봄에 산책을 하며 본 꽃나무 사진을 멍하게 쳐다봤다.
왜 이렇게 정신없을까, 하지도 않던 실수를 왜 할까, 왜 이렇게 바쁠까... 별의별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수업이 많을수록 나에게는 이득이고 수업이 많을수록 내가 배우는 배움 또한 더 많아지는 건데 막상 그 상황이 닥치니 겁부터 덜컥 났었나 보다.
나로 인해 상대방이 제대로 배우는 게 없다고 느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배재할 수가 없었다. 오죽하면 잠을 자다 뒤척이면서 잠시 깼을 상황에도 난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지 되새기고 있었다.
잠을 자는 게 아닌 수준이 되니 꿈에서도 일하고, 현실에서도 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정신 차리자, 이제 겨우 첫 스타트를 밟았는데 여기서 지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더 이상 쉽게 도망치기에도 회피할 수도 없이 많은 걸 알아버린 사회인이었다. 내가 책임지기 위해 어떻게든 나를 보완하기 위해 이렇게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라고 느꼈다.
뭐든 끝까지 제대로 잘하지 못했던 터라, 이해력이 떨어져 단 하나의 전문성도 발휘되기 어렵다고 나를 치부했던 게 순간적으로 자신에게 화가 났다.
나를 제대로 믿지 못했던 것뿐, 아주 잠깐의 시간과 첫 시작에 아주 약간의 꾸준함을 발휘한다면 머리에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억지로라도 욱여넣어서라도 어떻게든 배우고 상대방에게 알려주고자 했다. 글도 마찬가지였다.
아주 잠깐의 시간, 10분이라도 투자하면 분명 몇 문장이라도 나올 텐데... 그 10분이 참 길게도 느껴졌나 보다.
분명 지치는 것도 그 찰나의 시간이었을 거다. 지침이 쌓이고 쌓여 몸을 망가뜨리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나를 위해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좀 더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에 노련함이 생긴다면 난 앞으로 절대 지친다는 이유로 글을 못 쓰겠다는 발언조차 해서는 안 될 거다. 그러길 바라고 또 바란다.
더 이상 핑곗거리조차 만들 수 없을 만큼 노련함이 쌓이고 또 쌓여 컴퓨터 앞에 앉아 피아노 치듯 키보드를 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