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 때만 친절한 사람은 오래가지 않는다

부탁의 태도에서 드러나는 인성에 대하여

by 나라 연


요청은 언제부터 당연한 요구가 되었을까.



그리고 부탁할 때의 태도는, 왜 점점 가벼워지고 있을까.



최근 몇 달 사이, 그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밤 11시, 아침 이른 시간.



불쑥 도착한 메시지 하나.



"지금 피드백 가능하신가요?"
"이거 좀 봐주실 수 있나요?"



급한 일인가 싶어 열어보면, 파일 하나 덜렁 보내진 채, 어떤 맥락도 없이 “어떤가요?”라는 말뿐이다.

정중한 인사도, 사정도, 요청도 없다.



그저 "내가 궁금하니까 지금 알려달라"는 식이다. 차라리 파일을 보낸 후 피드백 받을 수 있나요란 질문을 받는 건 다행이다. 나름 자신이 소통을 하려고 애쓰고 있는 모습이니까.



반대로 피드백을 해준 뒤에도, 아무 말이 없는 사람도 있다.
감사 인사조차 없이 말이다.



피드백을 해줄 수 있냐는 말도 없이 파일만 달랑 보내는 경우도 많이 봤다. 피드백을 보내면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었으니 답조차 없는 경우도 많았다. 제대로 이해한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읽고도 답이 없는 경우,
며칠 뒤 바쁘단 핑계로 "요즘 정신이 없었어요"라는 말만 남기는 경우도 있고 피드백이 늦어지면 “안 해주시나 했어요”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 말투 속엔, ‘당연히 알려줘야 하는 사람이 왜 반응이 느리냐’는 태도가 담겨 있다.



요청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피드백을 받는다는 건, 상대의 시간과 노력을 ‘빌리는 일’이다. 본인들은 정당한 돈을 냈으니 그만큼 값을 하라는 의미일지는 알 수 없지만 태도에 따라 심리적으로 피드백 내용도 다른 사람보다 더 구체적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정중한 태도와 맥락 설명이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받는 사람’으로서의 예의도 필요하다.



사람은 자기가 궁금한 것에 대해 빠르게 답을 얻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사람 역시 누군가의 시간을 빌려 돕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강의를 하며 이런 사람들을 여러 번 만나왔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코칭하는 자리에선 매 순간 진심을 담으려 한다.



저번 글에 언급했듯 특강용으로만 사용하는 자료를 일부 정리해 따로 드리기도 하고, 기본 자료도 다 챙겨드린 저기 있다.



소속이 없고 개인으로 일한다는 건 내 재능을 소모해야기에...



그래서 더욱, 그 안에 마음을 담아 전달한다. 하지만 받기만 하고 아무 말도 없는 태도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어쩌면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필요한 걸 다 얻었으니, 이젠 끝났다.”
“내가 피드백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결과니까.”



그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순 없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이상한가? 이 태도에 아무렇지 않게 넘겨야 하는데 게 맞나? 내가 꼰대인가?'란 생각을 품게 만들기도 한다.



다만 그런 태도가 사람의 본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부터 필요한 부분에 피드백을 받는 말이 당연함이 아닌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결국 태도로 기억된다. 어떤 스펙, 어떤 이력서보다 부탁하는 말 한마디, 피드백을 받는 태도, 고마움을 전하는 방식이 그 사람의 ‘진짜 인성’이 된다.



그건 이력서에 적히지 않지만, 관계 안에서는 누구보다 정확한 ‘인사기록’이다.



필요할 때만 친절한 사람, 원하는 걸 얻은 뒤 연락을 끊는 사람, 요청할 땐 예민하고, 받은 뒤엔 무심한 사람.



이런 모습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그대로 드러난다.



반대로, 작은 순간에도 정중히 사람을 대하는 사람은 결국 좋은 사람, 좋은 기회를 끌어당긴다.

태도는 결국, 숨길 수 없다. 그리고 진짜 태도는, 받고 싶은 걸 얻은 ‘그다음’에 드러난다.



그 사람의 인생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 나는 이런 태도들을 통해 미리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좋은 태도는 스펙을 이길 수 있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주위 사람과 환경이 변화하듯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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