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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만 친절한 사람은 오래가지 않는다

취업도 인생도, 결국은 태도에서 갈린다

by 나라 연

어느 순간부터, 상대를 대하는 작은 배려와 예의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



문을 잡아주는 손길, 먼저 길을 비켜주는 발걸음, 기다려주는 눈빛, 인사를 건네는 작은 목소리.

우리는 이런 사소한 배려로 사람을 긍정적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문득 생각했다.


이 따뜻한 순간들조차, 어쩌면 상황에 맞춘 겉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진짜 태도와 순간적인 포장 사이를 구별하기 어려워졌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나조차도 첫인상 앞에 가면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작은 태도들은 결국 중요한 순간에 본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취업'이라는 문 앞의 행동에서.



얼마 전, 1대1로 자기소개서 및 면접 방향성을 잡아주는 강의를 진행했다.


특강용으로만 쓰는 핵심 자료를 일부 정리해 파일로 제공하고, 기본 제공 자료까지 모두 챙겨드렸다.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개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소중한 것을 소모해야 할 때가 많다.



수업이 끝난 뒤 후기를 부탁드렸지만, 아직까지 답은 오지 않았다. 물론 누구나 바쁠 수 있다.



하지만 정성과 신뢰를 주고받는 자리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고는 아무런 연락조차 하지 않는 태도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결국 나는 또 사람을 믿었고, 기대했고, 간절함을 내어주었다.



어쩌면 그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다 얻었으니, 이제 끝났다."



궁금한 게 있을 땐 밤낮없이 질문하던 사람이, 합격과 동시에 아무런 인사도 없이 카톡방을 나가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이런 순간들 속에서 깨닫는다.


보여준 태도는 결국, 어떤 자기소개서에도, 어떤 화려한 스펙에도 적을 수 없는 ‘진짜 이력’이 된다는 것을.



취업은 실력과 스펙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사람을 뽑는 일’이다. 기업마다 인재상이 괜히 존재하는 게 아니다.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말보다 태도를 본다.



처음 인사하는 순간의 눈빛, 질문을 듣는 자세, 작은 감사 인사를 건네는 진심.

좋은 태도는 준비된 연기가 아니다.


평소의 생각과 습관이 쌓여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다. 태도는 결국, 숨길 수 없다.

자신도 모르게, 작은 행동에 본심이 배어 나온다.


그리고 그 본심은 일터에서도, 동료 관계에서도 언젠가는 드러난다.

필요할 때만 친절한 사람, 원하는 걸 얻은 후 변하는 사람.


이런 태도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금세 드러난다.

반대로, 작은 순간에도 성실히 사람을 대하는 이들은 결국 좋은 기회와 좋은 사람을 끌어당긴다.


진심은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통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확신한다. 태도는 결국, 나라는 사람의 가장 큰 스펙이 된다.



아무리 화려한 이력서라도, 아무리 매끄러운 대답이라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 앞에서는 가려지지 않는다.

나 역시 그런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부족한 나를 다듬으며 이 글을 쓴다.


오늘도, 좋은 태도를 배우기 위해. 좋은 태도는 때로 스펙을 넘어선다.

그리고 좋은 태도는, 결국 좋은 인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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