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

조금은 멈춰도 괜찮다는 말

by 나라 연

조금은 멈춰도 괜찮다는 말

바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보였다.



다들 여전히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고, 나는 멈춰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누군가는 쉼 없이 달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같은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그 사이에서 나는, 이상하게 조급해졌다.


처음 겪어보는 감정이었다. 이게 혼자 일하는 사람이 감당해야 할 무게일까?

바쁘게 흘러갔던 지난 한 달이, 누군가의 장난처럼, 꿈처럼 느껴졌다.


마치 누군가가 날 조정하거나 실험하는 건 아닐까.



상상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우주처럼 끝없는 상상을 하다 지금이 현실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말로만 하던 바쁜 시기가 끝나니,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돌아왔다.



당장 글로 생계를 꾸리는 건 부업 정도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다시 생기면서 바쁜 시기엔 이해되지 않았던 수강생들의 섭섭한 마음조차 조금은 덜 날카롭게 다가왔다.



그저, 푸념이었다.


"왜?"라는 의문을 품은 채,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오지랖 넓게 애쓰다 보니 망가진 건 결국 나 자신이었다.

모든 사람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사람 자체에 큰 관심 없던 내가 강의를 시작하면서부터 "왜?"라는 생각이 늘어났다.


그건 나만의 대화 방식이기도 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혹은 새로운 직업군을 알아가는 재미로, 상대방을 궁금해하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말투, 태도, 인성까지 자꾸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직업병처럼 되어버렸다.



하지만 바쁜 시기가 끝나자, 그 생각들도 멈췄다. 이제야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강의를 할지, 어떻게 더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을지, 그리고 나는 어떤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나아갈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기대와 섭섭함도, 조금의 여유가 생기니 "그럴 수도 있지"라는 태도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사람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모든 걸 이해할 필요도 없다는 걸 이제야 천천히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잠시 멈추기로 했다. 불안도, 괴로움도 옅어진 이 시기엔 내게 집중하고 나를 더 단단하게 다듬을 시간으로 삼으려 한다.



나 또한 괜찮은 인성을 갖춘 사람이어야, 누군가에게 더 긍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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