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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용준 Apr 26. 2018

퇴사 후 1년 반이 지난 1인기업가의 아침

1인기업으로 살아가기

날씨가 봄을 지나 한 낮에는 여름 기운을 느낄 정도로 따듯하고 화창해 지고 있는 시절 입니다.
늘 그렇듯, 저는 아침 7시 정도면 사무실에 나와 앉습니다.
오늘은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사무실 기온이 썰렁하여서 아무생각 없이 책상 밑 박스 한쪽에 있던 '점퍼'를 꺼내어 입었습니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입고 있던 점퍼를 보니, 직장 생활 할적에 입던 작업복 점퍼였습니다. 흔하디 흔한 회사 로고가 새겨진 우중충한 색의 누가 입어도 모양 빠지는 그런 점퍼 입니다.

회사 로고를 보는 순간, 퇴사한지 1년 반이 지났음을 느꼈고, 이 점퍼를 입고 지내던 시절의 아침이 생각 났습니다.

회사 점퍼를 입던 '월급쟁이'시절 아침 7시는 여유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보통 7시 이전에 회사에 출근을 했고, 구내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난 후, 옥상에서 커피 한잔 들고 담배를 물던 시간이 바로 7시 언저리 였습니다.

나름 그 시절도 바쁘고 강도 센 업무를 소화하고는 있었지만 아침 시간은 나름 여유도 있고 별 걱정 없던 하루를 보내던 시간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오늘 7시는 무척 긴장감 높고, 내가 할 일들이 쌓여 있는 상황입니다.

거래처에 메일 보낼 것이 5개 정도, 현재 진행 되는 컨설팅 프로젝트가 4개 이 외에도 외근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1인기업인 지금은 구내식당은 꿈도 꿀 수 없기에 '컵라면' 하나로 아침을 대신 합니다. 


퇴사후 1년 반...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제 생활은 무척 많이 바뀌어 있습니다.
하루 8시간만 떼우면 퇴근 할 수 있던 '자율출퇴근' 시스템에서 하루 12시간 정도 매일 일을 하는 '전일노동제'로 업무 시간이 대폭 늘었고, 서류정리나 비품 구매는 말만하면 책상에 뚝딱! 준비되던 대기업 부장에서 A4지 한장도 아끼기 위해 이면지를 골라내고, 사무실 청소는 물론, 쓰레기 분리수거 까지 스스로 하는 상황으로 변했습니다. 저녁이면 '법카'를 이용하여 회식을 하루의 '낙'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풀던 상황에서 5천원 짜리 백반을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법카는 지금도 있지만, 사용하면 결국 내 주머니 돈 이기에... 

이렇게 쓰고 보니 생활이 궁색해 진것 같은데, 이상하게 저는 행복하고 마음은 풍족 합니다.


왜 그럴까요?

아침 출근을 시간에 쫒겨서 눈치보면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정한 일정에 맞춰서 내가 실천하기에 모든 저의 시간은 이제 주도적이 되었습니다. 식사 시간이면 한,중,양식 등의 메뉴중에 맘대로 골라 먹는 것이 아닌 절약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녀야 하지만, 내가 좋은 메뉴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밥을 먹을 수 있기에 식사 시간은 더욱 행복해 졌습니다.  

여기서 부르면 달려가고 저기서 찾으면 굽신 거리며 가서 일하고, 깨지고, 깨지면 욕하면서 '내가 그만 둬야 하나?'하는 행동을 더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이란것이 참 간사합니다.
현실은 1년 반 이전 보다 피곤하고 힘들어 진것이 사실인데,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지고 실천하는 삶 한마디로 '주도적'인 삶을 살면서 부터 마음은 더 여유롭고 평안해 졌으니 말입니다.


이제 1년 반 밖에 겪지 못한 초보 사업자 이지만,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고 겸손하고 노력하는 마음으로 나의 길을 가야 겠습니다.


모든 것을 내가 해야 하고, 모든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하는 나는 1인기업가 이기 때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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