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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표탐구자 Aug 15. 2021

B+가 목표입니다

A+는 실책을 유발하니까요

먼저 소개하고픈 미디어가 있습니다(저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티타임즈(www.ttimes.co.kr)인데요. 지식과 정보를 주로 카드뉴스 형태로 정리하여 제공합니다(링크가 안 걸어지는군요). 생각날 때마다 찾아가 보면 특히 비즈니스 관련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가 참 많습니다.




3개월여 전 티타임즈에서 (정확한 제목은 기억 안 나지만 대략) 'B+(비플러스)를 목표로 하라'는 내용의 콘텐츠를 본 적 있습니다. 학업이든 일이든 A+를 받으면 당연히 좋지만, 간혹 A+라는 목표가 당사자에게 너무 큰 부담으로 작용하여 목표 달성 과정에서의 의욕과 유연성 또는 창의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창의성이 필요한 영역에서의 일을 많이 했던 저에게 참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시험으로 치면 B+는 참 애매한 점수입니다. 못하지도 잘하지도 않은 점수. 아주 어려운 시험이었다면 B+를 받았을 때 시쳇말로 '선방했다'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죠. 좀 더 풀어보면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 분석, 응용에 이르진 못했지만 적어도 '뭣이 중한지 정도는 알고 있다'가 증빙된 점수인 듯합니다.


일에서는 어떨까요? 두 달 전쯤 여러 스타트업 대표님, 임직원 분들과 편안히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이 'B+를 목표로 하라'는 이야길 꺼내봤더니 공감하시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물론 최종은 A+가 목표이지만, 일단 B+수준까지 일을 진행해놓고 완성도를 높인다' '기한이 정해진 업무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등등의 말들이 나왔습니다.


저의 경우 학창 시절 광고공모전 기획서를 쓸 때 자주 했던 실수가 있습니다. 광고공모전 기획서는 보통 기획파트와 아이디어(크리에이티브) 파트로 나뉩니다. 두 가지가 다 갖춰져야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본 구성입니다. 한데 '완벽한' 기획에 너무 많은 힘과 시간을 써버리는 바람에 막상 아이디어를 내고, 정리하고, 표현하는 작업을 하는 시간이 부족하기 일수였습니다. 마감 하루 전 울면서 작업한 날들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그 버릇은 대학 졸업 때까지도 잘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A+는 때론 큰 부담입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챙기려는 세부 목표를 세우다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쳐버릴 수도 있고, 그것들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 챙기다 보니 마감 시간에 쫓길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짜 중요한 일에 많은 시간을 투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때론 B+가 편합니다. 필수적으로 갖출 것들부터 우선 갖춰 놓는 것. 그 이후 남은 시간을 여유 있게(사실 여유 있는 업무는 세상에 없겠지만) 투여하여 완성도를 점차 높여가는 것. 결국 이 방법이 최종적으로 A+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하지 않을까요?


또 A+는 가끔 오버페이스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일을 굳이 하려다 전혀 엉뚱한 사고를 친 적 있습니다. 나름대로의 최선, 곧 A+를 위해서였는데 전혀 다른 곳에서 일이 터져버렸습니다. 만약 그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굳이 A+를 욕심내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낙제를 받은 것 같은 상황에 처해 후회하지 않았을 텐데요. 지금도 땅을 치고 또 칩니다.


학업이던 일이던 개인의 삶이던 때론 의도적 여유가 필요하다 절실히 느끼는 요즘입니다. 무엇보다 후회를 줄일 수 있다면 앞으로 저는 B+가 목표입니다.


(배경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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