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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영화를 보고 난 이후

by 생각하는 수첩

사이렌을 켠 구급차가 멀리서 다가오는 상상을 해보자.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다, 어느 순간 내 앞을 지나치며 가장 크고 선명한 소리를 낸다. 좋은 영화를 보고 나온 순간이 그렇다. '현재'라는 시점이 가장 크고 선명하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다.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 행인들의 말소리, 바짓단이 서로 마찰하며 내는 소리까지 뇌리에 꽂힌다. 역설적이게도 나의 '현실'은 멀어진다. 주변의 소음에 휩쓸리며 영화 속에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든다. 이토록 선명한 현재 속에서는 나의 현실을 망각한다. 희망찬 생각이 들고 긍정적인 시야로 주위를 바라보게 된다. 여기에는 '나'까지 포함된다.

이런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 또, 자주 보고 싶다. 그럼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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