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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수첩 Dec 16. 2021

꾸준함이 재능이 된다.

feat. 브런치

알람이 울렸다. 글을 올리라고 재촉하는 문장이다. 그런데 그 재촉이 기분 나쁘지 않다. 꾸준함이 재능으로 거듭나니 키보드를 잡으란다. 의도가 있더라도 깨닫는 바가 있으니 오히려 개운했다. 출판사 직원이 게으른 작가를 이런 식으로 끌고 가나 싶다. 는 글을 왜 쓰고 있을까? 학창 시절부터 나의 특기 란은 글쓰기였다. 대단한 글짓기 상을 타 온 친구가 특기를 글쓰기로 적으면 부끄러운 마음에 가끔 독서로 바꾸긴 했지만 내 마음속 특기는 항상 글쓰기였다. 글 쓰는 게 좋았다. 머릿속에 답답할 정도로 가득 차는 화두를 문장으로 바꾸고 그 문장들이 문단을 이루는 모습이 좋았다. 누군가가 보고 잘 썼다고 하든 아무 말 없이 픽 웃고 말든 나는 매 순간 쓰고 있었다. 문제는 나이 들면서 바뀐 성향이다. 목적이 있어야 하고 성과가 있어야 한다. 시간을 투자하면 산출물이 나와, 나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보탬이 되어야 한다. 돈이 되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드니 머릿속에 가득 찬 화두를 글로 옮기지 않고 그냥 수첩에 끄적이다 만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마음을 돈으로 바꿔야 겠다며 블로그나 인스타로 돈 버는 방법을 검색하고 몇 가지를 포스팅 하기도 다. 그 블로그와 인스타 계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산출물이 되지 못하는 글쓰기는 공허한가? 나는 지금 공허한 글을 쓰고 있는가. 텁텁한 가을바람이 산맥의 단면을 스친다. 텁텁한 삶의 흐름과 기꺼이 맞부딛힌 산맥이 나였으면 한다. 브런치가 던져준 화두처럼, 꾸준히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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