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선택일거야.
이직에 성공했지만 이직하지 않았습니다.
마음 약한 신에게 나의 기도가 닿았던 걸까. 이직을 하고 싶어 면접에서 떨어진 곳에 3주가 지나 재지원하였고 인사팀에게 문자까지 보내 다시 한번 면접의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나는 합격하였다.
"파트장님... 저 퇴사하려고 합니다." 퇴사의 절차가 진행되었다. 파트장 팀장 센터장 그룹장 인사팀장 총 다섯 번의 면담을 거쳐야 퇴사가 가능하였고 팀장님과의 면담까지 진행한 뒤 주말이라는 이 틀의 시간이 나에게 주어졌다. 시간이 필요했다. 아주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나 오늘은 생각할 시간이 조금 필요할 거 같아." 2년을 넘게 만난 여자친구에게 일요일 아침에 말을 꺼냈다. 여자친구는 울고 말았다.
"도대체 언제까지 생각하고 마음을 못 잡고 자꾸만 휘둘리는 거야."
첫 직장을 퇴사한 뒤 나의 불안함이 여자친구에게까지 번졌다. 6개월 동안 묵묵히 기다려주었고 지금 회사에 합격했으니 점점 좋아질 거라 생각한 여자친구와 다르게 나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내가 앞으로 또 이런 모습을 보이면 그때는 나 버려. 그때는 나도 양심이 있지 나도 미안해서 너랑 못 만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단순히 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 정말 진심이었다.
그렇게 오후 두 시부터 저녁 아홉 시까지 밥도 먹지 않으며 나는 정신과 수련의 방에 들어갔다. 펜과 노트를 들고 무작정 적기 시작했다.
"왜 내가 이직을 하고 싶어 하는 걸까. 나의 현재 심리상태는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그렇게 드는 생각과 감정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지금 회사에 남아야겠어." 모든 생각의 정리가 끝났다.
그렇게 다시 월요일에 나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길로 출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