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 그리고 언제나 연결되어 있는 시대”
지금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을 말하라고 한다면, 이런 이야기가 한 번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이런 세상에 공중전화 부스는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 이런 공중전화부스는 1962년에 설치되었다. 그리고 1990년대 말에 15만대까지 증가했지만 2016년도에는 약6.6만대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6만대나 있지만 초등학생도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지금 공중전화부스는 아무도 찾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처럼 쉽게 볼 수도 없다. 그래서 이를 운영하고 있는 KT링커스도 매년 적자가 쌓인다고 한다. 2016년 공중전화 위생검사 현황 및 매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월 매출이 1만원도 안되는 공중전화부스가 43,637대로 전체의 65.9%를 차지한다고 한다. 얼마나 사람들이 공중전화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공중전화부스는 집에서 친구들과 약속을 하고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친구들이 오지 않을 때, 집을 거는 용도로 많이 사용했었다. 혹은 급한 용무가 있을 때 어딘가로 전화할 때도. 이런 공중전화부스는 저소득층이나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했다. 지금도 가끔 지하철역 근처에 설치되어 있는 전화부스에서 전화를 거는 분을 드물게 보기도 한다.
공중전화부스는 이런 변화의 흐름에 지금은 여러 용도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LA에서는 길거리의 작은 도서관, 영국에서 작은 갤러리 및 태양광 발전소로, 네덜란드에서는 흡연부스로, 프랑스에서는 어항으로, 오스트리아에서는 전기차 충전소로, 중국에서는 와이파이 핫스팟으로 바뀌기도 한다. 물론 이런 변화들이 이벤트성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공중전화부스가 일상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도 해외처럼 다양한 용도로 공중전화부스를 바뀌고 있다. 특히 현금인출기, 심장충격기 등이 결합된 다용도의 공중전화부스도 존재한다. 2016년도 기준 전국에 이런 멀티 공중전화부스는 1,441대가 설치되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용도 외에도 위급 상황 시 공중전화부스 안으로 들어와 버튼을 누르면 출입문이 차단되는 세이프존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 공중전화부스 외벽을 활용하여 광고판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부스는 1,042개나 된다. 이처럼 저소득층, 외국인, 각종 재난을 대비해 어쩔 수 없이 남겨진 공중전화부스는 이처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모든 변화는 어떤 것을 사라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새로운 것을 접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라짐 속에서도 공중전화부스처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사실 이런 공중전화와 같이 사라진 것 중의 하나가 다이얼로 된 집전화이다. 지금은 사무실에도 전화기가 없는 회사가 있는데, 이런 어딘가에 놓여있는 전화기는 이제 역사 속으로 천천히 사라지고 있다. 때론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다이얼 전화기였는데, 이제는 그 놀이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것으로 바뀌었다.
연결의 시대. 공중전화는 무선의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필요성이 존재한다. 그 필요도가 조금씩 낮아짐에 따라 또 다른 필요를 찾고 있다. 사라지는 모든 것이 때론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닐수 있다. 단지 외형이 조금 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